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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무려 150쪽에 달하는 합의문이 거의 완성됐다면서, 중국 측이 동의하면 3월 말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 기회가 있다고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밝혔다.(Alex Wong/Getty Images) 지난달 28일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쓸쓸하게 베트남을 떠났다. 최신 소식에 따르면 김정은은 병이 나서 곧바로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귀국 후의 조용한 행보는 베트남 회동 전의 대대적인 선전과는 대조적이다. 김정은이 얼마나 낙담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진핑과 김정은은 당초 예정대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별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어 풀이 죽어 있는 김정은의 모습을 보면, 마찬가지로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 안팎으로 궁지에 몰린 베이징으로서는 더욱 낙담할 수밖에 없다. 만난다고 해도 할 말이 별로 없을 것이고,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만나면 된다. 만나지 않으면 적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말한, 평양에 대한 베이징의 막강한 영향력을 입증하는 꼴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지만 말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내막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제한적이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의 근본적인 이견과 김정은의 반응을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은 일부 포기하고 제재는 완전히 해제하자’는 북한의 나쁜 합의안을 거부하는 대신 김정은에게 모든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내놓고 비핵화하면 북한에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주겠다는 하나의 큰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려 했다고 했다. 회담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제안으로 보이는 영문과 한글로 된 종이 두 장을 내놓자 김정은이 먼저 일어서 자리를 떴다. 김정은의 이 같은 행동은 그가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의향이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자 미국이 자신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 데 대해 실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정은의 행동과 태도가 트럼프가 김정은과 베이징 정권이 쇼를 부릴 수 있는 최악의 합의를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을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의 주장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에 서두르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국익과 상충할 경우 언제든지 포기할 태세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했다고 했다. 제재는 효과적인 결과를 낳았고 김정은에게 확실한 타격을 줬다. 그는 또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을 일부 폐기하면 미국이 제재를 서서히 풀어준 것이 미국 전(前) 정부의 치명적인 결함이며, 이는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턴 보좌관은 “현 정부는 같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와 북한의 다른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정보는 김정은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봐야 한다. 그러고 보면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도, 우울하고 병이 나기까지 한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제야 김정은은 자신이 예전처럼 미국을 놀릴 수 없다는 점도, 한반도 비핵화를 철저히 하거나 제재를 계속 감수하는 길 외에 자신이 쓸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다는 점도 깨달았을 것이다. 북한 최선희 부외상은 지난 1일, 김정은이 미국과 비핵화 회담을 계속할 의지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실 근본적으로는 제3의 길은 없다는 것을 자신이 잘 알게 됐기 때문이다. 즉 핵무기를 전면 폐기하지 않는 한 김정은의 악몽은 끝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극적인 연출과 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던진 경고는 베이징과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과의 '구조적 개혁'과 법 집행 메커니즘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않고서는 중난하이 고위층의 악몽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베이징에 인식시켰음이 분명하다. 2월 27일,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도 국회 하원 증언에서, 미·중 양측의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의 가장 주요 목표는 "중국의 강제 기술 이전 행위를 중지하고 우리 후손들이 더 많은, 더 나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이 타결의 고비에 놓여 있다. 앞으로 몇 주 안에 중대 선언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중국과의 어떤 합의도 지적재산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협상이 이처럼 진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베이징이 엄청난 규모의 양보를 한 것과 관련이 있다. 이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에 실행했어야 할 약속이다. 양회 개최를 위해서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든, 베이징 당국이 한 양보는 모두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 정부는 똑같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말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대중(對中) 포용정책을 포기한다는 신호임이 분명하다. 북·미 정상회담은 베이징에 이런 메시지를 각인시켰다. 따라서 베이징이 교훈을 잊고 트럼프를 계속 시험하려 한다면 앞으로 ‘베트남 회담’ 드라마가 재연될 수밖에 없다. 양국 정상이 만날 때 베이징은 이미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것이고, 트럼프는 이를 완강히 거부할 것이다. 베이징은 협정에 서명하고도 이행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미국은 관세 부과를 가중함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은 가열될 것이다. 어느 경우든 베이징 고위층의 체면은 구겨지고 중난하이의 정치, 경제, 사회적 악몽은 역사에서 도태되는 날까지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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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체는 홍콩 ‘성보(成報)’의 구줘헝(谷卓恒) 회장이 미국 연방조사국(FBI)과 협력해 증인이 됐다고 밝혔다. (NICOLAS ASFOURI/AFP/Getty Images) 최근, 해외의 한 1인미디어 폭로에 따르면 홍콩 ‘성보(成報)’의 구줘헝(谷卓恒) 회장이 FBI와 협력해 정보제공 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그가 총참모부 정보2부 정보원 신분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FBI의 주요 업무에는 연방법에 저촉되는 범죄행위에 대한 조사, 외국으로부터의 첩보 및 테러활동 조사, 미국 보호 등이 있다. 즉, 구줘헝이 FBI와 협력했다는 것은 그가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미국 검찰 측으로부터 면책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구줘헝은 대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가? 2016년 10월 자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그가 공금횡령 혐의로 선전(深圳) 경찰로부터 수사를 받았으며, 인터넷에서 지명수배를 당했다. 관영매체는 2014년 그가 선전 공항에서 체포됐으며, 휴대 물품에서 장교 신분증 등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검증 결과 관련 증서는 모두 위조로 판명됐다. 그 후 구줘헝은 재구속됐으며, 2015년 2월 중국에서 출국한 이후로는 행방이 묘연하다. 하지만 해외 1인 미디어가 공개한 소령 군복을 입은 사진을 볼 때, 구줘헝의 장교 신분증은 위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선전 경찰 측은 무엇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주목할 것은 관영매체가 구줘헝의 인터넷 지명수배 사실을 알리기 한 달 전, 그가 2014년 대표를 맡게 된 ‘성보(成報)’에는 ‘한장셰(漢江泄)’라는 필명의 작가가 당시 홍콩 특별행정장관을 맡은 렁춘잉(梁振英)이 ‘홍콩 독립운동을 조장’하며 중련판(홍콩주재 중국연락판공실)과 결탁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판한 글이 연속 게재됐다. 그 후 글의 비판 강도가 점점 세져 2017년 6월 10편 이상의 글에서 ‘홍콩에 화를 부르는’ 인물들을 지목했다. 여기에는 중국 연락판공실의 장샤오밍(張曉明), 렁춘잉, 당시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위원장 장더장(張德江), 그리고 장더쟝 막후의 장쩌민이 포함됐다. 또한 최근 홍콩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 그리고 홍콩에 혼란을 가져다준 사건과 ‘홍콩에 화를 부르는’ 인물 간의 관계를 정리했다. 미심쩍은 것은, 글이 공개적으로 장더장이 ‘트러블메이커’ ‘음모자’ ‘이중인격’ ‘국가의 요괴’이며 ‘장쩌민을 보호하고 있다’고 할 만큼 대담하고 통렬한데도 이러한 언론이 금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분명 베이징 수뇌부에서 손을 쓰지 않았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성보' 직원에 따르면 사장 구줘헝이 직접 이와 같은 기사들을 가져와 게재했다. 글의 행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반부패운동과 중앙기율위원회를 여러 번 언급했으며, 특히 중앙기율위원회 산하 간행물이 '성보'를 예로 들었다는 사실을 언급한 점으로 볼 때 해외 매체에서는 반부패운동이 ‘상무위원에는 형이 미치지 않는다’는 공식을 깨버린 점에 대해 지지를 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는 반공(反共)이 아닌 장쩌민, 장더장 등으로 구성된 장쩌민파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로부터 구줘헝의 배후에는 2012년부터 장쩌민파와 경쟁해온 시왕(習王, 시진핑) 등이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시진핑이 '성보'를 선택한 것은 대외적으로 홍콩의 난국을 초래한 주범이 누구이며, 그로 인해 억울한 누명을 쓰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또한 홍콩을 혼란스럽게 만든 장쩌민파 앞잡이를 청산하기 위해서다. 홍콩 마카오 연락판공실 부주임 저우보(周波), 그리고 ‘좌왕(左王)’이라는 칭호를 가진 전 홍콩 마카오 연락판공실 부주임 및 전국 홍콩 마카오 연구회 회장 천줘얼(陳佐洱)이 면직된 것, 그리고 (전 홍콩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 장샤오밍(張曉明)이 낙마하고 전출된 것이 바로 이러한 청산 과정의 일부이다. 분명 이러한 쟁투의 한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에 구줘헝과 <성보> 직원들은 빈번히 장쩌민파로부터 보복을 당했다. 2017년 2월 22일, <성보>는 돌연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경영 임원이 심각한 물리적 위협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그 전해 8월 말부터 칼럼 시리즈를 연재한 이후 사회의 주목을 받고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회사는 끊임없이 협박 전화, 편지, 메일 등을 받았다. 최근에는 누군가가 더욱 극단적인 방식으로 <성보>를 공격했고, 심지어 비열한 수단으로 직원의 신변에 위협을 가했다. 2월에는 중국 내륙인으로 추정되는 대규모의 사람들이 <성보> 빌딩 및 일부 경영진의 자택 밖에서 장시간 배회하고 잠복했으며, 일부 경영진을 미행하고 몰래 촬영하는 등 위법행위를 했다. 이 외에도, 불량배들이 <성보> 경영진의 자택 근처에 해당 인사를 협박, 음해하는 포스터를 붙여놓는 등의 사건이 있었다. <성보> 사이트 또한 집중 공격을 받아 2월 18일부터 19일까지 중단된 일이 있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이러한 소요를 일으키는 목적은 첫째, 공갈 협박을 통해 <성보> 경영진과 직원들에게 겁을 줘 글을 싣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성보> 배후의 시진핑 등 인사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홍콩을 계속 어지럽히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구줘헝이 해외 체류를 선택한 것 또한 양측에 미움을 사는 사태를 피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2017년 7월 1일 캐리 람이 홍콩 행정장관에 정식 취임함에 따라 <성보>에서 ‘홍콩을 어지럽힌 인물을 규탄하는’ 글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후 <성보>는 그렇게 큰 주목을 끌지 못하게 됐다. 이는 <성보>가 일시적 임무를 완료하자 중공 또한 당을 보호할 목적으로 장쩌민파와 타협했고, 이에 구줘헝의 행방도 묘연해진 것이다. 지금 구줘헝이 미국에서 모습을 나타낸 것, 그리고 FBI의 증인이 됐다는 것이 밝혀진 점은 상당히 흥미롭다. 특히 총참모부 정보원이자 <성보>의 사장인 그가 정말로 미국에 중공 고위부의 비밀을 폭로했을지가 궁금증을 자극한다. 특히 중공 고위부가 홍콩에서 벌이는 투쟁, 홍콩 난국 배후의 진실, 그리고 중공의 대미 정보원에 대해 미국은 얼마나 캐낼 수 있을까? 최소한 앞으로 재미있는 광경이 많이 벌어질 것이며, 이것이 베이징으로서는 별로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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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서 이어) 서방 기업의 자기검열 서방 기업의 자기검열도 문제가 된다. 올해 대만 지위를 인정한 서방 기업이 압력에 못 이겨 잇따라 중국 공산당에 사과한 일이 바로 구체적인 예증이다. 2013년 11월, CNN도 예를 들어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공안 관계자가 2007년 미국 나스닥증권거래공사(NASDAQ)의 판샤오샤(潘小夏, 미국계) 수석대표를 불러 조사했는데, 그 이유는 한 기자가 뉴욕 본사의 증권거래소에서 줄곧 공산당을 반대해온 NTDTV 뉴스를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위키리크스(wikileaks)가 밝혔다. 판샤오샤는 그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공산당국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것이다. 그로 인해 2007년부터 나스닥 뉴욕 본사에서 이 기자의 방송이 금지됐다. 또한, 2008년 ‘국경 없는 기자’ 모임이 폭로한 전화 녹음 기록에 따르면, 프랑스 유텔셋(Eutelsat) 위성통신업체의 대표는 “유텔셋은 ‘중국 공산당국에 호의를 표하기 위해’ ‘NTDTV’ 신호를 차단했다”고 시인했다. 또한, 미국 뉴욕대 방문교수로 있는 중국 유명 인권 변호사 텅뱌오(滕彪)는 올 6월 인터뷰를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서방 학자, 학술기관 및 회사의 자기검열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국제사회의 자유와 민주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위협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상황은 매우 긴박하다”고 밝혔다. 텅뱌오 자신도 이런 ‘자기검열’을 직접 겪었다. 2016년 미국 변호사협회는 중국 사업에 해를 끼칠까봐 텅뱌오의 책 출판 제의를 철회했다. 이 책은 중국 변호사들의 인권운동 역사에 관한 책으로, 당시에는 《Dusk Before Dawn(여명 전의 암흑)》으로 책 이름이 정해졌었다. 텅뱌오는 “미국 변호사협회가 책 출판 제의를 철회한 것은 경제적 이익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의 한 과학기술 부품 회사도 중국의 압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17년간 일한 텅뱌오의 아내를 해고했다. 이 회사는 “텅뱌오 때문에 중국 대리점과 군에 제품을 판매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의 자기검열 쿼츠(Quartz) 홈페이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영화관 관객 수는 미국보다 12억 명 많은 20억 명에 달했다. 이러한 거대 시장은 미국 할리우드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중국은 외화 수입을 연간 34편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인들에게는 34편 중 하나를 차지하는 것이 돈벌이의 열쇠를 쥐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매우 엄격한 심의제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 잘 보이기 위해 민감한 내용을 피하는 것이 일부 할리우드 상업영화의 새로운 업계 규정이 됐다. 예를 들어, 2016년 연말 상영한 ‘닥터 스트레인지’의 원작 만화 속 티베트인 캐릭터는 영화에서 백인으로 바뀌었다. 시나리오 작가 중 한 명인 로버트 카길(Robert Cargill)은 “이는 중국 공산당의 민감한 신경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2013년의 한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심의기관의 요구로 할리우드는 최소 6편의 영화를 수정했는데, 정치적 혹은 여타 요인 때문이었다. 영향을 받은 영화에는 마카오 카지노에서 호스티스에게 매춘 관련 질문을 하는 부분이 수정된 ‘007 스카이폴(Skyfall)’과 중국에서 발생한 좀비바이러스 관련 부분이 삭제된 브래드 피트 주연의 ‘월드워Z(World War Z)’가 포함됐다. 또한 ‘레드던(Red Dawn)’에서, 제작자가 미국에 침입한 군대를 중국군에서 북한군으로 바꾼 것은 중국의 정치적 민감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의심의 여지없이, 자기검열은 영화의 독립적 정신을 해치고 시각적 즐거움만 줄 뿐이다. 어느 영화팬은 “상영 금지를 두려워하지 않고 백정 이미지와 식칼을 사용해 덩샤오핑(鄧小平)의 톈안먼 사건을 비난한 주성치(周星馳)와 비교해 볼 때, 할리우드의 일부 시나리오 작가들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명예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표현했다. 서방 작가의 자기검열 할리우드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일부 서양 작가들도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 진출을 위해 작품을 쓸 때 자기검열의 선택 앞에 놓일 수밖에 없다. 2013년 10월 말, 독일의 소리(Deutsche Welle)는 재미 중국계 작가인 추샤오롱(裘小龍)이 ‘천(陳) 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일련의 탐정소설을 중국에서 출간하기로 한 후 겪었던 일들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추샤오롱의 탐정추리소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이미 백만 부가 넘게 팔렸지만, 중국 발간 예정일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중국 출판사는 그에게 “내용을 대폭 줄이고 바꿔야 한다”고 알렸다. 추샤오롱 작가는 이에 대해 “물론 저는 출판사에 항의했지만, 만약 그 출판사 사람들이 검열기관에 협조하지 않으면 그들은 벌금을 내야 하고 직장까지 잃게 될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매우 불안하고 긴장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추샤오롱은 원작 배경인 상하이를 가상의 ‘H도시’로 바꿔야 했는데, 그 이유는 심의기관에서 상하이와 범죄 비리를 엮은 소설이 도시와 지방 당국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시 명칭 외에도 여러 군데를 더 수정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샤오롱은 “내용이 수정되고 삭제됐지만, 아예 안 보는 것보다는 낫다”며 그들과 타협해야만 했다. 독일의 소리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경험을 추샤오롱만 겪은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에 진출하고 싶은 작가라면 누구나 우선 중국 당국의 엄격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 서양 작가들과 계약을 맺은 모든 출판사는 서양 작가들의 글이 중국 작가들의 글보다 더 엄격한 심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국제출판언론 ‘퍼블리싱 퍼스펙티브(Publishing Perspectives)’의 에드워드 나우오카(Edward Nawotka) 편집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규정을 따르고자 하는 외국 작가들이 여전히 늘고 있으며, 사전에 어느 정도 자체검열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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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55회 금마장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수상한 푸위(傅榆) 대만 감독의 ‘대만 독립’ 발언이 중국의 날카로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본토 인터넷 생방송이 급속히 중단됐을 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 광전총국(廣電總局: 국가 라디오·영화·TV방송 총국), 중앙선전부 및 국가인터넷 정보반은 각종 대형 사이트에 긴급 통지를 보내 푸위 감독 수상 관련 보도를 모두 삭제했다. 