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유출된 수천 명의 화웨이 직원들의 고용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전에 중국 정보기관이나 군사기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직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 정권의 ‘관련성’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베트남풀브라이트대학교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가 영국계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와 함께 온라인상에 노출된 화웨이 직원들의 이력서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이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화웨이 직원 100여 명이 중공군이나 정보기관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볼딩 교수는 "화웨이 인력이 국가를 통해 여러 겹으로 얽히고 설킨 관계를 맺으며 중국 국가 정보기관의 지시에 따라 행동한다는, 상당히 직접적인 증거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볼딩 교수는 화웨이 직원의 이력서 200만 건을 조사했는데, 이 중 약 2만5000명의 이력서가 공개 채용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에 공개돼 있었다. 화웨이가 '사용자에 대한 접근 및 공급자 데이터에 대한 큰 권한’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화웨이의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탑클래스 기관인 중국 국방기술대학에서 교수와 연구원으로 동시에 고용돼 있는 상태다. 연구자들은 이 화웨이 직원이 수행하는 일이 ‘중국 군사 공간, 사이버, 전자 전투 능력’을 감독하는 인민해방군 부서 산하의 업무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사례로, 자신의 이력서에 자신을 중국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를 '대표한다'고 표현한 화웨이 직원도 찾아냈다. 이력서에 기재된 그의 책임 중에는 '화웨이 장비에 합법적인 인터셉션 능력을 구축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블룸버그가 지난 4월 처음 보도한 바와 같이, 이 직원이 화웨이가 10년 전 이탈리아에서 보다폰에 공급한 장비에 백도어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 수백만 명의 사용자에게 인터넷을 제공하는 이탈리아 유선 네트워크에 접속하게 해주는 화웨이 장비에서 백도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 백도어는 영국 텔레콤이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폰과 화웨이는 모두 취약 부분을 인정했고 2011년과 2012년에 문제점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전에 우주 기술과 미사일 기술을 개발하는 국영기업인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CASTC)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직원 한 명도 발견했다. 이 화웨이 직원은 CASTC에 근무할 때 인민해방군을 위한 통신 시스템 개발에 힘썼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5G 기지국 개발에 관여했던 또 다른 화웨이 엔지니어는 자신의 이력서에 "군사 기밀에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전의 경력에 대해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썼다. 이 연구는 "중국 국가 및 정보 부처가 수집한 자산은 정보 흐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고안된 체계적인 조직 내에서 화웨이에 전달된다"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중국 정보기관 및 군사기관과 관계가 없다’는 화웨이의 거듭된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화웨이 대변인은 5일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를 위해 군사 프로젝트나 정보 프로젝트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이 정보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비밀도 아니다. 커리어 웹사이트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화웨이가 공무원과 정부 인사들을 고용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의 배경을 자랑스러워하며 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고 했다. 화웨이는 지난 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회사가 군대 또는 정부 경력이 있는 예비 직원들에게 그러한 기관을 위해 하던 일을 그만뒀다는 것을 입증하는 문서를 제공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영국을 포함한 EU의 여러 국가가 화웨이를 차세대 5G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하게 할 것인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이번 연구 결과가 화웨이를 둘러싼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군사 서비스 및 정보 서비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회사의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이나 통신망 교란에 사용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또 중국 국가보안법은 중국 기업에 국가의 요청이 떨어지면 협조하지 않을 수 없도록 강제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 같은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는 지난달 27일 화웨이 직원들이 지난 10년간 인민해방군 부속 기관과 최소 10건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학계와 산업 전문가들이 주로 활용하는 정기 간행물과 온라인 연구 데이터베이스의 논문들을 세밀하게 조사했다. ...
