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미중 무역협상’, 중국 하기 나름…美, “지적재산권 해결돼야”

2019년 3월 11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6일
지난 2월 28일, 무려 150쪽에 달하는 합의문이 거의 완성됐다면서, 중국 측이 동의하면 3월 말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 기회가 있다고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밝혔다.(Alex Wong/Getty Images)

지난달 28일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쓸쓸하게 베트남을 떠났다. 최신 소식에 따르면 김정은은 병이 나서 곧바로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귀국 후의 조용한 행보는 베트남 회동 전의 대대적인 선전과는 대조적이다. 김정은이 얼마나 낙담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진핑과 김정은은 당초 예정대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별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어 풀이 죽어 있는 김정은의 모습을 보면, 마찬가지로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 안팎으로 궁지에 몰린 베이징으로서는 더욱 낙담할 수밖에 없다. 만난다고 해도 할 말이 별로 없을 것이고,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만나면 된다. 만나지 않으면 적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말한, 평양에 대한 베이징의 막강한 영향력을 입증하는 꼴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지만 말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내막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제한적이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의 근본적인 이견과 김정은의 반응을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은 일부 포기하고 제재는 완전히 해제하자’는 북한의 나쁜 합의안을 거부하는 대신 김정은에게 모든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내놓고 비핵화하면 북한에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주겠다는 하나의 큰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려 했다고 했다. 회담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제안으로 보이는 영문과 한글로 된 종이 두 장을 내놓자 김정은이 먼저 일어서 자리를 떴다. 김정은의 이 같은 행동은 그가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의향이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자 미국이 자신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 데 대해 실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정은의 행동과 태도가 트럼프가 김정은과 베이징 정권이 쇼를 부릴 수 있는 최악의 합의를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을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의 주장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에 서두르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국익과 상충할 경우 언제든지 포기할 태세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했다고 했다. 제재는 효과적인 결과를 낳았고 김정은에게 확실한 타격을 줬다. 그는 또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을 일부 폐기하면 미국이 제재를 서서히 풀어준 것이 미국 전(前) 정부의 치명적인 결함이며, 이는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턴 보좌관은 “현 정부는 같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와 북한의 다른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정보는 김정은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봐야 한다. 그러고 보면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도, 우울하고 병이 나기까지 한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제야 김정은은 자신이 예전처럼 미국을 놀릴 수 없다는 점도, 한반도 비핵화를 철저히 하거나 제재를 계속 감수하는 길 외에 자신이 쓸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다는 점도 깨달았을 것이다.

북한 최선희 부외상은 지난 1일, 김정은이 미국과 비핵화 회담을 계속할 의지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실 근본적으로는 제3의 길은 없다는 것을 자신이 잘 알게 됐기 때문이다. 즉 핵무기를 전면 폐기하지 않는 한 김정은의 악몽은 끝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극적인 연출과 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던진 경고는 베이징과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과의 '구조적 개혁'과 법 집행 메커니즘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않고서는 중난하이 고위층의 악몽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베이징에 인식시켰음이 분명하다.   

2월 27일,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도 국회 하원 증언에서, 미·중 양측의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의 가장 주요 목표는 "중국의 강제 기술 이전 행위를 중지하고 우리 후손들이 더 많은, 더 나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이 타결의 고비에 놓여 있다. 앞으로 몇 주 안에 중대 선언이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중국과의 어떤 합의도 지적재산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협상이 이처럼 진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베이징이 엄청난 규모의 양보를 한 것과 관련이 있다. 이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에 실행했어야 할 약속이다. 양회 개최를 위해서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든, 베이징 당국이 한 양보는 모두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 정부는 똑같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말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대중(對中) 포용정책을 포기한다는 신호임이 분명하다. 북·미 정상회담은 베이징에 이런 메시지를 각인시켰다.

따라서 베이징이 교훈을 잊고 트럼프를 계속 시험하려 한다면 앞으로 ‘베트남 회담’ 드라마가 재연될 수밖에 없다. 양국 정상이 만날 때 베이징은 이미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것이고, 트럼프는 이를 완강히 거부할 것이다. 베이징은 협정에 서명하고도 이행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미국은 관세 부과를 가중함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은 가열될 것이다. 어느 경우든 베이징 고위층의 체면은 구겨지고 중난하이의 정치, 경제, 사회적 악몽은 역사에서 도태되는 날까지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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