또한, 일당독재 정권의 분위기에 젖어 있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중국 본토 참가 감독들과 배우들도 잇따라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들은 발언 중 ‘중국 대만’이라고 하거나 시상을 거부하기도 했으며, 금마장 측의 공식 축하파티나 영화사 주최의 파티에 불참했다. 또한, 그들은 ‘중국은 단 한 뼘도 작아질 수 없다’는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의 웨이보 지도를 잇따라 SNS에 올렸다. 여기에서 재밌는 것은, 시상식에 참가하지 않았던, 이제 막 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판빙빙(範冰冰)이나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로부터 혹평을 받은 양미(楊冪)도 이 지도를 SNS에 올리며 급히 ‘줄서기’를 했다는 점이다. 인기 연예인들의 이런 반응은 중국 공산당 통치하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큰 공포를 느끼는지, 그리고 긴장되고 험악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억압받는지를 만천하에 드러낼 뿐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스키외(Montesquieu)는 정부를 3가지 유형, 즉 공화제, 입헌군주제, 전제군주제로 구분 지었다. 그리고 이 3가지 체제를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정신적 요인이나 문화적 성향을 각각 덕행, 명예, 공포로 나눴다. 다시 말해, 독재 체제에서의 통치자는 공포로써 인민을 통치한다. 두려움은 사람의 생존 안전에 위협을 받을 때 생기는 기본적인 반응으로, 인간에 대한 상처는 육체적, 심리적, 정신적 혹은 상징적인 의미일 수도 있다. 중국 공산당이 중국 사람들에게 준 두려움은 이미 뼛속 깊이 파고 들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억압 아래 절대다수의 사람은 살기 위해, 적어도 겉으로는, 반항이 아닌 순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순종하는 것 외에도, 모든 분야의 사람은 글과 말로 하는 표현을 삼가고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며, 쉽게 당국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언행, 글, 행동을 삼가는 등 자기검열을 하고 있다. 중국 사람이 중국 공산당의 억압하에 이런 선택을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에 사는 많은 외국계 중국인이나 외국인들도 자기검열을 한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공포가 바이러스처럼 세계로 확산됐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의 조사 보고서에서 많은 정보들이 밝혀졌다. 학자, 대학, 외국계 중국인의 자기검열 올 9월 미국의 여론 잡지인 뉴 리퍼블릭(The New Republic)이 아시아협회 미중관계센터의 선임연구원이자 기자인 피쉬의 장문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문제에 대한 미국 대학의 자기검열은 우려스러울 정도이며, 외국계 중국인들이 직면한 도전은 더 크다. 이런 ‘전염병’ 은 교내 토론을 제한하고, 학생과 학술계 인사들로 하여금 중국 공산당에 저촉될 만한 주제를 멀리하게 만든다. 미국의 대학교수, 학생, 행정직원, 학교 동문 등을 대상으로 100여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작성된 보고서에서 피쉬는 “중국 공산당의 민감한 이슈를 건드린 외국 전문 학자들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일관된 징벌 수법은 그들을 심문해 중국 비자 발급을 거부하거나 국내에 있는 그들 가족을 협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에 있는 일부 대학원생들도 항상 자기검열을 한다고 인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일류대학의 백인 대학원생은 “중국 정부와 관련된, 지나치게 정치화된 일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그 이유는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면 향후 중국 비자 취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미국의 한 중국 역사학자는 “대학원생과 젊은 학자들이 자신들의 연구에서 중국 관련 민감한 주제를 다루지 않게 해달라고 많이들 요청한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래야만 그들이 중국 비자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피쉬와 대화를 나눈 10여 명은 자기검열을 하지는 않지만, 간혹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협력 파트너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다른 어휘를 골라 쓴다고 밝혔다. 피쉬는 또한 “해외의 중국 학생, 중국 교수 및 중국계 미국인이 미국 대학에서 직면한 자기검열 압박은 중국에 가족도 없고 중국 공민 신분도 아닌 미국 백인들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중국에 가족이 있는 학생들은 일단 중국 공산당의 민감한 신경을 건드리고 나면 중국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들이 미국 대학 안에서 직면한 도전은 더욱 가혹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메릴랜드대학(University of Maryland)에서 발생한 중국 유학생 양수핑(楊舒平) 사건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확실한 예증이다. 보고서에서 피쉬는 “일부 중국 학생, 미국 교사 및 인권 옹호자들은 모두 중국 출신 학생과 교사들이 때로는 다른 중국 학생, 심지어 미국 교수까지도 감시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 미국 대학의 정치학 조교수는 “나는 교실 안에서 누군가가 그들이 들은 내용을 신고할까봐 늘 걱정한다”며, “그들이 서로가 서로를 신고한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에 있는 교수나 학생은 물론, 특히 외국계 중국인 교수와 학생들까지도 많든 적든 어느 정도 자기검열을 하고 있으며, 일부 미국 대학도 자금과 중국 대학과의 협력을 고려해 학문적으로 자기검열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했다. 컬럼비아대의 현대 티베트 연구 프로젝트의 전(前) 책임자인 로버트 버넷(Robert Barnett)은 “비록 이 대학이 제 연구를 적극적으로 제한하지는 않지만, 흔히 대학 안에는 나와 같은 연구를 하는 학자들을 중국에 보내 학술 협력을 진행하거나 중국 대표와의 대화를 진행하게끔 해주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더욱이 미국의 많은 유명 기관들이 다 그렇다는 것이다. 또한, 보고서에서 피쉬는 미국의 여러 대학과 협력관계에 있는 공자학원을 언급했다. 뉴저지 시립대학의 공자학원 학원장은 “우리는 대만과 파룬궁 같은 민감한 문제를 피한다”고 단언했다. 사실상 미국 대학교수, 학생, 외국계 중국인, 학교 측이 자기검열을 하는 현상처럼, 전 세계 여러 대학에 퍼져 있는 많은 외국 학자, 학생들은 연구 방향을 정하고 의견을 발언하기 전에 자신이 중국행 비자를 받아야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중국어를 공부하는 유럽 학생 한 명이 미국의 파룬궁 수련자에게 편지 한통을 썼는데, 나중에 이 파룬궁 수련자의 우편함을 중국 공산당이 훔쳐 갔다. 이에 놀란 유럽 학생은 중국행 비자 발급 여부를 계속해서 물었다. 또한, 유럽 대학의 일부 교수는 중국 공산당 인권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중국에 가지 못했다. 언론의 자기검열 전 세계 대학, 중국 문제 연구학자, 학생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언론 또한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국의 화를 건들지 않으려고 민감한 문제에 대한 자기검열을 하고 있다. 파룬궁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잔인한 박해가 10년 넘게 지속됐는데도 세계 대다수 언론이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2013년 11월, 미국 CNN은 “지난해 중국 공산당 주미대사가 블룸버그사의 편집장을 만나 중국 공산당 지도부 가족의 재무상황을 더는 보도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폭로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해 5월에는 대만의 인기 토크쇼 진행자 정홍이(鄭弘儀)가 해임됐는데, 그가 중국 관련 민감한 이슈에 대해 자꾸 이야기하는 것을 방송국이 막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것이 중국 공산당이 해외 언론 전파를 막는 특별한 사례는 결코 아니다. 해외에서 중국 공산당 언론을 조사하는 ‘국제 미디어 지원센터’가 얼마 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그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의 주요 국제 언론 및 지방 언론을 조사한 결과, 전 세계의 언론 편집 부서들이 뉴스를 발표할 때 항상 '중국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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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이 됐다. 이치대로라면, 이번 중간선거에 기대를 걸었던 베이징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하원을 잃은 데 대해 매우 기뻐해야 한다. 그러나 공산당 기관지의 최근 보도를 보면, 수위는 낮아졌고 분석도 융통성이 없다. 오히려 홍콩의 친공산당 매체인 봉황망(鳳凰網)이 예전과 다름없이 트럼프가 조사를 받는 것은 물론 탄핵까지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명 이 같은 선거 결과는 베이징 고위층의 기분을 크게 호전시키지 못했으며, 무역전쟁으로 인한 우려도 해소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일찍부터 미중 간의 무역 문제에 있어서, 그리고 중국이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인식 면에서 양당은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가 베이징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민주당 소속 스티븐 올린스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NCUSCR)’ 위원장은 지난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발전 고위층 포럼’에서 직설적으로 베이징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더라도 미국과 중국은 문제에 봉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간 정부, 싱크탱크, 언론, 학계와 교류한 경험을 보면 미국에서는 이미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돼 "중국(공산당)을 지지했던 일부 인사가 지금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린스 위원장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러시아 게이트'를 조사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트럼프의 정책에 발목을 잡겠지만,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오린스의 말은 베이징 당국의 중간선거 이후 뭔가 바뀔 것을 기대하는 정치적 계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그는 "베이징 당국이 비행기나 옥수수, 에너지를 더 많이 산다고 할지라도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그는 "관세 인하, 비관세 장벽 인하,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투명한 감독을 통해 미국 상업계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미국과 중국에 건설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인사들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지 말고, 중국에서 미국 언론을 볼 수 있고,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베이징이 더욱 개방적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에둘러 조언하기도 했다. 오린스 위원장의 견해는 분명히 많은 미국 민주당 인사들의 견해를 대표하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후 트럼프의 정책에 제동을 걸겠지만, 베이징이 바라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민주당도 중국의 미국 지적재산권 절취 등 각종 불법행위를 규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내년 하원의장을 맡게 될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1986년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줄곧 중국공산당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래서 베이징은 그녀를 '적대 인물'로 간주했고, 앞으로 그녀와의 교제는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다. 골치 아픈 이유는 펠로시가 중국공산당을 반대하며 장기적으로 가장 크게 낸 목소리가 인권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있다. “펠로시는 장기간 세계 각지의 인권을 제창해왔다. 그녀는 중국의 인권 개선을 위해 나설 것이며, 무역을 인권 표준 개선과 연계하기를 희망한다.” 펠로시가 인권 문제에 대해 중국 공산당을 비난한 것은 1989년 베이징 당국이 학생들을 탄압하고 학살하면서부터였다. 당시 그녀는 미국에 유학 중인 중국 대학생들이 졸업 후에 미국에 남을 수 있도록 해 그들이 '정치적 박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 2년 뒤인 1991년, 펠로시는 인권단체를 조직해 중국을 방문했고,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 앞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죽은 이들을 추모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중국 정부의 1989년 천안문 사태 유혈 진압을 규탄했다. 1990년 5월, 펠로시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최혜국 지위 연장에 반대하는 안건을 의회에 발의했다. 이에 따라 1991년 7월 하원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최혜국 대우를 조건부로 연장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중국 인권 문제를 최혜국 대우 연장의 조건으로 내건 것이다. 이후 펠로시 의원은 매년 미국의 대중 무역 최혜국 연장안에 반대하거나 인권, 무기 확산, 티베트 등의 조건을 추가하는 법안을 제출하거나 투표해 왔다. 그뿐만 아니라 펠로시는 여러 자리에서 중국의 인권 기록을 비판하고, 동시에 '민주화 운동', 인권 단체와 광범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는 일찍이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보이콧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권을 중국에 부여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펠로시는 지난해 4월 첫 미중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에 인권 문제를 언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펠로시는 종교와 정치 신앙으로 박해받는 중국인들을 지지해왔다. 펠로시 의장은 파룬궁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지지를 표시해왔다. 톰 프랫 미국 국제정책 태평양위원회 위원은 "그녀(펠로시)는 베이징에 대해 유쾌한 감정이 극히 적다. 통상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워하고 철저히 의심한다"고 말했다. 펠로시의 과거 경험을 보면, 앞으로 하원에서 인권 문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미국 정부와 이 문제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박해를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는 중국 공산당 당국에는 설상가상이 아닐 수 없다. 셋째,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끝내지 못하고 탄핵당할 줄 알았던 베이징 당국은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트럼프의 2020년 재선이 더는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한편, 공화당은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얻어 트럼프가 인사 임명에서 민주당에 발목을 잡힐 필요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 헌법에 따르면 상원은 대통령이 지명한 대사, 대법원 판사와 ‘합중국 모든 관리’를 인준할 권리를 갖는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뒤, 정부 재정, 러시아와의 관계 완화 등에 제동을 걸거나,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까지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행동이 2년 뒤 대선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트럼프가 민주당의 비협조에 많은 책임을 떠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민주당이 일부 이슈에서 공화당, 트럼프와 협력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마찰음은 면치 못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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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베이징에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중국은 시장을 개방하고 공정한 무역을 실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과 거래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아주 간단하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트럼프는 차라리 중국 시장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미국 기업들도 손실을 볼 수 있지만, 베이징이 훨씬 더 큰 손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베이징을 더 두렵게 하는 것은 트럼프의 이런 경고가 중국 경제를 떠받치면서 3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지탱해주는 많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만족용사(蛮族勇士)’란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은 ‘흥하는 것도 외국 기업이고 쇠퇴하는 것도 외국 기업’이란 문장을 발표했는데, 2009년 이후 외국 기업이 이윤 대부분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동남아 혹은 모국에 투자한 사실을 데이터를 통해 밝혔다. 이는 2018년 8월 말 현재 중국 외환보유고를 3조 1100억 달러로 떨어뜨려 고점보다 8800억 달러 감소하게 한 요인이 됐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베이징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계속 비타협적으로 나와 외국 기업들의 철수를 가속화시켰다. 트럼프의 최근 경고는 분명히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이다. 베이징 당국은 어쩔 수 없이 한 가지 골치 아픈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바로 ‘이윤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동향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중국은 외환보유고가 아무리 많더라도 결국 부족하게 될 것이다. 베이징도 이미 위기가 도래했음을 인식하고 있지만, 베이징 고위층은 공산당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을 개방하고 공정한 무역을 하며 경제구조를 개혁하라는 트럼프 정부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들은 대신 자신들 방식으로 이번 위기에 대처하길 원한다. 즉, 입으로는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서 미국이 압력을 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다른 국가를 끌어들여 미국에 대항하는 동시에 국내적으로 통제를 강화하고 언론을 탄압하며 민중을 기만해 각종 방식으로 민중의 재산을 착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국제적으로 번번이 벽에 부딪힘으로써 베이징 당국은 낙담하게 됐다. 갈수록 더 많은 서방 국가들에 의해 중국공산당이 정치적으로 침투한 사실이 폭로되고 있을 뿐 아니라 무역 정책에서도 베이징은 날로 고립되고 있다. 얼마 전 한국 및 멕시코와 무역협상을 마친 미국은 캐나다와도 새로운 무역협정에 합의했다. 앞으로 미국은 일본·인도·유럽 등과도 쌍방간 담판을 통해 협정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앞으로 정력을 집중해 무역 질서를 파괴하는 나라로 공인된 중국에 대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베이징 당국이 거액의 자금을 풀어 아프리카 국가 및 베네수엘라의 지지를 받는다고 해도 본래 경제가 취약한 그런 나라들 역시 중국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경제가 어려운 러시아 역시 도와주고 싶어도 힘이 없다. 그뿐만이 아니라 베이징이 추진하는 일대일로는 갈수록 더 많은 나라들로부터 의심을 받고 저지당하고 있는데, 이 역시 베이징으로서는 목에 걸린 가시와 같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과 국제사회가 중국공산당의 진면목을 똑똑히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환경에 직면해 방향을 잃은 베이징 당국은 갑자기 자력갱생과 전투 준비 등을 언급하며 대응하고 있다. 