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쉬’ 공습에 ‘흔들’…쿠팡, 7분기 만에 적자

황효정
2024년 05월 8일 오후 5:26 업데이트: 2024년 05월 8일 오후 5:54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쿠팡이 적자로 전환됐다.

8일(현지 시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해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쿠팡의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서 31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인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영업이익은 531억 원으로 전년 동기(1362억 원)보다 61%나 감소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결과다. 미국 월가에서는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의 이번 실적 부진을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해졌다.

이 같은 1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김범석 쿠팡 의장은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에 따른 위기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분기 중국으로부터의 직접구매 규모는 93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3.9%나 급증한 수준이다.

김 의장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진출을 보면 국내 유통시장 진입 장벽은 매우 낮고, 소비자들이 클릭 하나만으로 다른 쇼핑 옵션을 선택하길 주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결국 최고의 상품과 가격, 서비스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 확대 ▲한국 제조사 제품 구매 및 판매 확대 ▲멤버십 혜택 투자 등을 바탕으로 시장 지키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의장은 한국산 제품 직매입을 늘려 중국산 극초저가 상품과 차별화하고 무료배송과 전용 할인 등 ‘와우 멤버십’ 혜택도 늘려 충성 고객을 붙잡겠다며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고 제조업과 중소기업 협력사에 필수적인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