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 맥스 제트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관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보잉 항공기와 관련한 내부 고발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보잉 항공기 컨트롤 시스템 하청업체의 전 동아시아 공급망 관리자였던 내부 고발자가 지난 3년간 자신을 괴롭혀온 문제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나섰다. 바로 항공기용 소재가 아닌 다른 재질로 만든 중국산 불량 부품이 운행 중인 보잉 777과 737기종에 설치됐다는 것이다. 찰스(차오셩)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무그 항공기(Moog Aircraft)에서 근무했다. 2006년, 그는 무그 차이나 공급망을 마련하고 모든 부품 공급업체를 직접 감사하고 승인했다. 그러나 찰스가 현재 불량 부품을 제공했다고 밝힌 업체 한 곳만은 예외다. 그는 무그, 보잉, 미 연방항공청(FAA), 미 교통부, 미 의회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불량 부품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려고 했다. 미 연방항공청은 찰스가 우려한 사항 중 두 가지는 입증됐으나,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고 파악했다. 그는 이 문제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민항공사, 심지어 상하이 공안국에도 보고했다. 지난 2018년 2월 NBC와의 인터뷰에서 찰스는 “값싼 제작 공정을 채택한 제3의 중국 업체에서 생산한 부품이 무그에 공급됐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찰스는 “수소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부품을 가열해야 한다. 그러면 부품이 완전하게 견고해진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수소가 부품에 흡수되는데, 그렇게 되면 부품이 잘 부러지기 때문에 고장이 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위험성과 함께 FAA가 입증한 또 다른 위반 행위를 NBC에 이야기했다. 보잉 777 스포일러에 들어가는 가열되지 않은 부품에 관한 것이다. 찰스는 문제의 부품은 이륙, 조기 비행 및 착륙 시 사용되는 보잉 777과 737 기종의 스포일러 시스템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이라고 밝혔다. 놀라운 결과 찰스는 2015년 무그의 공급업체 중 한 곳인 중국 장쑤성의 쑤저우 신홍기정밀부품 유한공사(NHJ)가 저렴한 불량 부품을 사용한다는 소문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부터 보잉 737 항공기 내 화장실의 단독 소싱업체이자 NHJ의 항공우주산업 단독 고객사인 항공 제조사 B/E 에어로스페이스와 이 문제를 확인했다. NHJ가 원재료 증명서를 위조하고 불량 자재를 사용함으로써 B/E 에어로스페이스의 제품에 고장이 발생하자 B/E 에어로스페이스는 2013년 NHJ의 부품 구매를 중단했다. 찰스는 무그 항공기의 관리자인 자신에게 공급업체를 감사할 권한이 있었던 만큼 공급업체의 부품 및 품질에 대한 책임 또한 자신에게 있었다고 했다. 그는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NHJ가 원재료 구매 기록을 위조했을 뿐만 아니라 무그에 판매할 부품을 이름 없는 하청업체에 외주를 준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FAA에 알렸다. 찰스는 본지에 “NHJ가 무그/보잉 거래 건을 이름도 없고 승인도 받지 않은 업체에 외주를 주고 있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무그가 보잉에 공급한 물량 중 1/3이 불법 하청업체에 아웃소싱한 것이다. 난 기꺼이 이를 선서하고 증언할 것”이라고 했다. FAA 조사 아웃소싱에 대한 찰스의 조사 결과는 2016년 9월 진행된 FAA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정보 공개법을 통해 입수한 FAA 메모에 따르면, 찰스가 제기한 다음 두 가지 혐의가 ‘입증’됐다. 하나는 무그의 공급업체 NHJ가 무그 기술 부품을 이름 없는 하청업체에 외주를 주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NHJ의 하청업체인 션하이는 카드뮴 도금 공정 전후로 해야 하는 부품 열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생산과정 기록을 위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찰스가 제기한 나머지 7개의 혐의는 동일 조사 과정에서 “입증되지 않음”으로 처리됐다. FAA는 ‘보잉사로 넘어간 불량 부품 273개가 보잉 777 항공기의 스포일러에 설치됐다’는 점도 확인했다. 필수 안전 찰스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NHJ의 많은 부품이 ‘고안전성’ 부품이며, 하나는 ‘최고안전성’ 부품이라는 사실이다. 후자(부품 번호: P665A0039–02)는 보잉 737 스포일러의 블로킹 혹은 마운팅 러그라고 불리는 부품이다. 이것은 ‘단일장애점(SPOF)’ 부품으로, 이 부분이 고장나면 전체 시스템이 고장 난다. 찰스가 제공한 구매 목록에 따르면, 무그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NHJ에서 단일장애점 부품 6986개를 구매했다. 찰스는 7천 개 정도면 600대 이상의 항공기에 쓰일 물량이라고 했다. 보잉 737 한 대당 10개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는 무그가 맥스 항공기를 포함한 보잉 737의 전체 모델의 단독 공급업체이며, NHJ는 보잉 737 스포일러의 해당 단일장애점 부품의 유일한 공급업체라고 했다. 그는 적게 잡아도 보잉 항공기 400대는 위험한 상태일 수 있으며, 이들이 아직도 운항 중이라고 보았다. 본지가 인터뷰 요청을 하자 무그는 찰스의 주장을 이 한마디로 일축했다. “인터뷰 요청에 대한 답변으로 찰스 씨가 언급한 무그의 부품은 737 맥스 여객기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본지는 무그가 구매한 NHJ의 부품 58개 목록을 무그에 보내 해당 부품이 사용된 항공기를 분명하게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무그는 이에 답변하지 않았다. 찰스는 “NHJ가 대체 자재를 사용한 이유는 가격이 1/3 혹은 1/2 정도 저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NHJ 측으로부터는 어떠한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