다시 말해, 베이징 당국은 마치 서방과 인연을 끊고 돌아올 수 없는 길로 향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드러난 미국 유학 중인 공산당 고위 관리들의 자녀 소환이 바로 한 가지 신호다. 10월 1일, 미국의 비즈니스 저널(Business Journal) 일본어판은 중국 외교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고위급 자녀들의 미국 유학을 금지하고 이미 나가 있는 학생들도 올해 안으로 귀국하도록 했다’는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분석에 따르면 이 문건이 나오게 된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트럼프가 중국 유학생 간첩을 체포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다른 하나는 트럼프의 중국 고위급 제재, 특히 이제 막 실시한 공산당 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 리상푸(李尚福)에 대한 제재와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베이징은 미국이 더 많은 고위급을 제재하게 되면 자기 자녀들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산당 고위급 자녀들이 간첩행위를 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 부모가 그런 위험을 무릅쓰도록 내버려 두지 않기 때문이다. 베이징 당국은 좀 더 깊은 의도가 있는데, 그것은 공산당 고관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있기 때문이다. 고관들이 자신의 자녀와 미국 내 재산을 고려해 공산 정권에 면종복배(面從腹背: 겉으로는 복종하나 속으로는 따르지 않음)하거나 심지어 트럼프의 극단적인 압력이 지속될 경우 고관들의 내부적인 반란을 우려해 '볼모'로 잡기위해 그들 자녀를 소환하게 한 것이다. 겉으로는 언제든 닥칠 수 있는 트럼프의 제재를 피하려는 것 같지만 사실은 고관들의 퇴로를 차단해 공산당을 위해 목숨을 바치게 하려는 것이다. 공산당 관리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피처는 미국이며, 7천 명이 넘는 탐관오리들이 미국에 숨어 있다고 홍콩 매체가 보도했다. 또한, 공산당 당교(黨校)의 한 교수 역시 "2010년에 118만 명에 달하는 관리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자유아시아 방송은 2011년에 웨이보가 발표한 “미국 정부 통계로 중국 부장급(장관급) 이상 전현직 관리 자녀 중 74.5%가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갖고 있고 손자 세대는 91% 이상에 달한다”는 소식을 인용 보도한 바 있다. 이렇게 많은 관리 가족들이 미국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중국 고위층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의 자녀들 역시 모두 미국에 유학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미 공산당의 흑막과 운명을 잘 알고 있는 고위 관리들이 이런 비정상적인 조치를 내린 베이징의 의도를 모를 리가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그들의 자녀가 중국을 떠났다는 것은 바로 공산당 치하의 중국을 좋지 않게 보는 것이자 장차 자신의 퇴로를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들의 퇴로를 먼저 차단한 것은 트럼프 정부가 아니라 공산당이니 그들 마음속의 불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재계, 언론계, 문화계, 영화계 등 각 분야의 민심은 베이징을 떠났다. 만약 고위급 자녀들의 소환 문건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위험에 대한 반응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고위급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어서 그 결과는 바라는 바와 정반대가 될 것이다. 또한, 본래도 평온하지 못한 공산당 내부에 앞으로 더 큰 분열을 초래해 공산당 해체의 속도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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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올봄에 해외 인사를 접견하면서 "미국 영화 ‘쓰리 빌보드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2017)’를 보고 나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게 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영화 ‘쓰리 빌보드’는 2017년 호평을 받은 영화로,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미주리 주의 한 마을에서 밀드레드의 딸이 살해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도 경찰이 범인을 잡지 못하자 밀드레드는 마을의 대형 광고판 3개를 임대해 도발적인 문구를 실었다. 마을 경찰에 대한 분노의 메시지를 전하며 더욱 적극적인 조사를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영화는 이를 중심 내용으로 해서 오늘날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 흑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경찰, 붉은 머리와 난쟁이에 대한 비웃음, 공산당의 악행, 카톨릭 신부의 남아 성폭행, 가정폭력, 미군 내 군기 문란, 멕시코인 차별, 공권력 남용 등 각종 문제에 대해 지적한다. 어쩌면 이 영화가 미국 사회의 각종 문제를 직접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에 왕치산 자신이 “트럼프 현상은 우연인가 트렌드인가?”라고 물은 데 대한 답을 알게 됐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트럼프가 당선된 것은 이전에 자신이 생각했던 ‘사고’가 아니라 광범위한 여론의 지지기반이 있었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지지기반은 바로 자국의 이익을 등한시하는 보수파 엘리트들에게 질린 미국인 중하층 시민들이다. 이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이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트럼프가 대신 해주고 보수파 엘리트들에게 과감히 도전하기 위해서다. 2016년 대선에 대한 예측이 불투명할 당시 ‘USA Today’의 한 기자가 미국의 각 주에서 심층 취재를 하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트럼프 지지자 중에 트럭 기사, 전기수도 수리공, 영업사원, 펀드 매니저, 부동산 중개업, 귀금속 도매상 등 여러 직업군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트럼프를 통해서 자신을 봤다"고 입을 모았다. 인디아나 주에서 온 부동산 중개인 야론 윌슨(Aaron Wilson, 34세)은 “트럼프는 사회 복지, 이민 및 인종 문제에 있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해 주었기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트럼프가 자신의 일자리를 찾아주고 미국에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두터운 지지층을 가지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취임하고 1년 이상 꾸준히 자국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실업률을 4% 이하로 유지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어 국민들의 신임을 크게 얻었다. 국제적으로는 중국 정부와 무역전쟁을 선포하는 등 불공정무역을 서슴지 않고 바로잡는 데다가,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강요하고 이란을 제재하며 IS 테러리스트를 소탕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정치, 군사, 경제, 인터넷, 인권 등 여러 분야에서 창끝을 베이징 고위층을 겨눠 혼란에 빠뜨렸는데, 그들은 아직도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외 언론은 경제 분야에 밝고 미국인 친구가 많은 왕치산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왕치산은 무역전쟁에서 그다지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듯하다. 먼저 그는 미·중 무역 협상에 공개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으며, 일부 국가 지도자를 만나는 것이 ‘부주석’으로서 이행하는 공식 활동의 전부였다. 또한, 그는 미·중 무역전쟁에 관해서 여전히 관심만 가지고 있다. 올해 초 왕치산은 미국 기업가들을 만나 트럼프와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해 이해하고자 했다. 8월 24일, 남중국해에서 노다 다케시(野田毅) 일본 자민당 중의원 의원이 이끄는 중·일 협회 대표단을 만날 당시 왕치산은 처음으로 무역전쟁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중 간의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무역전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미국 국내 정세와 배경에 대해 분석하고 있지만, 중국 언론이 이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9월 17일, 왕치산은 주동적으로 월가 출신 인사 2명으로 구성된 미국 고위급 대표단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미·중 무역전쟁을 해소할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 석상에서 왕치산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승리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왕치산이 이번 월가 고위급 인사를 회견할 때 트럼프의 고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고 보도했다. 무역전쟁에서 왕치산은 모호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줄곧 무대 뒤에 숨어있던 왕치산이 미국 국내 정세와 트럼프의 동향에 대해서는 항시 주시하고 분석하며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분석 결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 자신이 나서서 무역전쟁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왕치산의 미국 월가 친구들은 이미 트럼프에게 외면당해 트럼프 정부의 대(對)중국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Bill Clinton), 조지 워커 부시(George Walker Bush), 버락 오바마 (Barack Obama)가 집권할 당시 월가가 대통령에게 조언하면 어느 정도 피드백이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정권을 잡고 난 뒤 백악관에서 월가의 영향력은 바닥을 쳤다. 따라서 월가 인맥을 통해 미·중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를 바라던 중국 정부의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둘째, 왕치산의 미국 친구들과 친(親)중국파 인맥은 중국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역시 중국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9월 16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고위급 회의 ‘중국 발전 고위층 추계포럼 주제 토론회’에서 친 중국파인 로버트 졸릭 (Robert Bruce Zoellick) 미국 전 국무부 부장관 겸 세계은행 전 총재와 스티븐 올린스(Stephen A.Orlins)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 회장은 각각 중국 정부에 서슴없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졸릭은 “지난 10년 동안 관찰한 결과, 미국과 다른 국가는 이전에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지지했지만, 지금은 점점 반대하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 이유는 베이징 당국이 미국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고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이전에는 기업가들이 미·중 관계를 지지했지만, 지금은 더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역전쟁은 기업계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기업계가 중국에 실망하자 곧바로 중국과 맞잡았던 손을 뿌리쳤고, 각 업계에서도 이미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입을 모으고 있어 중국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고 했다. 한편, 올린스는 최근 정부, 싱크탱크, 언론, 학술계와 접촉해본 결과, 미국에서는 이미 중국을 지지했던 일부 인사들이 현재 모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치산의 오랜 지인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 정부의 약속 이행, 시장 개방, 관세 인하, 지식재산권 보호 등이라고 말했다. 그의 의견은 왕치산에게는 인정을 받았지만, 공산당 내부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트럼프를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했는데 트럼프 측근 인맥도 잃고 친했던 미국 지인들마저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왕치산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딪쳤으니 미·중 무역전쟁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비록 왕치산이 고위층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지만, 만약 무역전쟁이 정권의 존망으로 이어진다 해도 그는 옆에서 조언을 해 줄 수는 있지만, 정작 아무런 결정권을 갖지 못할 것이다. 고위층 관료들은 여전히 보수적이며 개혁을 원치 않고 있어 왕치산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진퇴양난에 처한 그의 상황은 중국 정부 당국의 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아가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과연 그 결과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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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18일 연설에서 "미·중 간 무역전쟁이 오래갈 것이고 또 엉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예측대로라면 무역전쟁이 20년은 더 갈 것이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한 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이 무역 정책을 바꿔 중국시장을 개방하고 트럼프의 관세 부과 기회를 이용해 '업그레이드'할 것을 촉구했다. 주목할 점은, 바로 마윈 회장이 강연하기 몇 시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 달러 추가 관세 부과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기업가인 마윈의 말 속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하지만, 그의 '20년 간다'는 판단은 사람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 또한, 그의 처방이 베이징 고위층에 받아들여질지도 의문이다. 중국공산당 관영매체는 며칠 전 중앙당교 교수 5명이 공동으로 쓴 글을 발표했다. 이 글은 역사적 비교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을 ‘신흥국의 부상이 필연적으로 1위 강국의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특수한 역사적 시기’로 묘사했는데, 이 시기가 10년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자 일부 홍콩 언론은 이것은 몇몇 학자의 의견이 아니라 최고위층의 생각을 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베이징 당국이 '10년 항미대계(抗美大計)'를 획책하고 있는 것으로, 당분간 무역전쟁에서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표명하는 것이다. 분명히 중난하이(中南海) 고위층이나 기업가 마윈(馬雲)은 심리적으로 미국과 10년 혹은 그 이상의 '지구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에 대항과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시간을 끌 수 있는 만큼 끌려는 것이다. 지구전이라고 하면 수십 년 전의 중화민국 정부군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장제스(蔣介石)의 '지구전 사상' 지도하에 8년의 전면 항일전쟁을 거쳐 최후의 승리를 거두었다. 1932년, 장제스는 이미 초보적인 지구전 사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의 일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33년, 그는 공개적으로 지구전 사상을 제기했다. 1936년 말, 장제스는 참모부에 《민국 26년도 국방 작전계획》을 제정하도록 명했다. 이 작전계획에는 "국군은 힘을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적군에 대해 반드시 결연한 의지와 필승의 신념을 가져야 한다. 비록 방어작전이기는 하지만, 수시로 공격정신으로 적을 좌절시켜 국군의 목적을 달성해야 하며, 부득이할 경우 장기전을 실시해 차례로 적군의 전투력을 소모하고, 기회를 타서 공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공산당이 "마오쩌둥의 장기전 이론, 정확한 전략으로 중국 전역의 항일전쟁을 지도했다"고 떠벌리는 것은 교만하고 파렴치한 거짓말이다. 마오쩌둥은 1938년에야 연안에서 <논지구전(論持久戰)>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항일 지구전 승리의 근본 원인은 바로 침략과 피침략, 불의와 정의의 전쟁이다. 비록 중국의 경제와 군사력은 일본에 맞설 수 없었지만, 그때의 민심과 천의(天意: 하늘의 뜻),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지는 모두 중국 편에 있었다. 반면 미국을 겨냥해 벌이는 중국공산당의 '지구전'은 패배가 이미 정해졌다.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중국이 수년간 불공정한 무역 수법으로 세계 무역 규칙을 파괴하고 지식재산권을 대규모로 절취하는 등 약탈적 경제 모델을 강행한 데 대한 미국의 반격이다. 보호무역주의를 추진했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누차 정상적인 무역 규칙을 위반하는 베이징 당국은 하늘의 뜻도, 민심도 이미 상실했다. 국제사회 여러 나라도 베이징 당국의 행위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 무엇이 하늘의 뜻인가?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에서 발견된 ‘중국공산당망(中國共産黨亡)’이 새겨진 ‘장자석(藏字石: 글자가 새겨진 암석)’이 하늘의 뜻이며, 3억 명이 넘는 중국인이 ‘삼퇴(三退: 중국공산당, 공산주의청년단, 소년선봉대 등 공산당 3대 조직 탈퇴)’를 한 것이 하늘의 뜻이다. 이런 하늘의 뜻은 하나같이 중국공산당의 멸망을 가리킨다. 사람이 하늘의 뜻을 믿든 믿지 않든 역사는 어떤 경우도 하늘의 뜻은 역행할 수 없음을 증명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전복시킬 수도 있다"는 옛 교훈을 베이징 고위층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무수한 운동을 일으켜 중국인을 박해해온 중국공산당은 개혁개방을 실시해 자신의 멸망을 늦추었다. 그러나 장쩌민이 부패로 나라를 다스리고, 선한 사람들을 박해한 후, 중국의 사회 도덕은 전대미문의 속도로 미끌어 떨어지고, ‘가짜·사악·폭력(假惡暴)’이 횡행하며, 모든 것을 돈으로 가늠한다. 또한, 민주 인사와 신앙을 가진 민중들에 대한 공산당의 탄압은 더욱 심해져 중국인들은 지금까지도 공포와 걱정, 비탄과 무감각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기대를 모았던 시진핑은 집권 후 고강도 부패 척결을 통해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민심을 회복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 이후, 베이징 당국은 공산당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마르크스-레닌 사상과 ‘시진핑 사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의법치국(依法治國· 법에 따른 통치)’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회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해 인권변호사, '상팡'(上訪·하급기관 민원처리에 불복해 상급기관에 직접 민원을 내는 행위) 인사, 파룬궁 수련자, 신장(新疆)에 대한 박해를 지속하고 있다. 또 가짜 백신, P2P금융업체 파산 사태 등 악성 사건이 폭로되고, 대미 무역, 대내 경제 등에 대한 당국의 부적절한 조치까지 겹쳐 민심을 많이 잃었다. 민심의 지지 없이, 그리고 내심에서 우러나오는 서민의 호응 없이 베이징의 지구전이 언제까지 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민원이 들끓는 상황에서는 의외의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를 다시 둘러 보자. 유럽연합, 일본, 캐나다 등의 나라들과 연합해 공동으로 미국에 대항하려는 베이징 당국의 시도는 이미 무산됐다. 이들 국가 역시 공산 국가 중상(重商)주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EU가 세계무역기구의 규칙을 개정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그것은 바로 베이징에 대한 또 하나의 타격이다. 비록 베이징 당국은 미국 시장이 없어도 아프리카 시장, 라틴아메리카 시장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오기(傲氣)'를 부리지만, 실상이 얼마나 허약한지는 세세히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일대일로' 또한 여러 국가가 계약을 파기하거나 연기해 베이징 당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안겼다. 하늘의 뜻도, 민심도, 국제사회의 주요 국가들의 지지도 없는 베이징 당국이 어떻게 지구전을 벌일 것인가? 트럼프 정부가 베이징에 숨돌릴 틈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자명하다. 베이징 당국이 근본적인 문제에서 미국과 협상하지 않는 한 미국의 극한 압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편, 미·중이 서로 관세를 부과한 이래 중국이 받은 충격은 미국보다 훨씬 크다. 그 결과 증시·외환시장 투자자의 신뢰,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 민간기업의 생존 환경에 대한 신뢰, 민중의 미래 생활에 대한 신뢰가 모두 떨어졌다. 