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산주의 중국이 션윈을 두려워하는 진짜 이유

웨펑 우
2024년 04월 29일 오후 5:15 업데이트: 2024년 04월 29일 오후 5:57

미국의 공연단인 ‘션윈(Shenyun)’은 중국 문화의 눈부신 스펙터클을 보여주면서도 최근 서구 언론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션윈의 무용 공연은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에게서 기립박수를 받으며 “영감을 준다”는 열렬한 평가를 받았지만, 비판적인 일각에서는 일부 작품에 담긴 종교-정치적 메시지에 대한 비난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목소리는 대부분 션윈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중국 정부의 맹렬한 비난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중국은 경제적, 외교적 영향력을 이용해 전 세계 공연장과 정부 부처에 압력을 가하며 션윈 공연을 방해해 왔다. 지난 2016년에는 한국 주재 중국대사관이 서울의 한 공연장을 상대로 금전적 보복을 당할 수 있다고 위협하며 공연 개막을 며칠 앞두고 사실상 공연 취소를 강요한 바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중국 문화를 홍보하는 공연인데, 중국 공산당은 왜 그 공연을 방해하려 그렇게 애를 쓰고 있을까. 어떤 이들은 20여 편으로 구성된 션윈의 무용 작품 가운데 중국에서의 파룬궁 박해를 묘사한 2개 작품 때문에 중국 정권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중국 정권이 해외에서 열리는 션윈 공연을 끈질기게 탄압하는 데에는 더 미묘하고 복잡한 이유가 있다.

파룬궁은 불교 및 도교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1990년대 중국 본토에서 널리 인기를 얻다가 1999년 금지된 이후 지속적으로 잔혹한 박해를 받아왔다. 대규모 투옥, 고문, 강제 장기적출 등 끔찍한 행위가 이뤄졌고, 중국 공산당은 이런 탄압을 정당화하려 파룬궁을 ‘사교(邪敎·건전하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종교)’로 선언했다.

이러한 선언은 탄압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소급 적용된 것이다. 탄압이 시작되자 파룬궁 수련자들은 신변 안전을 위해 해외로 이주하기 시작했는데, 이 가운데 뉴욕 북부지역으로 건너온 무용수와 음악가들이 신앙과 문화유산을 자유롭게 추구하기 위해 창설한 예술공연단이 션윈이다.

중국 전통문화 해석이라는 측면에서 션윈의 입장은 중국 공산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큰 차이가 있다. 션윈이 주장하는 ‘진정한 중국 전통’은 유교적 도덕관념, 불교 및 도교 사상과 영적인 요소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중국의 역사와 문학 작품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은 스토리텔링 형태의 (무용) 작품들을 통해 표현된다. 이러한 사상은 수천 년에 걸쳐 발전해왔지만, 1949년 공산당이 집권한 이후 비난과 탄압의 대상이 됐고, 문화대혁명(1966~1976년)을 거치며 거의 말살됐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면, 중국 공산당의 지속적인 파룬궁 박해는 종교와 신앙, 전통 문화와 가치관을 겨냥한 더욱 큰 규모 캠페인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중국 정권이 무용 공연을 검열하려 압도적인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은 “중화 문명을 실현하고 있다”는 자신들의 정당성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불안감을 보여 준다.

적어도 예술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중국 전통을 대표한다는 션윈의 주장은 정당하다. 션윈의 무용수 훈련은 중국 고전무용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1950년대 들어서야 제도적으로 체계화된 예술 장르이긴 하지만 발 동작과 몸 자세, 곡예 기술 등은 중국의 전통 연극과 무술을 통해 수백 년 동안 계승된 것을 물려받았음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도교의 형이상학과 우주론에 기초한 일련의 전통적인 예술 이론을 흡수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지 물리적인 움직임만이 아니라 영적인 공명이라는 지속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한 이론은 20세기 들어 점차적으로 실체를 잃기 시작했다. 특히 공산당이 조직적인 방식을 동원해 무신론과 마르크스주의 유물론으로 전통적인 학파를 갈아치우면서 더욱 그렇게 됐다. 옛 시대의 예술적 가치들은 의미 없는 헛소리로 여겨졌다. 심지어 일부 가치들은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낡은 봉건시대의 미신이자 족쇄”로 비난을 받았다.

션윈의 예술가들은 공산주의의 영향을 피해 무용에 대한 중국의 지적, 우주론적 접근법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션윈의 창작자들이 수련하고 있는 파룬궁의 가르침 중 하나는 물질과 정신은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람은 물질과 정신의 합일을 통해 조화를 이루려 노력해야 한다. 무용수에게 적용하면 신체적 기술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자신의 도덕성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영웅담 또는 배려, 헌신에 관한 작품을 연기할 때 내면의 덕성이 몸짓을 통해 뻗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문화에 대한 션윈의 영적인 해석은 오늘날 전 세계에 강력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서구권 관객들은 공연을 감상한 후 영적으로 충만해졌다는 소감을 밝힌다. (해외에 머물던) 중국인 관람객은 마오쩌둥 시대 이후 중국에서 사라진 ‘진정한 전통’에 깊게 감명받았다고 말한다.

공산당이 없던 시절 중국의 모습이 어땠는지, 또한 공산당이 없는 중국의 모습이 어떠할지에 관한 감동적 미래상은 권위주의 정권을 크게 동요시켰을 것이다. 공산당이 곧 ‘중국’이라고 여기도록 억지로 묶어 놓은 사상적 속박이 해체되면 “중화 문명의 유일한 합법적인 수호자이자 대변인”이라는 정권의 고집스러운 선전도 약화된다.

최근 몇 년간 서방에서는 권위주의 정권의 탄압에 맞서 문화의 영(靈)적인 측면을 되살리려는 한 공연단의 노력을 교활한 정치적, 종교적 선전으로 묘사하는 비판이 이뤄졌는데, 그 배후에는 중국 공산당의 목소리가 스며들어 있다.

미켈란젤로의 걸작 ‘최후의 심판’에서 묘사되는 “영원한 형벌”에서부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나치의 박해를 피하기 위한 폰 트랩 가문의 아슬아슬한 탈출에 이르기까지 예술은 한 번도 사회와 단절된 상태로 존재한 적이 없었으며, 항상 당대의 정치보다 더 위대했다.

션윈의 작품을 예술적 맥락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정치와 종교 목적을 노린 것으로 간주한다면, 정치적 혹은 종교적 성향을 떠나 많은 관객이 션윈 공연을 보면서 경험하는 희망과 선량함을 부정하고 박탈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 이 글은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 힐(The Hill)’에 먼저 공개됐습니다.
[원문 링크]
The real reason communist China is afraid of Shen Yun

* 저자와의 협의하에 에포크타임스코리아 홈페이지에도 전재합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