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의원들, ‘파룬궁 수련자 구금’ 러시아에 우려 제기

에바 푸
2024년 05월 8일 오후 6:45 업데이트: 2024년 05월 8일 오후 9:46

러시아 당국이 자국 내 파룬궁 수련자들을 탄압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 국무부와 의회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지난 3일(이하 현지 시각)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파룬궁 수련자 4명의 자택을 급습한 뒤 이들을 체포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에서 불법적인 활동을 벌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 혐의는 러시아 내에서 언론인 또는 인권 운동가를 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적용되던 것이다.

모스크바 법원은 다음 날인 4일 “이번에 체포된 이들 중 한 명인 나탈리야 미넨코바를 6월 27일까지 구금하며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어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에 “우리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룬궁 박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러시아 당국은 심신수련법인 파룬궁을 마땅한 이유나 근거도 없이 탄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당국은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투옥된 모든 이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을 ‘중국과의 밀착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6일 언론 브리핑에서 에포크타임스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점점 더 밀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 당국의 미넨코바 구금에 대해서는 “관련 보도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2022년 7월 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파룬궁을 수련하고 있는 나탈리야 미넨코바 | The Epoch Times

아울러 “우리(미국)의 외교 정책 목표에 반대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우려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비정부 기구 ‘인권·정의를 위한 란토스 재단’의 카트리나 란토스 스웨트 회장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중국공산당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으며, 중국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공산당이 오랫동안 표적으로 삼아 온 파룬궁을 러시아가 탄압하기 시작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중국공산당이 러시아에 ‘파룬궁을 탄압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러시아는 이에 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러시아가 파룬궁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이를 좌시해선 안 되며,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제한 파트너십

2022년 2월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한 뒤 중국공산당과 공동 성명을 발표해 “중국과 러시아는 무제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앞으로 양국 간 우호와 협력에는 한계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중국은 경제 및 무역 수단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러시아를 지원했다.

미국 국무부 국제종교자유대사를 지낸 샘 브라운백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국가가 체결한 무제한 파트너십이 특정 단체를 겨냥한 박해로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파룬궁 탄압에 러시아까지 가담한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이런 불법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랄프 노먼 하원의원은 파룬궁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한 여러 의회 의원들 중 한 명이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공산당은 파룬궁이 평화로운 단체임을 알면서도, 이들을 악마화(化)하기 위해 가짜 뉴스까지 퍼뜨려 왔다”며 “이런 점에서 러시아 당국이 파룬궁 수련자들을 탄압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각국에 있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거짓과 편견에 당당히 맞서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2019년 7월 16일, 미 국무부가 주최한 ‘종교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서 샘 브라운백 당시 국제종교자유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 Samira Bouaou/The Epoch Times

민주당 소속 팻 라이언 하원의원도 “러시아의 미넨코바 구금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인권 탄압과 특정 단체에 대한 박해가 벌어지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흔들리지 않고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파룬따파정보센터’의 사무총장인 레비 브라우드는 “러시아가 공산주의 중국과 밀착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중국공산당과의 파트너십은 러시아를 포함한 어떤 국가에도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방의 많은 전문가들이 러시아와 중국을 한데 묶어 ‘새로운 악의 축’으로 간주하지만, 사실 중국 정권은 이런 측면에서 그 누구보다도 우위에 있다”고 전했다.

미넨코바와 막역한 사이인 안나 클레브니코바는 에포크타임스 자매 매체 NTD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미넨코바)는 매우 친절하고 상냥한 친구”라며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 러시아 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바람직하지 않은 사람’으로 낙인찍힐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우려를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