신뢰 하락의 결과는 투자 둔화, 수출 감소, 자금 이탈 가속화, 기업의 해외 이전 또는 폐업, 실업자 급증, 소비자 소비 하락이다. 만약 미국 수출 제품 전부에 관세가 붙게 된다면 중국에 어떤 불안이 야기될지 섬뜩하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산당 당국이 중국 중산층의 이익을 희생시켜 미국의 거센 무역전쟁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불길한 조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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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은 8월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11월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담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대신 마이크 펜스(Mike Pence) 부통령이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이 시기에 트럼프는 11월 11일 열리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러 파리로 떠난다. 백악관은 “펜스 부통령이 주권, 법치, 자유, 공정, 호혜무역 존중을 토대로 자유를 추진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을 개방하는 미국의 비전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7년 11월 3일부터 14일까지 트럼프는 ASEAN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과 필리핀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 기간에 트럼프는 연설을 통해 공정무역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며 여러 나라 정상들과 회담을 가졌다. 올해 트럼프가 아시아의 두 정상회의에 의도적으로 불참하는 것은 당초에 모두가 기대했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재회가 적어도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고, 또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여전히 최대 압박 태세를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 트럼프의 이번 결정은 3가지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이유는 미국의 중간선거와 관련이 있다. 중국이 끊임없이 내보내는 신호를 보면 트럼프와 세계의 여러 압박으로 중국 당국은 비록 ‘반미’ 태도와 선전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공정하고 공평한 무역 협정을 맺는 것을 꺼리고 있고, 그들의 경제구조를 바꾸길 원하지 않는다. 그 근본 원인은 정권 붕괴를 막기 위해서다. 이 목적을 위해 지난 몇 달간 중국은 유럽, 일본과 힘을 합쳐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면서, 서방국가들이 ‘내부 분쟁’으로 트럼프를 견제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모두 중국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았다. 미국과 같은 가치관을 가진 유럽연합과 일본은 비록 미국에 불만이 있지만, 중국과 손잡는 것을 확실히 거절했으며, 무역 문제에 있어서 미국, 유럽, 일본은 오히려 새로운 무역권을 점차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 무역권이 정말로 만들어지면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없는 중국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정말로 그리된다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수렁에 빠져 있는 아프리카의 형제국과 러시아 등 같은 처지의 나라들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미 나빠질 대로 나빠진 중국 경제의 향방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분명 중국도 잠재된 위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격을 가할 능력이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내심 미국 중간선거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 공화당이 상하 양원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트럼프가 향후 2년간 ‘절름발이 대통령’ 신세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이에 대해, 중국 정권이 ‘반(反)트럼프’ 언론과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등 암암리에 미국에 힘을 쏟으면서, 한편으로는 협상을 원하는 자세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트럼프와 각료들은 중국의 지연전술과 생각을 빤히 알고 있다. 얼마 전, 트럼프가 트위터에 올린 “러시아만 주시한 모든 바보들은 방향을 바꿔 중국을 바라봐야 한다”는 말에는 분명 숨은 뜻이 있다. 존 볼턴(John Robert Bolton) 미 국가안보 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간선거에서 미국이 가장 주시하는 것은 중국·이란·북한·러시아, 이 4개국의 개입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중간선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 서로 다른 속내를 가진 트럼프와 시진핑이 회담을 갖는 것은 타이밍이 적절치 않다고 봐야 한다. 두 번째 이유는 당연히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이 있다. 며칠 전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타격을 입힌 데 이어 2000억 달러(약 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가을 공세’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 보도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으며, 8월 30일 “우리가 훨씬 강한 나라이므로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무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다. 우리의 국가 재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2~3개월간 미국의 행보가 중국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공세를 펼칠 방아쇠를 당기는 트럼프가 이 기간에 시진핑과의 회담을 가질 리 없다. 세 번째 이유는 북한이 태도를 바꾼 것과 관련이 있다. 최근, 트럼프는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 북·미 관계가 어렵게 된 데 대해 “북한이 태도를 바꾼 이유 중 하나가 미·중 무역 분쟁 후 북한이 중국의 거대한 압력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화살을 중국으로 돌렸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책임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한다 해서 미국의 이러한 판단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시진핑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고 유엔의 대북 제재 협의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어느 정도 행동으로 옮겼지만, 무역전쟁이 시작된 후 중국의 대북 지원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다방면에서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을 선진 기술을 가진 미국이 모를 리가 없다. 트럼프가 시진핑을 친구라고 부르면서도 일부러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 어떤 태도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트럼프는 아시아행 대신 유럽행을 택했다. 이는 사실 무역전쟁과 북한 문제에 있어서 미국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뜻을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양측 대결에 있어서 미국은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미·중 정상회담이 무역전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아마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11월 말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과 만나게 된다. 그때가 되면 미국의 중간선거도 끝이 나고, 미국의 ‘가을 공세’ 결과도 대략 나올 것이므로 상황이 많이 다를 것이다. 양측이 회담을 가질 수 있을지, 새로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이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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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8월 24일 왕치산 부주석은 중남해에서 일·중연합회 의장과 자민당 중의원 노다(野田)가 이끄는 일·중연합회 대표단을 만났다. 주목할 점은 중국 관영매체가 왕치산의 발언 가운데 "중-일 관계 발전을 기대한다"는 말만 보도했을 뿐, 그 외에 그가 적극적으로 전하고자 한 소식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토통신’은 왕치산 부주석이 일본 대표단을 만났을 당시,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중 무역 마찰에 대해 공개적으로 처음 견해를 표명했다면서 “왕치산은 ‘미·중 간에 마찰이 생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것이며, '무역전쟁'이 아니라 '마찰'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정세와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왕치산은 미·중 무역 문제에 있어서 줄곧 침묵을 지켜왔고, 일부에서 예상했던 대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왕치산이 예상외 태도를 보인 것은 일본을 통해 외부 세계, 특히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지난 5년 동안의 반부패 운동으로 인해 형성된 왕치산과 시진핑 사이의 특별한 관계에 기반한 것으로, 단지 개인의 생각을 피력한 것이 아닐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왕치산이 외부의 여러 가지 추측에 답하는 모양새로 자신이 중국의 가장 중요한 문제에 있어 멀리 있지 않으며, 배후에서 미국 내 정세와 배경을 주시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었음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가 암시하는 말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내가 무대 앞으로 나가든 막후에 있든, 미중 관계에 대한 나의 개입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것은 해외 언론이 공개한 한 가지 사실과 일치한다. 중국공산당 제19차 당대회 전에, 왕치산은 미국 금융계 엘리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물었다. "트럼프 현상은 우연한 것인가, 아니면 추세인가?" 이것은 그가 트럼프의 역할과 배경에 관심이 있으며, 그가 부주석으로 취임한 후 6개월 동안 이 문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였음을 보여준다. 비록 왕치산이 공개 석상에서 미·중 무역 문제에 많이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왕치산이 미·중 무역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경제 관료 출신에다 미국에 체류한 적이 있는 왕치산은 미국 경제 사회 정치에 관해 두루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정재계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왕치산은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전 재무장관인 헨리 넬슨(Henry Nelson)과 티모시 찬(Timothy CHAN) 등 미국 정치인들과 장기간 친분을 맺고 있으며, 미국 상업계에도 두터운 인맥이 있다. 또한, 2008년 왕치산이 원자바오(温家宝) 내각에서 부총리를 맡았을 때 담당한 것이 금융과 무역이었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매우 지적이고 패기가 있는 인물이며, 사업에 무척 밝다는 점을 인정한다. 미·중 무역에 정통한 왕치산의 조언은 당연히 고위층의 관심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맥락에서 미·중 무역전쟁을 살펴볼 때 왕치산은 현 상황에서 도리에 맞지 않는 쪽은 베이징이란 사실과 트럼프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즉, 베이징은 WTO 규정을 준수해 공평하고 공정한 양자 무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무역 전쟁이 지속될 경우, 베이징이 직면하게 될 위기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러나 중국 고위 정치권의 일원으로 오랫동안 물든 만큼, 왕치산의 말과 행동이 꼭 자신의 뜻과 같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왕치산의 태도를 다시 살펴보자.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우리의 직관적인 판단은 다음과 같다. 왕치산이 ‘무역 전쟁’이 아니라 ‘무역 마찰’로 보는 견해는 중국 상무부와 외교부가 ‘무역 전쟁’을 입에 달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는 관영 언론이 의도적으로 이 내용을 빠뜨렸거나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왕치산의 말은 세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마찰을 강조하면서 무역 전쟁을 약화시키고, 점차 긴장되는 양국 관계를 완화해 향후 협상, 특히 트럼프와 시진핑의 협상이 가능하도록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중 마찰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예상치 못한 일도 아니고 별일도 아니며, 베이징이 이를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해석은 왕치산의 말에는 ‘중국과 미국 간의 분쟁은 본질적으로 세계 제1 대국과 제2 대국의 게임이다. 단지 트럼프 행정부가 이 복잡한 게임을 무역 분쟁을 계기로 점화했을 뿐’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당시 왕치산의 구체적인 발언, 맥락 및 분위기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세 가지 해석 모두 가능할 수 있지만, 특히 그 중 마지막 해석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베이징에 대해 좀 더 강경한 대미 정책을 펴도록 이끌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6월 1일 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기업 임원들과 여러 글로벌 기업 총수들이 3월 말 왕치산과 만났을 때 그들은 왕치산으로부터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한 심각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즉, 긴장이 고조되면 안전벨트를 잘 매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많은 미국 회사가 미·중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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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과 중난하이를 경악게 한 ‘ZTE 사건’은 현재 미국 의회가 개입함으로써 계류 상태로 남아있다. 하지만 미국 의회가 트럼프 정부와 협의해 ZTE에 대한 제재를 풀어준다고 해도 이미 내상을 입은 데다 미국의 관리 감독 하에 놓일 ZTE는 어떻게 시장에서 신용을 회복할 것인가 하는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이 강하게 ZTE에 제재를 가하자마자 ‘어메이징 차이나’는 속이 텅 빈 본모습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정부가 작게 시험해 본 것에 불과하다. 5월, 트럼프 정부는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포하며 이란과의 새로운 협약에 서명하는 것을 금지했다. 모든 회사와 은행은 180일 이내에 이란과의 업무를 종결해야 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트럼프는 “이란 핵무기 개발을 돕는 어떠한 국가라도 미국의 엄격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달 후인 6월 26일, 트럼프 정부는 모든 국가가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할 것을 호소했다. 11월 4일 전까지 이란산 석유 수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국무부 고위층에서 흘러나온 정보에 의하면 이란산 석유에 대한 수출입 금지 조치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매우 중대한 조치’이기 때문에 시행 범위에 모든 나라가 해당된다.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태도로 볼 때, 관련 회사들이 미국발 제재로부터 자유로울 확률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이란은 우호국이며 앞으로 각국 국제법 의무의 틀 안에서 정상 교류 및 협력을 유지할 것이며, 여기에는 경제무역 및 에너지 영역의 협력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말에는 중국이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함의가 담겨 있다. 베이징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정말로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일까? ZTE에 가하는 제재는 바로 이란에 대한 기술 수출 규제 위반으로 인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중국의 또 다른 대규모 국유 기업인 페트로차이나는 정말로 이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을까? 자료에 의하면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며, 중국은 이란의 6대 석유 수출국이다. 에너지 정보 분석 회사 젠스케이프(Genscape)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이란이 중국에 판매한 석유는 전체 수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게다가 프랑스의 슈퍼 메이저 석유기업인 ‘토탈(Total)사’는 미국으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지 못하면 2017년 7월부터 이란 사우스파(South Pars) 지방에서 진행하는 대형 천연오일가스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또 다른 합작 기업이 바로 페트로차이나이다. 한 분석 자료에 의하면 트럼프 정부가 제재 명령을 내린 이후 한국과 일본 등 이란의 주요 석유 구매국 및 유럽의 투자자는 모두 미국의 금지령을 준수할 것으로 보이나 베이징은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이란산 석유를 낮은 값에 사들여 이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페트로차이나가 이란 천연오일가스 프로젝트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즉, 베이징은 미국이 중국의 석유 회사를 제재 명단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거나 이전의 경험에 비춰 중국이 궁극적으로 이란 시장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믿고 있을 수 있다. 또는 중국이 어떤 손해를 보더라도 기꺼이 미국을 끝까지 상대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려고 미국발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어쩌면 베이징이 이러한 판단을 내린 데는 역사적 경험이 작용했을 수 있다. 2006년 미국이 이란에 엄격한 제재를 내린 후 유럽과 미국 회사들이 분분히 이란을 떠난 사이, 중국 기업들이 기회를 틈타 이란 시장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 발표에 의하면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중국 기업이 사들인 이란산 석유 규모는 이란의 수출량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2015년 이란 핵협정이 체결되면서 제재 조치가 지속적으로 완화되자 중국의 이란산 석유 수입량 또한 계속해서 상승했다. 따라서 이란으로서는 대 중국 수출량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란 대통령과 외무부 장관이 중국의 지지를 얻고자 잇따라 중국을 방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베이징과 페트로차이나가 지난 제재에서 미국의 제재에 상관하지 않고 이란과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베이징이 당시 미국 정부의 대 중국 유화정책을 의식해 주문서와 같은 다른 수단으로 워싱턴의 목소리를 낮춘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즉, 당시 미국은 중국을 어느 정도 봐주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당시 페트로차이나는 제재로 인해 유전 개발 시설 구매 및 운송에 난항을 겪고, 유럽과 미국의 통제하에 있는 유전 발동기, 압축기 등 주요 정밀기기 구매 등의 영역에서 지장이 생기고, 산하의 쿤룬(崑崙)은행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연계가 끊겼으나, 페트로차이나 자체는 그렇게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베이징과 페트로차이나가 끝까지 버티겠다는 마음으로 요행을 바란다면 오산이다. 그러다 실패한 전례가 바로 ZTE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란에 대한 이번의 강경한 압박은 바로 공정한 무역을 추구하고, 설정한 목표에 따라 일을 추진하려는 트럼프에게서 나온 조치이다. 트럼프가 취임 이후 북핵 문제와 대 중국 교역 문제에서 극한의 압박을 가하는 등, 국내외에서 진행한 일련의 조치는 세계를 뒤흔들었다. 또한, 트럼프 효과로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침투에 대비한 방어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의 무역 규칙에 ‘노(no)’를 외치고 있다. 필자는 만일 베이징이 트럼프 정부가 발한 ‘엄격한 제재’의 경고, 그리고 트럼프의 결심을 과소평가한 채 계속해서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한다면, 미래에 베이징의 명령에 따르는 페트로차이나가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본다. 제재는 쿤룬은행 업무뿐만 아니라 페트로차이나 해외 개발과 관련된 업무 및 금융계정, 해외 자산에까지 미칠 것이다. 2012년 이전에는 중국 중신(中信)은행, 건설은행, 취저우(衢州)은행 및 중국은행의 지방 분점에서 이란의 신용장을 수리할 수 있었으나, 2012년 이후로는 정책 위험성에 대한 고려로 해당 은행들이 모두 이란과의 업무를 중단했다. 그럼으로써 쿤룬은행은 중국 내에서 이란과 교역할 수 있는 유일한 자금 통로가 됐다. 같은 해 7월, 미국 재무부는 쿤룬은행에 제재를 시행한다고 선포하며 쿤룬은행과 미국 금융시스템 간의 연계를 차단했고, 쿤룬은행의 계좌를 소유한 미국 금융기구는 반드시 10일 이내에 계좌를 해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후, 미국은 쿤룬은행의 달러 결산 통로를 차단했으며, 그에 따라 쿤룬은행은 유로 및 위안화 결제밖에 할 수 없게 됐다. 쿤룬은행은 또한 이란을 제외한 모든 국제 업무를 차단당했다. 제재가 끝난 후에야 이를 회복할 수 있었다. 만일 페트로차이나가 미국의 금지령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이란산 석유를 수입한다면, 분명히 쿤룬은행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7000억 달러가 넘는 페트로차이나의 해외 자산 및 계좌가 제재 명단에 들어갈 수도 있다. ZTE에 이어 트럼프의 눈엣가시가 된 페트로차이나는 이번에 크게 한 번 당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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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언론 ‘신화사(新華社)’는 “지난 6월 22일부터 23일까지 베이징에서 중앙 외교사무 회의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상무위원 7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정치국위원, 서기처 서기, 인민대표, 국무위원, 최고 인민 법원과 최고 인민 검찰원 수장, 그리고 중앙선전부, 중앙대외연락부, 외교부, 국가발전개혁위윈회, 상무부, 중앙군위 연합참모부 등 각 부문의 최고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모든 주재 대사, 대사급 총영사, 국제기구 주재 대표 및 홍콩과 마카오에 주재하고 있는 관공서 외교부 특파원 또한 자리를 채웠다. 회의의 규모가 상당했다. 미국이 대(對)중국 정책에 변화를 주고, 서양 국가들이 중국의 침투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며, 미중 무역전쟁의 비바람 또한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중앙 외교사무회의를 개최한 것은 분명 심상치 않다. 이와 관련한 베이징 최고위층의 핵심적인 의도는 미래의 외교 기조를 설정하고, 각 부문별 행동을 통일시켜 향후 미중 관계에 있어 새로운 대처를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 회의 중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이전 5년간의 외교적 성과를 회고하며 10대 외교 사상을 제시했다. 그 중 첫 번째는 ‘중앙의 권위를 수호해 대외공작에 대한 당의 통일된 지도를 강화하는 것’으로, ‘중국 외교가 적극적으로 글로벌 거버넌스(정부주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집단가 행위자가 공동 네트워크를 구축)의 개혁을 이끌면서 더욱 완벽한 국제 파트너쉽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정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장쩌민(江澤民)파 인사들이 오랜 기간 ‘독립왕국’이라고 불리는 외교부를 장악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전 외교부장 첸치천(錢其琛), 탕자쉬안(唐家璇), 리자오싱(李肇星), 양제츠(楊潔篪)는 모두 장쩌민파에 속한 인물로, 장쩌민의 뜻을 받들어 외교부 계통을 이용, 대량의 간첩을 해외로 내보내 활동하도록 했다. 장쩌민은 이를 통해 파룬궁(法輪功) 박해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시진핑 현 주석 모두 집권 기간 중 외국을 방문했을 때 장쩌민파에 의해 의도적으로 방해를 받은 적이 있다. 또한, 주요한 국제행사에서 이뤄지는 시진핑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는 언제나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따라서 시진핑의 입장에서는 외교부의 기강을 바로잡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였다. 미국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올해 2월 베이징은 외교부의 철저한 개혁을 추진하며 대외교역 심사, 인프라 감독, 국외 대출 등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낼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왕치산 부주석이 외교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해진다. 시진핑 주석과 왕치산 부주석이 새로운 외교 프레임을 구성해 공동으로 현안들을 헤쳐나가고자 한다는 의미다. 시진핑은 재차 “중난하이(中南海, 중국 정부 최고위층을 일컫는 표현)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말하며 “외교는 국가 의지의 집중적인 발현 행위이므로 관련 권한을 반드시 중앙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및 해외 주재 공관 인사들을 향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말고, 반드시 중앙 정부와 고도로 일치된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는 동시에 다른 부문 및 기구의 협조 또한 주문하면서 중앙의 지시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기도 하다. 한편, 외교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글로벌 거버넌스의 개혁을 이끌어 더욱 완벽한 국제 파트너쉽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시가 이뤄진 것을 봤을 때, 베이징은 아직도 자신의 통치 사상을 수출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획득하겠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공산당과 서양의 가치관이 서로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서양 국가들이 합심해 중국의 대외 정치, 경제, 이데올로기 방면의 수출과 침투를 저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이징의 의도가 실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진핑 주석이 이날 발언을 통해 ‘외교삼관(外交三觀)’, 즉 ‘정확한 역사관, 대국관, 역할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당 표현에 따르면, 베이징은 대외 교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선을 멀리 두어 흐름을 거스르지 않아야 하고, 세계적 혼란 가운데 방향을 잃고 본말을 전도하는 상황을 피해야 하며,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지위와 역할을 정확히 가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베이징의 역사적 흐름’이라는 것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겠으나, 자유, 민주, 개방을 보장하는 사회로 가는 것, 공평, 공정, 상호이익의 무역 실행을 추구하는 것이 세계정세를 통해 바라본 역사적 추세라고 가늠해본다. 베이징 고위층이 ‘눈을 멀리 두어’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거슬러 행동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베이징은 전면적 개방을 실시하고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자신의 문제를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인민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중국 사회에 유례없는 변화가 발생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세계의 혼란 속에서 방향을 잃은 채 본말을 전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표현의 의미 또한 파악해야 한다. 역사의 큰 흐름을 따르는 것은 하늘의 뜻을 받들어 행하겠다는 의지이지만, 역사의 흐름을 거슬러 행동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의 사악한 길을 따라 걷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엄중할 것이다. 필자는 ‘외교삼관’이 이전 베이징 정부가 미중 관계에서 저지른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비판을 암시하고 있다고 본다. 이전 중국공산당이 소리높여 선전한 문구 ‘대단한 우리나라(厲害了我的國)’를 포함한 대외전략, 군사, 경제 실력, 그리고 외교부와 상무부, 선전부 등이 합심해 미국에 대해 아무렇게나 말을 내뱉은 태도, 미국 대통령을 향한 규탄과 풍자를 통해 국제사회는 안하무인으로 득의양양하게 세계무대에서 힘의 우위를 쟁취하려는 공산당 괴물의 오만한 실체를 보게 됐다.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괴물이 힘을 쥐었을 때 세계에 어떤 위협을 가할 것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양원과 양당 또한 이러한 사태를 인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서로 손을 잡고 트럼프의 대 중국 강경책을 지지하고 있다. 다수의 서양 국가들 또한 미국의 정책을 지지하는 중이다. ‘외교삼관’을 미래 중국 외교 기조로 삼기 위해, 중국은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미중관계를 다루는 과정에서 선전부, 외교부, 상무부는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최근 중국 매체를 통해 이러한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미중관계를 포함한 기타 외교관계를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책략을 잘 짜고, 전체적 안정을 유지하며,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할 것”을 주문했다. 이 발언에 대한 필자의 관점은, 베이징이 미중관계를 중시하고, 외교 분야에서 전체적인 안정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고 해도 우발적인 마찰이 발생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 주석의 해당 발언은 베이징이 러시아를 포함한 여타 대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해나가며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도를 암시한다. 흥미로운 점은, 베이징 최고위부가 회의 중 “세계가 백 년 만의 대변동 속에 있다”고 재차 지적한 것이다. 중국 관영 언론은 2015년 ‘스싼우[十三五, 제13차 5년계획(2016-2020)]’ 계획에 관한 문건을 해석할 당시에도 “지금의 중국은 부득이한 조정을 필요로 하는 역사적 전환점에 놓여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 바 있다. 중국의 학자와 시사평론가 또한 “중국은 거대한 변화의 시기에 놓였고, 어떤 사람의 뜻으로도 이를 바꿀 수 없다”고 발언하고 있다. 세계가 변하고 있고, 미국이 변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중국도 변하고 있다. 정세 변화의 방향을 파악해야 하는 중책을 맡은 각국의 지도자들은 앞으로 국가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크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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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얼마 전 중국 민항관리국이 외국 항공사에 공문을 보낸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을 포함한 전 세계 36개 항공사에 “오는 25일까지 대만·홍콩·마카오를 별도 국가인 것처럼 표기해 중국법을 위반한 사항들을 수정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통보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정치적 정당성(political correctness)’을 반대하면서 미국 기업과 국민들에게 ‘중국식 정치적 정당성을 강요하는 중국 공산당에 맞설 것이다. 이는 오웰리언(Orwellian·전체주의적) 난센스이며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관점을 미국 국민과 민영기업에 강요하는 행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중국은 자국의 온라인을 엄격히 통제하기로 유명한 국가다. 미국인과 자유세계에 중국의 제도와 정치적 정당성을 수출하려는 시도는 저지당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민영기업에게 정치적인 목적으로 압박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5월 7일, 중국어로 번역된 성명 발표문이 주중 미국대사관 공식 웨이보에 게재됐고 순식간에 ‘좋아요’ 2만 개와 댓글 3만 개가 달렸다. 비록 중국의 온라인 경찰이 수많은 댓글을 삭제해 이에 분노하는 댓글만 남았지만, 이로 인한 후폭풍은 막지 못할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트럼프 정부가 성명에서, ‘오웰리언 난센스’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 외에도 이례적으로 ‘중국 공산당’이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썼으며 트럼프가 국민들과 함께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정당성에 맞설 것이라는 내용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트럼프 정부는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정당성과 정치적 관점, 당이 국가와 인민을 통제하는 제도를 못마땅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강력히 비난했다는 점을 명백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과거의 미국 정부와는 달리 트럼프 정부가 이미 공개적으로 ‘중국 공산당’과 ‘중국’을 구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신호는 아주 중요하다. 사실 트럼프의 대중 무역 정책에 영향을 주고있는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중국에 의한 죽음(Death by China)’에서 이미 중국 공산당과 중국을 구분하고 있다. 나바로는 “중요한 것은 선량하고 근면 성실한 중국 인민과 강압적인 공산당 정부가 다름을 확실히하는 것이다. 후자는 미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이같이 구별하는 것은 미국과 서방 정부에 중국 공산당의 실체와 중국인의 진실한 요구를 똑똑히 알 수 있게 해 현실적인 대(對)중국 정책을 취하도록 하려는 의도임이 틀림없다. 또한, 중국인에게도 ‘당’과 ‘국가’의 차이점을 알고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이 이룬, 5000년에 달하는 찬란한 문명에 비하면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찬탈한 역사는 고작 6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과연 이를 중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 중국은 20여 개의 왕조를 거쳤다. 한 왕조가 망하면 다음 왕조가 이어졌다. 중국 공산당이 망한다고 해서 중국이 끝나는 것은 아니며 계속해서 동방의 문명은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마르크스주의를 믿는 중국 공산당은 그저 서방에서 온 유령의 변종에 불과하다. 중국 공산당이 집권한 60년 사이에 최소 8천만 명의 중국인을 무참히 살해했고 십수억 명을 다치게 했다. 1999년 7월 파룬궁 탄압사건 이후 중국 공산당은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를 강제 적출하는 파렴치한 악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은 중국이 5천여 년 동안 축적해온 전통문화를 파괴하고 중국인들에게 무신론과, 자연과 싸우는 공산당문화를 주입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생태계와 도덕 및 법률제도의 기반이 파괴됐다. 이런 중국 공산당이 과연 중국을 대표할 수 있을까? 중국 공산당은 정권을 찬탈하고 난 뒤 ‘일언당(一言堂· 한 사람의 말에 모두가 동조하는 것)’ 체제하에 중국인들에게 터무니없는 논리를 주입했다. ‘당이 곧 나라이며 나라가 곧 당이다. 당을 사랑하는 것이 곧 애국이고, 공산당에 반대하는 것은 곧 매국이자 도전이다.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다’는 말로 국민을 세뇌했다. 이러한 교육환경 때문에 많은 중국인들은 당과 나라를 구분하지 못한다. 또한, 이로 인해 서방국가에서 누군가 중국 공산당을 비난하기라도 하면 바로 ‘반중 세력’ 취급을 받았고, 일당전제에 의혹을 제기하면 ‘중국을 반대’하는 불만 세력이 됐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을 대표해서 ‘중국’으로 쓰는 것은 공산당 지도자들이 국민들을 강압하는 가장 강력한 통제수단이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과 중국을 구분하는 것이야말로 중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이다. 트럼프 정부가 이번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을 강조한 것은 중국 공산당이야말로 중국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세계를 위협하는 화근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에 근거할 때 트럼프 정부는 아마 앞으로 무역 등 많은 문제에 있어서 중국 공산당과 타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과 중국을 구분하는 것 외에도 트럼프가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을 확실히 구분한다는 것이다.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한 뒤 미중 체제의 차이점을 분명히 인식한 트럼프는 지금까지 중국 공산당 당국에 어떤 강경책을 취하든 간에 시진핑에게 포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4월 8일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우리가 무역에서 어떤 분쟁이 발생한다 해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영원한 친구로 남을 것... 미중 양국은 위대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말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 소식에 따르면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두 정상은 예정된 스케줄보다 더 오랫동안 회동을 했다고 한다. 회동 후 트럼프는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며 시진핑과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분명히 두 사람은 북한 문제와 무역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와 같은 중국 문제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을 것이다. 아마 시진핑은 자신이 직면한 상황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허심탄회’한 대화는 확실히 친구 사이에서나 할 법한 이야기이다. 이런 추측이 가능한 것은 2015년 9월, 시진핑이 미국을 국빈방문했을 때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비밀 회담을 가졌기 때문이다. 홍콩의 시사잡지 쟁명(爭鳴)은 그해 발간된 11호에서 미국의 한 싱크탱크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시진핑이 오바마와의 비밀 회담에서 ‘군대를 완벽히 통제하기 위해 2년간의 안정기가 필요하다’, ‘고위 권력층의 재편을 위해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과 오바마의 당시 회담을 기점으로 계산해보면 시진핑에게 필요한 2년의 시간은 아마 중국 공산당 19차 당대회까지일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서 시진핑이 트럼프와의 회동에서 자신의 목적을 포함한 비슷한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 트럼프는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중국 공산당의 검은 내막과 시진핑의 생각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와 시진핑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유이다. 시진핑을 친구로 삼고 중국 공산당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모순으로 보이지만, 이게 바로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을 구분하는 트럼프의 인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구분은 아주 의미심장하다. 분명한 것은 중국 공산당이 멸망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곧 다가올 현실이다. 중국 공산당을 포기하고 원래의 중국을 회복하는 것은 모든 중국인들의 현명한 선택이다. 트럼프가 ‘중국 공산당’과 ‘중국’,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을 ‘구분’하는 것은 정곡을 찔러 사람들을 각성시키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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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지난해 4월 26일 연례 보고서를 발표해 중국을 ‘종교의 자유침해 특별 관심대상국’에 재지정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2016년에 위구르 무슬림, 티베트불교 및 천주교 신자 등 종교인, 파룬궁 수련인, 장톈융을 포함한 인권변호사‧인권활동가를 지속해서 탄압하고 있다고 명백히 밝혔다. 특히 전년 보고서에 이어 파룬궁 수련자에게 자행하는 강제 장기적출 문제를 또 언급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파룬궁을 탄압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파룬궁 수련자가 잔혹한 학대를 받고 있으며, 일부는 노동교양소나 감옥에 수감돼 강제로 정신을 피폐하게 하는 약물을 주입당하고 의문의 의학실험에 이용됐으며 성폭행‧고문 심지어 강제 장기적출을 당했다고 말했다. 또 베이징 파룬따파(法輪大法) 연구회 회원이었던 왕즈원(王治文)과 2015년 미스 캐나다인 아나스타샤 린(Anastasia Lin) 등 불법 탄압을 받은 구체적인 사례도 공개했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는 지난해 4월에 있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권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회담 이후 양국은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 문제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중국의 파룬궁 탄압 중에서도 특히 ‘전대미문의 죄악’이라 불리는 강제 장기적출에 관한 상세 정보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12년 미국 메릴랜드 주 공화당 경선에서 “미국은 상당히 심각하고 중요한 장기적출 문제에 직면해 강력한 입장을 취하고 그로써 미국의 기본 가치관을 지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우리의 가치와 원칙을 지킨다면 베이징 당국은 우리에게 더 존경을 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은 과거에 국익 때문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사실상 파렴치한 중국의 만행을 공개적으로 방임한 꼴이 됐다. 볼튼 보좌관은 “미국의 대통령은 큰 책임과 힘을 가진 만큼 미국인의 관심사를 보호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의 견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발언했던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년간 줄곧 중국의 인권박해에 신호를 보내면서 일련의 행동을 취했다. 인권 탄압의 책임을 묻는 미국 앞에 중국은 과거와 같이 후안무치한 태도로 회피할지, 다른 변화를 보일지 주목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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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가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베이징을 압박하는 가운데 중국 인권 문제에서도 칼을 뽑아 들었다. ‘미국의 소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푸시츄(傅希秋) 미국 대중지원협회 의장이 미 국가안전위원회 고위관계자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당시 자리에는 중국에서 옥살이 중인 인권활동가 장하이타오(張海濤)의 아내 리아이제(李愛傑)도 참석했다. 푸 의장은 장하이타오를 포함한 인권활동가의 석방을 위해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압박해줄 것을 호소했으며 국가안전위원회 관계자는 그에게 ‘미‧중 관계가 전략적으로 중대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이는 중국이 직면한 종교적 자유와 인권, 법치주의와 같은 문제에서 미국이 과거에 취했던 유약한 태도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푸 의장도 “미 정부가 전보다 더욱 큰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적어도 이전의 나약한 태도에서 달라지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로 이해했다”라고 전했다. 또 “중국의 인권 실태가 악화한 것에 트럼프 행정부는 매우 큰 반응을 보일 것”이며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도 앞으로 중국의 인권 문제와 종교의 자유 침해를 중요한 의제로 다루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같은 날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에서 체포된 왕취안장(王全璋) 인권변호사의 아내 리원주(李文足)를 응원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리의 용기는 우리를 격려한다. 중국은 재판 없이 독단적 판단으로 왕 변호사를 1000일 가까이 구속하고 있다”면서 “왕취안장‧장톈융(江天勇)‧위원성(餘文生) 변호사처럼 일명 ‘709 사건’(2015년 7월 9일 중공이 중국의 인권변호사들을 대거 구속한 사건) 때 붙잡힌 모든 사람을 석방하라”라며 중국에 촉구했다. 그는 또 미 국무부 민주·인권·노동자 사무국의 트윗도 리트윗했다. ‘여성과 역사의 달’, ‘인권 영웅’의 해시태그가 달린 해당 트윗에는 리의 사진과 함께 “리가 남편 왕 변호사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왕 변호사는 2015년 중국에서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의 변호를 맡다 감옥에 수감됐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나워트 대변인의 활동은 결코 사적인 행위로 볼 수 없다. 이는 나워트 대변인이 미 정부를 대신해 대외적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며 미 정부가 인권 변호사와 파룬궁 수련자를 포함한 중국의 인권탄압에 주목하고 있다고 봐야 옳다. 이런 메시지는 상기한 푸 의장의 해석과도 직결되는데, 트럼프 정부가 인권 분야에서 만행을 저지르는 중공에 본격적으로 대항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한 뒤 인권 탄압에서 줄곧 강경한 태도와 행동을 취해왔다. 이로 볼 때 그가 중공의 만행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한 결정은 이미 예상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12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엄중한 인권침해 사범 및 부패 사범 13명에게 처벌을 명했다. 여기에는 베이징 공안분국장을 지냈던 가오옌(高岩) 현 베이징 경찰학원당위 서기가 있었다. 그는 차오순리(曹順利) 인권 활동가를 박해치사한 혐의로 명단에 포함됐다. 가오 서기처럼 명단에 오른 이들은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고 금전 거래를 할 수 없으며 미국비자 신청자격이 취소됨과 동시에 이미 발급된 비자마저 무효 처리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2일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이미 밝혔던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신에서 ‘마그니츠키 법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마그니츠키 법안은 러시아 정부의 비리를 폭로한 세르게이 마그니츠키(Sergei Magnitsky) 변호사가 2009년에 감옥에서 교도관의 폭행으로 사망한 것을 기려 만든 법으로, 인권 침해나 부패에 연루된 자에게 미국 입국을 불허하거나 자산을 동결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담고 있다. 그는 대선 기간에 경제적 이익을 미끼로 인권을 무력화하는 중국의 일관된 수법을 더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바로 해당 법안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함으로써 강력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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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판 에포크타임스 최신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 채널을 통해 입수한 소식을 근거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본지 대기원을 매일 읽는다고 밝혔다. 최근 캘리포니아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한 공화당 폴 테일러(Paul Taylor) 후보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부터 대통령이 매일 대기원을 읽는다고 들었음을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매체들과 비교해 에포크타임스는 진실되고 정확한 매체라고 생각하며, 대기원을 가장 신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베이징 고위층, 수많은 중국인과 미국 주류 사회에 있어 상당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대기원의 배경, 취지, 그리고 올곧은 '反중국공산당' 입장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트럼프가 매일 대기원을 구독하며, 대기원이 그의 신임을 얻는 매체라는 사실은 큰 의미가 있다. 대기원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의 발자취와 배경에 대해 항상 진실되게 보도하고 분석했다. 또한 대기원의 중국 정국에 대한 파악과 해석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 중국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자료의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하게 내건 '反공산주의'적 입장 또한 대기원의 보도 방향과 상당 부분 부합한다. 분명히 트럼프의 심중을 짐작하지 못하고 있을 베이징 고위층은 이에 대해 더욱 골치아파할 것이다. 대기원, NTDTV 등 독립매체들은 항상 중국 공산당에 있어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매체들이 다루는 진실된 정보를 통해 공산당의 가면이 벗겨지고, 더 많은 중국인들이 중국 공산당의 참 모습을 확실히 알게 되며 공산당을 탈퇴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어쩌면 수많은 중국인들은 중국 공산당의 눈엣가시인 이러한 매체들을 베이징 고위층들이 쳐다 볼 리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필자가 이전에 만난 해외 주재 중국 전 외교관이 바로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가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실상은 그와 정반대였다. 약 7, 8년 전, 필자는 친구가 보내온 ‘내참’(內參, 관영 신화통신 내부에서 발행하는 기밀문건, 고위층의 중요한 정치정보 문건) 몇 부를 엿볼 기회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에서 제작한 것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내참’에서 선별한 다수 글들이 바로 당국의 검열을 받고 있는 대기원과 NTD 자료였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사설과 평론이었으며 내용은 고위층의 부패, <9평공산당> 등이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화제는 중국 대륙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중국 매체에서 내참에는 기밀 등급이 있어 해당 계급의 관료들에게만 열람 권한이 주어진다. '절대기밀' 등급의 내참은 중앙 부(部) 및 위원회 간부들도 들여다보지 못한다. 일부 ‘내참’은 기밀 기한이 반년인데 처장급이면 볼 수 있다. 내참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진실도, 민감도, 심도가 모두 공개보도를 크게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다년간 공산당 중앙에서 성(省)급 매체, 중앙 및 국가기관에 이르기까지 모두 내참을 만들었다. 다수 고위간부들에게 있어 하루 업무는 내참 읽기와 함께 시작한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에는 더욱 그러했다. 즉, 정치국 위원과 성 부급 관원 등에게 제공되는 내참의 내용은 진실을 그대로 반영하며, 관영매체에서 보도하는 허위 사실과 크게 다르다. 내용이 민감하고 깊이가 있기에 일반인들이 알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관되게 우민 선전정책을 실행해온 고위층 스스로는 실상에 상응하는 정책결정을 위해 국내외 정황의 진실을 알 필요가 있었으며, 과장이나 검열이 없는 자료들을 대량으로 필요로 했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이 유일하게 침투하지 못했으며,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는 해외 매체 대기원과 NTD의 글들은 다수가 내부 참고지 내용으로 반영될 수 있었다. 이는 대기원과 NTD 내용의 진실성과 신뢰도를 증명해준다. 이러한 내참을 접할 수 있는 고위층은 공산당에 대한 해외의 비판, 특히 파룬궁이 폭로한 박해의 진상과 공산당의 사악한 역사에 대해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필자가 획득한 정보에 의하면 후진타오 및 원자바오 집권시기, 몇 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은 매일 출근 직후 한 시간 동안 웹서핑을 했으며, 이 시간 동안 업무실 문을 굳게 잠그고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들이 대체 무엇을 읽고 있었는지 외부인들은 알지 못하나, 대략적으로 추측을 할 수 있다. 먼저 그들이 열람한 것은 중국 본토 사이트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은 관영 매체의 글들이 거짓되고(假), 과장되며(大), 허황된(空) 글들임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고위층은 중국의 사회 정황의 진실을 알리는 내참에 접근할 수 있기에 그들은 일반인을 호도하기 위해 쓰인 뉴스를 읽을만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다. 또한 그들이 읽은 것은 영문 사이트가 아니었을 것이며, 해외의 중문 매체였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 중문 매체는 대략 세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친 중국 공산당 성향이거나 간접적으로 공산당의 통제나 지원을 받는 사이트이다. 홍콩의 봉황망(鳳凰網), 미국의 중문망(中文網) 등이 있다. 둘째는 서방 매체에서 운영하는 중문판 사이트로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영국 BBC 중문망(中文網) 등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는 해외 독립 중문 매체로, 대기원, NTDTV 등이 있다. 첫번째 경우는 전술한 이유로 인해 고위 관료들이 열람할 가능성이 적다. 두번째 경우는 보도의 깊이와 범위, 공산당에 대한 비평 정도에 있어 첫번째 경우를 초월하지만, 파룬궁 박해, 중국인 인권 보호 등 공산당의 신경을 건드릴 만한 민감한 문제에 있어서는 말을 아낀다. 따라서 고위 관료들이 가장 주시하며 장시간 열람하는 문서는 해외 독립 중문매체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이들 매체에서 자신에 대해 내리는 평가, 그리고 중국 정국의 향방에 대한 보도와 분석에 가장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시진핑 정권에 이르러서는 이미 전문적으로 대기원과 NTD 보도를 수집해 정기적으로 중난하이에 브리핑을 하는 인력이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세심히 관찰해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중국 본토 관영매체들이 특정 보도를 통해 대기원, 신당인의 글에 대해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기원, NTD에서 막 보도한 뉴스에 대해 베이징이 바로 응답하는 방식이다. 대기원 사이트의 몇몇 글 밑에는 중국 당국을 대변하는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즉, 대기원과 NTD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매일 대기원을 읽는 트럼프 대통령 뿐만 아니라 베이징 고위층도 대기원, NTD의 숨겨진 독자라는 결론을 어렵지 않게 도출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 공산당의 정국, 공산당의 미래와 결말, 자신의 운명을 주시하는 베이징 고위층이 대기원·NTD를 읽은 후, 특히 그중에서 특정 글들을 읽은 후, 이 역사적인 전환점에서 과감히 중국 공산당을 버리고 새로운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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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 양도 압박’과 ‘지적재산권 탈취’ 등 불공정 무역 행위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 사항을 발표했다. 미국에 수출되고 있는 500억 달러(한화 약 53조 3900억 원) 규모의 중국 상품을 겨냥하여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지시가 공개된 직후 베이징(北京)은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1000억 달러(한화 약 106조 7800억 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포했으며, 이에 베이징은 ‘전격 반격’의 뜻을 내비쳤다. 양국 간의 무역전쟁에 관한 분석은 이미 여러 차례 개진된 바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중국 GDP의 4%였던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미국 GDP의 0.7%에 불과했다. 중미 간 무역 전쟁이 촉발된다면 중국이 받는 경제적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미 간 분쟁이 ‘입씨름’에만 머물고 아직 실제 사태로 번지지 않았음에도 중국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으며, 중국 내 미국산 대두 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쑨리핑(孫立平) 칭화대 교수는 중미 관계가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 “‘미국과 끝까지 대결하겠다’고 외치는 고위 관료, 어용 문인, 언론의 경고는 결국 ‘중국은 미국에 대항할 능력이 없다’, ‘무역 전쟁은 미국에 ‘타격’의 문제지만 중국에는 ‘생존’의 문제’라는 표현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베이징이 보여준 반응을 분석해보면,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고위 관료들은 승산 없는 도박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인민의 이익이 희생될 것은 필연적이다. 중미 무역전쟁이 진행됨에 따라 중국의 입장이 곤란해졌지만, 필자는 중국의 숨통을 더 옥죄고 있는 문제는 취임 후 약 1년 동안 서방 세계를 설득해 중국을 경계하도록 유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세계가 점차 중공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및 이민과 관련한 장벽을 높이고, 이와 더불어 ‘대만 여행법’에 서명하는 등 일련의 강성 조치를 강행한 이후, 호주 총리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향한 중공의 침투에 대해 “호주 국민은 일어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며 간섭 방해와 관련한 신규 법안을 제정했다. 뉴질랜드는 중국인의 투자 이민 신청의 거부율을 높이며 서방 세계의 움직임에 동참했다. 또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지나치게 중국 친화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중공은 서방 세계가 주도해온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밖에도 테레사 메이 영국 수상은 베이징 방문 당시 ‘일대일로’ MOU 각서 서명을 거부했다. 중공의 최대 위협 요인인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 국가 및 우방국들과의 담판을 통해 세력을 결집시키고 있으며, 경제, 정치를 포함한 다양한 방면에서 중공의 도전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3월 26일 미국 정부가 중공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EU와 일본도 미국의 제소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국가들은 중미 분쟁 절차에서 중국 측이 ‘중대한 무역 이익’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소 다로(麻生太郎) 일본 재무장관은 “지적재산권 집행 방법과 관련해 미국의 생각에 동의하며, 미국과 함께 자유 무역 체계를 수호하겠다”고 선언했다. 2016년 말 EU와 일본은 “중국의 시장 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2. 얼마 전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자유무역협정’(이하 NAFTA) 변경 문제를 우호적으로 협상하길 바라며, NAFTA에 중대한 발전이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NAFTA 협상을 위해 매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일부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일본 수상은 4월 각각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세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서방 자유무역 수호 문제를 토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높은 차원에서 현재의 중미 관계에 대응하기 위해 뜻을 모을 예정이다. 4. 오스트레일리아,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 11개국은 지난달 중국을 배제한 채 보다 선진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하 CPTPP)에 공동으로 서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동의할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된다면 CPTPP 재가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5. 트럼프 대통령은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의 우호적 무역 파트너”라고 말하며 4월 중순 콜롬비아를 방문하고, 이후 페루에서 열리는 미대륙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목적은 라틴 아메리카에 침투한 중공의 경제적 영향력을 제거하기 위함일 것으로 추정된다. 6. 미국 항공모함 칼 빈슨호가 3월 베트남에 도착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베트남 방문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미국은 자국의 해군력이 해당 지역에 주둔한다는 사실을 과시하며, 인근 국가에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지역을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둘째, 베트남은 미군의 남중국해 주둔을 지지하며, 미군의 존재가 해당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7. 지난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 멕시코,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한국, EU 등 미국의 우방국들이 모두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관세 부과의 일시적 면제를 선언했는데, 이는 전통적 우방국들을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두면서 중공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미국은 또한 철강과 알루미늄 과세면제 대상에서 중국이 유일하게 제외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독일 언론은 3월 연이어 평론을 내놓았는데, 주된 관점은 “유럽과 미국이 서로 대립해서는 안 된다” “유럽은 미국과 함께 중공의 불공정 무역 수법에 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은 ‘워싱턴과 함께 투쟁하자’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WTO는 더 이상 자유 무역을 효과적으로 감독하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서 줄곧 기존의 규칙을 파괴하는 행보를 일삼았다. 베이징의 국가 자본주의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해외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누리고 있는 것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게 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은 최근 로봇 제조사인 쿠카(KUKA) 등의 서방 기업을 인수했다. 따라서 유럽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최대한 피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등한 대우를 요구해야 한다. 독일 언론 ‘한델스블랏(Handelsblatt)’은 ‘무역마찰 앞에서 유럽은 선택해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분석은 틀리지 않았다. 베이징은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실제로 바뀐 것은 거의 없다” “EU는 중국에 동등한 기회를 요구해왔다. 중국이 자국 내 외국 기업에 대한 처우를 바꾸지 않는다면, 유럽도 유럽 내 중국 자본 기업에 대한 제한을 설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캐나다 언론 ‘글로벌 메일(The Globe and Mail)’에 게재된 평론은 “보복을 택하는 방식은 WTO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벗어난 행위다” “전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행보는 세계 무역 체계의 핵심 기관인 WTO를 무시하는 행태”라며 중국을 비판했다. 서방 언론의 논조는 중공에 대한 서방 세계의 시각을 반영한다. 세계 무역 규범 위반, 타국 기술의 절도, 지적재산권 침해 등의 행위가 이뤄진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공이 어떻게 변명하건 그것은 자국민에 대한 기만에 불과하다. 많은 중국인이 미국 등 서방 국가가 추진한 강경책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의 발전이 억압받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중공’과 같은 개념이 아니며, 중국인을 해하고 있는 중공의 궐기는 결코 세계의 복음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의 연구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경제력이 성장함에 따라 중공은 경제적, 정치적 측면에서 세계로 침투해 영향력을 키워왔다. 중공이 외치는 ‘글로벌화’의 이면에는 세계 질서를 바꾸려는 야심이 숨어 있다. 그러나 중공의 야심은 세계 경제와 융합할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세계 경제를 분열시키고 있다. 중공은 세계 질서와 중국 경제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아닌 새로운 경제 구역의 신설을 꾀하고 있다. 스스로 규칙과 제도, 무역 모델을 만들어 세계를 조종하고, 이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경제적 제도를 퍼뜨리기 위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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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017년 말 모든 세관과 항구의 출입국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테스트를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중국어 언론들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번 시스템 재정비는 여러 방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데이터베이스와 방화벽이 전면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그 목적에 대해서는 ‘부패 관료와 주요 부호들이 해외로 도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중난하이(中南海) 내부 회의에서 ‘문제가 있는’ 관료와 부호들의 출국 금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출입국 관리 시스템의 전면 업그레이드는 19차 당대회 이후 전국 각 세관과 항구에서 전격 실시됐으며, 수십 차례의 모의 해킹과 내부 테스트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자는 “모든 소프트웨어 기술 및 상품, 관련 설비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것이며, 국가안보와 군부 등 각 부처가 전 과정을 감독 통제 하에 생산, 설치, 테스트돼 해커의 악성 공격에 대비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시스템의 허점이 있었던 과거와 달리 2018년부터는 ‘문제’가 있는 관리와 부호들이 중국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 블랙리스트 명단이 모든 세관과 출입국 항구에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베이징 출입국 관리 시스템은 전국 세관과 항구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백여 명을 즉시 ‘차단’했으며, 그에 상응하는 ‘국경 통제’ 조치를 취했다. 이는 해당 시스템이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진핑은 2012년 집권 후 5년간 줄곧 반부패 운동을 벌이면서 수많은 부패관료를 낙마시켰으며, 그 중 대다수는 장쩌민(江澤民)파였다. 동시에 장파 관료와 결탁한 각계 부호, 기업가들, 특히 금융계 거물들을 겨냥해 감시와 통제, 경고 및 처벌의 강도를 더해왔다. 샤오젠화(肖建華) 밍톈(明天)그룹 회장,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安邦)그룹 회장 등이 조사를 받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가운데 몇몇 부패 관료와 부호들은 조사를 피하기 위해 해외 도피를 선택했고 이 과정에서 대량의 자금이 해외로 유출했다. 2017년 3월 홍콩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공안부, 중앙조직부가 하달한 통지에는 이미 퇴직한 성부군(省部軍)급 이상 관료의 가족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관료 가족 1만 2500여 명이 출국 제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수치는 과거에 밝혀졌던 것보다 많았는데,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서기가 고위층 관료를 대상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 매체가 밝혀낸 사실에 따르면, 왕치산이 장악했던 중앙기율위는 2016년 중앙조직부, 중앙정법위와 함께 ‘당정군, 국가기관 부처의 고위급 간부 가족, 친족의 출입국에 대한 규정’ 통지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출입국이 제한된 인원수는 1570여 명이며, 이중 퇴직한 고위층 관료가 1150여 명, 국가급(國級) 및 부국급(副国级) 관료가 159명이었다. 이 명단에는 장쩌민, 쩡칭훙(曾慶紅), 리장춘(李長春), 자칭린(賈慶林), 허궈창(賀國強), 우관정(吳官正), 류윈산(劉雲山), 장가오리(張高麗) 등 총 53명의 직속 친족, 22명의 친족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출국 제한된 인물들은 60일 이내에 소지한 여권, 국적 및 보유 자금, 재산, 은행 계좌 등을 서면 보고해야 했다. 출입국이 통제된 부호와 기업가들의 숫자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인터넷에는 확인되지 않은 숫자가 확산되고 있는데 기업계, 거물, 유명 인사들만 1만 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실제 숫자와 차이가 있을지라도 부호와 기업가들이 통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출입국이 제한된 이들, 부호, 고위 관료 및 그 가족, 친척들 중 중국을 떠나려는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2018년 1월 1일 이후에는 ‘날개를 단다 해도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남아 있는 이들은 이제 가슴 졸이며 조사를 받는 날만 기다리게 됐다. 하지만 해당 보도에 따르면 국경 통제 시스템의 핵심인 블랙리스트에 문제 관료, 부호 및 사회 저명인사 외에도 반체제인사와 '상팡'(上訪·하급기관 민원처리에 불복해 상급기관에 직접 민원을 내는 행위) 민중들도 포함돼 있어 민중들의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관료와 부호들의 출입국 통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반체제 인사와 상팡 민중들까지 통제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중국에서 반체제 인사에 대한 통제는 예전부터 있어 왔다. 중국 세관 외에도 해외 각 중국 영사관 등에 이러한 블랙리스트가 존재해 온 것이다. 이 때문에 과거 파룬궁(法輪功), 강제장기적출, 쓰촨(四川) 지진, 티베트 및 신장(新疆) 문제, 중국인권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판했던 외국인들은 중국 비자를 취득할 수 없다. 만약 누군가 이와 관련해 이유를 묻는다면, 중국 영사관 직원은 ‘당신 자신이 알고 있지 않는가’라고 답할 것이다. 어떠한 문제에 대해 의혹과 비판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는 경우는 북한 등 일부 독재 국가를 제외하고는 중국이 유일하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 역시 북한 정권과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득의양양한 체하지만 속으로는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국경 통제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반체제인사, 상팡 민중들에 대한 감독 통제까지 강화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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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UN이 북한에 대해 가장 엄격한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 후 12월 26일 조선일보가 미국 재정부의 소식과 위성사진을 인용해 중국과 북한 선박이 해상에서 불법거래를 하고 있으며 10월부터 중국 선박이 북한 선박에게 30여 차례 원유를 공급 했다고 지적했다. 사실 일본 언론도 이미 이 현상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곧 바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대문자로 ‘현행범으로 딱 걸렸다(Caught RED)’며 ‘아주 실망스럽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면 북한문제에 대한 우호적인 해결방법은 영원히 찾을 수 없을 것이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해외언론 보도와 트럼프의 입장에 대해 중국 공산당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이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다”라며 “보도에서 언급된 올해 10월 19일 중국 선박의 북한 선박에 대한 원유공급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관련 선박은 올해 8월 이후 중국의 항구에 정박한 적이 없고, 중국 항구를 출입한 기록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선박이 다른 국가의 항구에 갔었는지는 우리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두 가지 의문을 낳았다. 첫 번째 의문점은 중국 공산당 고위층에서 한반도 핵무기 보유 금지를 재차 표명하고 미국과 UN의 제재결의안에 동의한 상황에서 왜 위험을 무릎쓰고 더 안전한 단둥의 송유관이 아닌 공해에서 선박으로 북한에게 원유를 공급했냐는 것이다. 알다시피 석유는 북한의 가장 큰 약점이다. 석유가 없으면 자동차, 플라스틱, 화학공업도 없으며 비행기, 화물선, 탱크, 군함, 공장은 물론 김정은이 내세우는 핵실험도 없었을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석유 수입량 80%는 중국에서 오며 무려 11km거리의 송유라인을 통해 수송된다. 이는 중국과 북한 사이의 유일한 송유관으로 1975년에 지어졌다. 단둥시 전안(振安)구 로우팡(樓房)진 싱광(星光)촌 진산만(金山灣)의 유류 창고에서 시작해 압록강을 지나 북한 신의주 유류창고로 이어지는 이 송유관은 전체 길이가 30.3km에 달한다. 원유가 북한 유류창고에 도착하면 다시 약 1km의 관을 따라 봉화정유공장으로 보내진 후 가공과정을 거치게 된다. 원유수송에 대한 책임은 중국석유 천연가스그룹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산하의 ‘중조우의송유회사’가 맡고 있으며 석유는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유전(大慶油田)에서 공급한다. 북한과 거래를 했던 단둥의 한 사업자는 “만약 중국이 원유공급을 중단하게 되면 북한의 탱크는 바로 멈춰 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최대 석유 수출국인 중국의 협조를 통해 원유공급을 중단시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북한엔 두 개의 정유공장이 있다. 하나는 러시아와 북한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선경제특구의 승리정유공장이고, 다른 하나는 단둥과 가까운 평안북도 피현군의 봉화정유공장이다. 승리정유공장이 생산을 중단한 것은 둘째 치더라도 해상으로 원유를 수송하고 다시 육지를 통해 정유공장으로 운송하는 것은 아주 번거로운 일이다. 만약 중국 고위층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량을 유지하길 원한다면 가장 편한 방법은 위성에 발견될 수 있는 공해가 아니라 송유관을 통한 거래이다. 공해상의 거래는 불편할 뿐만 아니라 노출 시 자신의 뺨을 치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할 때 베이징 고위층의 체면은커녕 중국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았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마치 시진핑에게 도전하는 듯 했다. 만약 중국이 김정은의 행보를 두고 가만히 내버려 둔다면 공산당의 체면이 설 수 있을까? 이 또한 베이징 당국이 UN 제재 결의안에 동의하고 트럼프의 북한문제에 대한 물리적 해결을 묵인하는 이유이자 외교부가 사실을 부인하는 이유이다. 다시 말해 공해상에서 북한선박에 대한 원유 공급은 고위층의 뜻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만약 고위층의 뜻이 아니라면 북한에게 원유를 공급한 중국 선박은 어디서 온 것일까? 배후의 조종자는 또 누구일까? 이것이 바로 두 번째 의문점이다. 확실한 것은 이 배후의 조종자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과 보통 이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엄청난 자금과 석유공급 채널을 갖고 있다. 첫 번째 가능성은 해당 중국 선박이 북한과 장기적인 거래를 하고 있는 회사일 경우 회사의 배후가 정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배후 조종자는 쉬운 상대가 아닐 수밖에 없다. 이전의 많은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으로 인해 낙마 또는 아직 낙마되지 않은 저우융캉(周永康), 쩡칭홍(曾慶紅), 류윈산(劉雲山) 등 장쩌민 세력은 모두 북한 김씨 정권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들은 북한 방문 당시 모두 특별대접을 받았다. 게다가 시진핑이 반부패 운동을 진행하는 동안 발생한 북한관련 사건의 배후에는 장쩌민 세력이 있었다. 따라서 시진핑이 트럼프와 원유수송 제한을 통해 김정은을 제재하기로 합의한 후 장쩌민 세력이 막대한 해외 자금을 들여 북한과 거래를 해온 회사를 통해 에너지자원을 북한에게 수출했다고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 경로가 공해상의 유조선이었다는 점도 이와 맞아 떨어진다. 또 다른 가능성도 이와 비슷하다. 장쩌민 세력이 일부 선박을 임대하고 석유생산국으로부터 원유를 사들여 북한에게 운송했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북한의 급한 불도 끌 수 있고 중공이 ‘울며 겨자를 먹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추측이 사실이라면 고위층이 줄곧 직면해온 내부에서 훼방 놓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그 근원은 ‘적의 요충지를 곧바로 공격’하겠다는 계획이 여전히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결단하여야 할 때에 결단을 내리지 않아 오히려 난을 당한 셈(當斷不斷,反受其亂)’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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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국 위생부 부장이자 장기이식 연구센터 주요 책임자였던 황제푸(黃潔夫) 현 인체장기기증 및 이식위원회 주임은 중국 내외 장기이식계에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중산의과대학(中山醫科大學) 부속 제1병원에서 간담(肝膽)외과 주임과 부원장 및 원장, 중산의과대학 학장 겸 당서기를 역임했고 간장 이식과 간담 악성 종양 외과학 치료를 연구했다. 2001년 11월 위생부 부부장을 거쳐 2005년 7월 중앙보건국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중앙보건위원회 전문가 팀과 중앙보건회 회진 전문가를 총괄하고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의료 보건을 책임졌다. 황제푸의 전임자인 우제핑(吳階平)은 비뇨기과 의사다. 그는 1960년부터 생체 장기로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했는데, 이것은 중국 당‧정‧군 고위 간부의 건강을 유지하는 하나의 관례가 됐다. 장기이식 주요 책임자 배후의 고위층 노인 질환은 심혈관 등 만성병이 많기에 내과의사 분야지만 실제 공산당 고위 간부들의 건강을 담당한 것은 비뇨기과와 간이식 외과였다. 그 자체가 의료 상식에 어긋나고 고위 관료들 역시 그 배후의 비밀을 뻔히 알고 있다. 황제푸 배후에 얼마나 많은 관료의 지지가 있었는지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중국 공산당이 파룬궁 수련자를 대상으로 강제 장기적출을 시행한 정황이 드러났을 때, 국제사회의 질책에 대응하는 최적 인물로 황제푸가 나선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최근 몇 년 간 황제푸는 공개 석상에서, 중국이 사형수의 장기는 사용하지만 파룬궁 수련자의 장기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2009년 9월, “중국은 장기이식 누적 횟수가 이미 10만 건을 넘으며, 미국 다음으로 규모가 큰 장기이식 대국”이라면서 “우리나라가 실시하는 연간 이식 수술은 이미 1만 건을 넘었다. 그 중 가장 많은 신장 이식은 누적 8만 6800건이고 지금도 매년 6000건 정도 이뤄지고 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장기 공급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2005년 9월, 황제푸는 뤄간(羅幹) 당시 정법위 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중앙 대표단에 참가해 신장(新疆)의 46세 간암 환자를 수술했다. 수술에 필요한 비축 장기가 필요하자 24시간 내에 환자에게 맞는 장기 2개를 확보해 의학계 세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고위층 잇따라 '웨이고(威高, WEGO)그룹' 참관 19차 당대회 전, 산둥성에 소재한 기업 '웨이고(威高, WEGO)그룹'의 천쉐리(陳學利) 회장이 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공산당 고위 관리들은 지난 10여 년간 웨이고 그룹을 시찰했는데, 그중에는 우관정(吳官正), 우방궈(吳邦國), 뤄간(羅幹), 리펑(李鵬), 류윈산(劉雲山), 왕러취안(王樂泉), 보시라이(薄熙來), 장가오리(張高麗), 후이량위(回良玉) 등이 있었다. 2003년 8월, 뤄간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중앙 정법위 서기가 웨이고를 시찰했고 2004년 8월 10일에는 보시라이 당시 상무부 부장이 찾았으며 2005년 5월에 당시 신장 1인자였던 왕러취안도 자치구 당정 시찰단을 끌고 시찰했다. 같은 해 7월 6일에는 우방궈 당시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전국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2007년 9월에는 후이량위 국무원 부총리도 웨이고를 찾았다. 2013년 11월 류윈산 역시 조사한다는 명분으로 웨이고를 찾았다. 무엇 때문에 중국 고위층들은 웨이고를 이처럼 중요하게 생각했을까? 여기에는 웨이고의 제품 중에 혈액투석이나 장기이식으로 생기는 거부 반응에 사용되는 면역흡착제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제품은 웨이고 그룹이 중국과학원 다롄화물(大連化物)과 합작해 2005년에 개발한 것으로, 이전에는 독일 의료 서비스 전문 업체 '프레제니우스(Freseniu)가' 독점하고 있었다. 웨이고 그룹이 장기이식에 깊게 관여했다는 증거 하나는 2016년 6월, 웨이고 그룹과 홍기회(紅基會)가 공동으로 박애기금(博愛基金)을 설립했을 때 중국 장기이식 발전 기금회 대표 이사 황제푸를 포함한 여러 고위관리와 장기이식 의사들이 창립식에 참가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 2007년 12월 세계 500대 기업 중 하나인 미국 '메드트로닉(Medtronic)'과 협약을 체결해 전략 합작 파트너가 된 점도 홀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두 기업이 설립한 합자회사의 지분 51%는 메드트로닉 소유였다. 메드트로닉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의료 과학기술 기업으로, 주로 만성 질병 환자에게 평생 치료 방안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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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의 장기를 강제 적출한 만행이 국제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폭로되고 있고, 황제푸(黃潔夫) 전(前) 중국 위생부장은 2015년부터 사형수의 장기 적출을 전면 금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도 중국의 실제 장기 이식 건수는 발표된 장기 기증수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이런 장기 출처에 관한 의혹 제기에도, 중국 당국은 여전히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중국의 장기이식 산업은 공산당 정권 수립 시기부터 시작됐다. 최초의 이식 전문의는 공산당 고위층에게 각종 건강 보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특권을 누렸는데, 그중에는 고위층의 '부실한' 장기를 '신선한' 장기로 교체해주는 기술이 성행했기 때문에 특히 군에서 장기 이식술이 발전했다. 중국 공산당은 군의관을 이용해 민간 병원에까지 장기 이식 교육과 보급을 추진하여 특유의 장기이식 체계를 만들었다. 문화대혁명 전후 장기이식 사례는 공개된 경우가 매우 적었으나, 일부 노출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1977년 10월 301병원 비뇨기 외과 의사였던 리옌탕(李炎唐)은 신장 이식 수술을 진행했을 당시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신장을 적출했다. 신장 적출 전문 차량은 경찰차가 길을 터주고 통신부대의 도움을 받아 적출 지점에서 수술실까지 장기를 직접 운반했다고 한다. 적출한 간이 사용 가능하면 즉시 수술을 통보하고, 환자는 수술 준비를 하는 등 일련의 과정은 철두철미했다. 1978년에는 초등학교 교사였던 중하이위안(鐘海源) 씨가 신장을 적출당해 고위간부의 자제에게 이식됐다. 이처럼 문화대혁명 때부터 군대 시스템을 이용해 장기 이식이 진행하는, 특히 생체(살아있는 사람) 장기를 사용해 장기이식의 품질을 높이는 방식이 중국에서 진행한 장기이식의 특징이다. 공산당의 이러한 비윤리적인 장기이식 행위는 악행의 핵심이며, 그 배후에 가려진 흑막은 상상을 초월한다. 수많은 고위 관료들이 장기이식 전문가와 '신상품'을 총애한다는 사실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중국 고위관료, 이식 전문가와 수차례 접견 올해 95세를 맞은, 해군병원 부속 동방간담외과병원(東方肝膽外科醫院) 원장이자 푸젠(福建) 의과대 명예 학장인 우멍차오(吳孟超)는 ‘상하이(上海) 의학발전 종신성과상(終身成就獎)’을 수여받았다.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등 고위 관료가 그를 예방했고 이미 고인이 된 쉬차이허우(徐才厚) 군사위 부주석은 그를 크게 칭찬했으며, 2012년 그의 ‘선진적 사적(先進事跡)’이 크게 선전되기도 했다. 우멍차오는 장쩌민의 건강을 챙겨준 ‘일등 공신’이었다고 전해진다. 중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우멍차오는 국내 최초로 간 외과수술을 집도했고, 세계 최초로 중간엽 종양 절제술을 실시했다. 당시 최대 종양 절제, 최연소 간 수술, 수술 후 생존 기간 최장 등 여러 기록들을 세우며 간암의 기초와 임상 연구에 새 장을 열었으며 ‘중국 간 외과의 아버지’로 불렸다. 2012년 2월 우멍차오는 중국 CCTV가 수여하는 ‘2011 중국인을 감동시킨 인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식 이력에는 ‘간 종양 수술 1만4천여 건을 집도했고 이 중 9300여 건의 간암 절제술 성공률이 98.%에 달한다고 되어 있으며 90세 고령으로 여전히 종양 수술의 일선에서 분투하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그가 말기 간암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한 방법이 ‘간 이식을 통한 병변 간 교체’라는 것은 밝히지 않았다. 혼자서 1만4천여 건을 집도했다는 것도 미심쩍다. 대체 어디서 적합한 간을 구했단 말인가? 그는 전군(全軍) 장기이식회의 수석 고문으로서 몇몇 병원에서 장기이식 경축대회 축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가 장기의 출처를 몰랐을까? 분명 아닐 것이다. 중국 언론은 또한 우멍차오가 장쩌민이 가장 아끼던 의사였으며 최소 4차례 이상 접견한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신기원주간(新紀元周刋)>의 보도에 따르면, 장쩌민은 우멍차오와 매우 특별한 관계였고 의학계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우멍차오가 왔는지 물었다고 한다. 장쩌민이 2011년에 생사가 위태로웠을 때 그의 이식을 집도한 사람도 우멍차오였다. 1999년 7월 장쩌민이 파룬궁을 탄압하고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 적출을 산업화, 군사화한 이후, 우멍차오가 이끄는 동방간담외과 연구소는 장기이식 중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장쩌민이 의도한 장기이식 산업화를 성장시켰고 막대한 이윤까지 남겼다. 그로 인해 그는 장쩌민과 쉬차이허우 부주석에게서 여러 차례 표창과 장려를 받았다. 그는 동방간담외과병원에서 이식술을 집도한 것 외에 푸젠의과대학에 우멍차오 간담병원을 설립했고, 상하이에 우멍차오의학센터, 닝보(寧波)병원에는 상하이 우멍차오의학센터 지부를 설치했다. 이 병원들은 모두 장기이식과 관련이 있다. 그 많은 장기는 대체 어디서 공급됐을까? 중국 고위관료, 장기이식 외과 창시자 크게 칭찬 우멍차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그의 스승이자 중국 장기이식 외과의 주요 창시자인 츄파주(裘法祖)다. 츄파쭈는 뮌헨대학 의과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항일전쟁 후 귀국해 중국 최초의 장기이식 기구인 퉁지(同濟)의과대학 장기이식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정권 수립 후 제자 샤후이성(夏穗生)을 데리고 고위 관료들의 장기 이식을 시행했다. 1993년에 중국과학원 원사에 선출되고 2001년 중국 의학기금회의 ‘의료인 모범 윤리 평생상’을 수상했다. 2004년, 90세 생일을 맞아 당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우관정(吳官正)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인 루융샹(路甬祥) 등이 축전을 보냈고,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후베이(湖北)성 위원회 서기였던 위정성(俞正聲)이 연설 중 성(省) 위원회 및 정부를 대표해 츄파쭈의 생일을 축하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이었던 우제핑(吳階平) 역시 츄파쭈를 크게 칭찬했고, 후베이성 뤄칭취안(羅清泉) 성장은 명예 증서를 수여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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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중국 관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거 10년간 중국에 관한 책을 몇 백 권이나 읽었다. 나는 중국인과 그들의 생각에 대해 잘 이해한다." 그는 자신이 읽었던 책에서 20권의 제목을 나열했으며, 그중 몇 권은 중국에서 금서로 지정된 도서였다. 그의 독서 이력을 보면 그가 정치, 경제, 역사, 사회, 문화, 교육 등 다방면의 지식을 두루 섭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중국 및 중국공산당에 대한 안목만큼은 그가 대외적으로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맨' 이미지로 간단하게 치부할 수 없어 보인다. 그가 읽은 책의 주요 내용이다. 정치 분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자 맥그리거의 저서 <중국 공산당의 비밀(The Party: the secret world of China's communist rulers)>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중국공산당 내부의 여러 관계를 폭로한 책이다. 중국사회와 체제의 각종 모순을 낱낱이 드러내며 '공산당은 하느님과 같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어디든 존재 한다'는 실상을 파헤쳤다. 미국 전 국무장관 키신저의 저서 <중국 이야기(On China)>는 중국공산당에 대해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는 평을 얻는다. 본 저서는 중국공산당 리더들의 성격이나 회담의 세부 내용들을 분석하며 동시에 민주적 가치와 외교 실무 간의 관계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제시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의 피터 나바로 교수의 저서 <슈퍼파워 중국(The Coming China Wars)>에서는 중국이 현재 '일련의 대담한 행동을 보여주며 세계경제 패권을 노리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는 경제 분야에서 중국에 직접적으로 대항하며 필요시에는 군사행위도 활용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원 할퍼 교수의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에서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가장 중대한 도전은 바로 관념 방면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미중간 경제적 상호의존관계는 미국적 가치의 전파력을 약화시킨다. 미국을 선두로 하는 자유주의적 가치는 인권보호, 법치 및 언론 자유 등을 포괄한다. 중국은 더욱 간단하며 더욱 서양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관념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는 바로 "전제주의적 시장경제"라는 기본개념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 브라우티감의 <용의 선물(The Dragon's Gift)>은 중국의 대 아프리카 원조의 진상을 파헤치며 이는 '절대 단순한 한 가지 목표만을 가지고 진행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또한 동시에 '서양 국가들이 중국의 확장에 대해 느끼는 공포와 우려'에 대해 전한다. 인물전기 중국계 영국인 장융(張戎)의 저서 <마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Mao: The Untold Story)>은 '역사를 바꿀'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본 저서는 아마존 도서 논픽션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마오쩌둥의 진상을 파헤치며 그를 폭군의 모습으로 환원한다. 책은 '마오쩌둥의 굳은 시신이 천안문 광장을 떠나지 않는 한 중화 민족은 독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민주운동가 자젠잉(查建英)의 <중국인의 초상: 떠오르는 중국을 움직이는 사람들(弄潮兒, Tide Players)>은 독자들이 '현재 중국 및 중국인들에게 발생하는, 복잡하며 예측불가능하나 계속 꿈틀거리고 있는 역사적 변화'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기 작가 윈체스터의 <중국을 사랑한 남자(The man who loved china)>는 영국 생화학자 조지프 니덤과 그의 중국인 아내 루구이전(魯桂珍)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조지프 니덤은 <중국 과학과 문명사(Science and Civilisation in China)>를 저술한 바 있으며 그의 영향으로 서양에서 중국의 과거 눈부신 문명을 재평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경제 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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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실험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단둥(丹東)의 홍샹(鴻祥)그룹 총재 마샤오훙(馬曉紅)이 조사를 받았으며 이 문제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큰 관심과 이슈가 됐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마샤오훙에 대한)모든 조사는 중국의 최고위층과 긴밀한 관계가 있으며 국가안전위원회,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최고검찰, 공안부, 국가안전부와 공동으로 TF 팀을 만들어 강도 높게 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로 미뤄볼 때 마샤오훙의 안건은 매우 중대하며, 철저히 조사가 이뤄져 사건의 진상이 파헤쳐 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연루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여러 방면에서 폭로한 소식에 따르면 마샤오훙은 북한 고위층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실 이외에도 중국의 4대 정재계 인맥과 연관이 있으며 4대 정재계 인맥은 중국의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고 있어 이를 통해 마샤오홍의 파워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단둥 지역에 폭넓은 공무원 인맥 4대 정재계 인맥 중 첫 번째 인맥은 단둥의 공무원들이다. 마샤오훙이 체포된 후 한국 언론 데일리NK는 소식통을 인용해 마샤오훙이 단둥시의 수십 명의 공무원들을 매수했다고 보도했다. 기자는 해당 공무원이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단둥의 세관 공무원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관 공무원의 도움 없이 마샤오훙이 북한에 비밀 물품을 통관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단둥의 세관장 장다오후(張道虎), 부 세관장 양쉬(楊旭)와 황신항(黃心航)이 분명히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둥의 세관 외에 마샤오훙은 단둥 공안변경방위대, 단둥국가안전국, 단둥세관밀수단속 분국, 단둥출입국검험검역국, 정법위 종합처리판공실, 단둥 군분구, 단둥 국경수비검문소 등도 손을 써 놓았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기관 책임자들도 현재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단둥의 지방 관료들 중 단둥 부시장을 역임했으며 현 단둥 전인대 부주임 후이위보(回育波), 단둥 상무 부시장 순쯔하오(孫誌浩)가 특별히 주목받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단둥시 기업연합회, 기업가 협회 지도자이며 고문위원회의 주임, 부주임의 직위를 맡고 있다. 순쯔하오는 단둥발전개혁, 세금, 인력자원사회보장, 민원, 금융, 통계 등의 업무에 있어 감사, 편제, 회계감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더불어 국경 경제협력지대, 단둥항 그룹 주식회사 연락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권력은 큰 편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교롭게도 마샤오훙은 해당 협회의 부회장인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 정계와 연계된 특징을 과시하기 위해 단둥시 기업연합회 고문위원회 회원기업 리스트에는 단둥의 중량급 부처들이 포함되어 있다. 해당 부처로는 시 경제정보위원회, 시 발전개혁위, 시 주택건설위원회, 시 위원회 선전부, 시 공안국, 시 국토자원국, 시 규획국, 시 환경보호국, 시 안전검사국, 시 교통국, 시 금융판공실, 시 공상국, 시 품질검사국, 시 국세국, 시 지방세국, 시 전력공급회사, 시 민정국을 포함하고 있다. 기관의 고문직이라고는 하지만 고문과 기관은 상호 협력관계에 있다. 필자는 마샤오훙의 안건을 둘러싸고 단둥의 수많은 공무원들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랴오닝성의 성급 관료들 두 번째 인맥은 랴오닝성의 성급 관료들이다. 마샤오훙이 경영하는 사업은 단둥시 시 공무원들이 흔들 수 있는 기업이 아니며 랴오닝성의 성급 공무원과 중앙 고위급 관료가 배후에서 지원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들의 도움이 없이 마샤오훙이 대담하게 김씨 정권의 핵 개발을 돕고 랴오닝성 전인대 대표로 선출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마샤오훙 배후의 성급 관료로는 먼저 랴오닝 전인대 부주임 리펑(李峰)을 꼽을 수 있다. 마샤오훙이 조사를 받는 시기에 리펑 또한 파면됐다. 그는 랴오닝성 공안청 청장, 성정법위원회 서기 등을 역임했으며 항간의 소문에 따르면 북한 김씨 정권이 중국에서 위조지폐, 마약을 유통하는 일을 돕는 저우융캉(周永康)의 중국 내 조력자로 알려졌다. 이 모든 일들로 미뤄볼 때 그와 마샤오훙이 연계되어 있음을 추측하지 않을 수 없으며 홍샹그룹이 북한 정부, 군대와 연계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안, 사법 계통의 지원이 있던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는 바로 현 랴오닝성 민정청장 스광(石光)이다. 그는 2011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단둥시 위원회 부서기, 대리시장을 맡아왔으며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단둥시의 시장을 역임했고 단둥시 기업연합회의 명예회장직을 수행했다. 언론에서도 마샤오훙과 친분이 있음을 공개했다. 이외에도 홍샹그룹과 북한이 합자 형태로 투자한 칠보산 호텔이 선양(沈陽)에 소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놓고 보면 마샤오훙과 랴오닝성의 기타 부처 공무원 및 선양시 공무원들과 연줄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앙 고위 관료 집단 세 번째 인맥은 중앙 고위 관료이다. 북한의 핵 개발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이다. 위키리크스는 중국 고위 관료집단이 북한 핵 개발에 오랫동안 자금조달을 해왔다고 폭로하며 특히 장쩌민(江澤民)의 집권 기간 동안 저우융캉, 쩡칭훙(曾慶紅), 장더장(張德江) 등이 북한 고위층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음을 지목했다. 이로 인해 북한에 민감한 물품을 판매할 경우 중국 고위 관료의 특별한 허용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사실은 마샤오훙의 훙샹그룹이 독자적으로 북한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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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고위간부와 친인척 1,570명에 대한 출국제한 조치가 내려졌다고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번 출국제한 대상자 중에는 장쩌민(江澤民), 쩡칭훙(曾慶紅), 리창춘(李長春), 자칭린(賈慶林), 허궈창(賀國強), 우관정(吳官正), 천즈리(陳至立), 후이량위(回良玉), 왕러취안(王樂泉) 등 퇴직 원로와 류윈산(劉雲山), 장가오리(張高麗) 등 현직 최고위층의 가족이 포함됐다. 홍콩 언론들은 이번에 출국제한 통지를 받은 고위간부와 친인척들은 60일 이내에 여권·재산내역·국적사항 등 관련 서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인사발령도 단행됐다. 지난달 28일 공안부 출입국 관리국장 쩡바이강(鄭百崗)이 물러나고 취윈하이(曲雲海) 부국장이 대신 국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쩡바이강 전 국장은 군 출신 인물로 지난 2010년 국장직에 취임했으며, 저우융캉(周永康·현재 무기징역 복역 중)과 인연을 맺은 인물로 알려졌다. 쩡바이강은 고령이라는 이유로 퇴진했으나, 이번 퇴진이 장쩌민과 계파 인물들에 대한 출국제한 조치 3일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고령만이 이유의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중론이다. 출국제한과 함께 60일이라는 기한 내에 재산내역과 국적사항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한 배경도 주목된다. 그동안 시진핑 진영이 강조해온 “반부패에는 성역이 없다”는 원칙과 관련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에 출국제한조치가 내려진 인물은 대부분 전 현직 고위간부로서 권력을 이용해 부당한 재산을 축적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근 유출된 파나마 페이퍼스를 통해 류윈산의 아들과 며느리, 장가오리의 사위 등이 페이퍼 컴퍼니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장쩌민과 쩡칭훙 일가의 부패에 대한 조사가 시행될 경우, 장쩌민 계파 인물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쩌민 장남 장몐헝(江綿恆)은 지난 1994년 거액을 대출받아 1억 위안으로 평가되는 상하이 연합투자공사를 인수, 중국의 이동통신 산업을 장악했고, 군수·자동차 등 분야에서도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또한 장몐헝은 ‘저우정이(周正毅) 사건’, ‘류진바오(劉金寶) 사건’, ‘왕웨이궁(王維工) 사건’, ‘주가조작 사건’ 등 중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천문학적 규모의 부패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장쩌민의 차남 장몐캉(江綿康) 역시 상하이 부동산 업계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장쩌민 일가가 부정축재한 재산의 규모에 대해서는 중화권 해외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하는 중국어 잡지 ‘차이나 어페어스’에 따르면, 장쩌민이 스위스 은행에 3억5천만 달러의 비밀계좌를 갖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 전 외교부장(장관) 탕자쉬안(唐家璇)을 통해 1990년 기준 1천만 달러 상당의 호화주택을 사들였다. 한 홍콩 언론은 국제결제은행(BIS)이 2002년 중국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20억 달러가 외부로 유출됐음을 적발했는데 이후 중국은행 류진바오(劉金寶) 상하이 지점장이 “장쩌민이 16대 당대회에 앞서 자신의 뒷날을 위해 해외로 빼돌린 돈이었다”고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쩡칭훙 일가의 부정축재도 만만치 않다. 동생 쩡칭화이(曾慶淮)와 자녀 쩡바오바오(曾寶寶)도 상당한 재산을 부당한 방법으로 긁어모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쩡칭훙의 아들 쩡웨이(曾偉)는 호주에 쌓아둔 재산만 10억 호주 달러(한화 8627억 원)에 이른다는 게 중국 정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시진핑 당국은 고위층에 재산내역을 서면으로 제출하라는 요구를 통해 장쩌민 계파의 생명줄을 잡아 죄고 있다. 장쩌민 계파 역시 앉아서만 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국에 파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역사는 천리에 따르고 민심을 떠받드는 이의 편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