1997년 5월 중순 어느 날 저녁, 러시아산 헬기가 라오스와 중국 국경지대를 저공 비행하고 있었다. 당시 중국 해군 사령부 중령이던 37세 야오청(姚誠)은 조종사 옆에 앉아 눈 아래 펼쳐진 풍경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창밖으로 무성한 열대림이 짙푸르게 뒤덮여 있었다. 석양이 나무 우듬지를 환히 밝혔다. 숲 속 깊이 자리 잡은 왕궁은 매혹적인 빛을 발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은 태어나 처음이었고 앞으로도 볼 성싶지 않았다. 러시아 카모프사의 Ka-28 헬기는 당시 세계 최고의 대잠수함 헬기로, 야오청은 라오스에서 Ka-28 한 대를 막 손에 넣은 참이었다. 중국 해군은 리버스엔지니어링을 통해 이 헬기 기술을 복제하고자 했다. 야오청은 기술 복제를 통해 생산한 헬기가 중국 미사일 구축함을 따라 나란히 비행할 훗날을 생각하며 전율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헬기 입수라는 일급 기밀 임무를 달성하고도 중국 정부로부터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당시 중국 공산당 총서기이자 국가 주석이던 장쩌민은 오히려 야오청을 체포하도록 명령했다. 1998년, 야오청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임무 본명이 탄춘셩인 야오청은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다. 중문 대기원시보와 심층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중국 정권을 위해 어떻게 최첨단 군사기술을 입수했고, 왜 처벌받았는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1993년, 중국 해군은 미사일 구축함 두 대와 러시아 카모프사 헬기 Ka-28 두 대를 사들이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933 사무실’을 설립했다. 야오청은 바로 이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그는 “이 ‘카모프-28’ 헬기는 세계 유일의 최첨단 헬기였다. 러시아가 부른 가격은 650만 달러(약 73억 원)였다”고 했다. 이 러시아산 헬기는 당시 중국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급 기술이 집약된 최첨단 헬기였다. 카모프사 Ka-28은 크기는 조금 더 작았으나, 더욱 강력했다. 당시 잠수함을 공격하려면 보통 두 대의 헬기가 필요했는데, 한 대는 잠수함 수색에 필요한 음파 탐지기와 자력 탐사기를 설치했고, 다른 한 대는 공격 시 발사할 어뢰를 실었다. 매우 비효율적인 시스템이었다. 반면 카모프사 Ka-28은 잠수함 수색과 공격이 한 번에 가능한 헬기였다. 따라서 중국 해군은 러시아로부터 카모프사 Ka-28을 구매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2년간의 협상은 실패로 돌아갔다. 1995년, 타이완은 최초의 민주적 선거를 치르고 리덩후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러시아는 중국 당국이 단독 수장을 선출한 타이완의 행보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고, 훗날 있을지 모를 침공을 위해서 군사력을 증강하리란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러시아는 이를 기회로 삼아 Ka-28 헬기 가격을 1350만 달러(한화 153억 원)로 인상했다. 당시 중국 해군과 공기업 하얼빈항공기제조총공사(現 하얼빈항공기공업집단유한공사)는 잘 알려진 ‘기술 탈취’ 전략으로 헬기 기술을 얻고자 했다. 중국군 소속으로 일하며 직접 목격한 야오청은 중국의 모든 국방 무기 기술은 다른 나라 기술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야오청에게 Ka-28을 탈취하라는 임무가 떨어졌다. 1982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공정대학을 졸업한 야오청은 해군 공군 사령부에 배속돼 고속 승진했다. 그는 해군사령관 스윤성 당시 해군 사령관의 총애를 받기도 했다. 야오청은 “부과된 임무를 위해 해군 측에서는 내게 새로운 신분을 부여했다”고 전했다. 그는 하얼빈항공기제조총공사의 헬기부 수석엔지니어라는 신분으로 하얼빈에 특파됐다. 그는 러시아에서 스파이로 활동하던 국가안전부 소속 특수요원과 공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라오스로! 중국 국가안전부는 소련 붕괴 이후 카모프사 Ka-28 몇 대가 아시아에 남게 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두 대가 라오스에 있었기 때문에 야오청은 자신의 임무 파트너와 함께 라오스로 향했다. 하지만 라오스에 남아 있던 헬기는 이미 심하게 파손된 상태였다. 야오청 일행은 좀 더 멀쩡한 헬기가 필요했다. 국가안전부는 라오스 내 서열 3위로 볼 수 있는 라오스 국회의장의 딸이 상하이 외국어대학에 재학 중이라는 정보를 야오청 일행에게 전했다. 야오청 일행은 국회의장의 딸에게 접근하려고 1997년 1월 대학교 방학 기간에 쿤밍공항에서 기다렸다. 공항에서 의장 딸이 여행 신고서를 작성할 펜이 없는 것을 목격한 야오청 일행은 곧 그녀에게 다가가 펜을 건넸다. 비행기에 탑승해서는 야오청이 의장 딸 옆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
2012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중국 최초 항공모함 랴오닝함(遼寧艦)을 정식 진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원래 냉전이 끝날 무렵 우크라이나에서 건조된 이 항공모함은 군사용으로 개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999년 중국에 매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바리야그’라고 불렸던 이 항모는 중국의 자체 항모 설계 및 군사 배치를 위한 야심 찬 프로그램의 토대가 됐다. 바리야그와 같은 군사장비를 매매, 개조하는 프로젝트는 냉전 이후 군사분야의 새로운 추세가 됐다. 구소련의 거대한 방위산업체 중 상당 부분을 물려받은 우크라이나는 점점 중국을 주 고객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소련 30년 항공모함 기술, 약 224억 원 바리야그는 1985년 흑해조선소에서 건조됐고, 우크라이나가 아직 소련의 일부였던 1988년 미완성 상태로 진수됐다. 이 항모의 원래 이름은 도시명을 딴 리가(Riga)였는데, 1990년 바리야그로 바꿨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바리야그는 완성되지 못한 채 건조가 중단됐다. 1999년 바리야그는 홍콩의 한 유령회사에 단돈 2000만 달러(약 224억 원)에 매각됐는데, 항모의 기술적, 군사적 잠재가치에 비하면 헐값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구매에 관여한 홍콩 사업가는 바리야그를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표면적으로는 이 항모를 해상 카지노로 개조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보다 작은 소련 항공모함이 중국에서 해상 테마파크로 개조된 사례도 있긴 했다. 하지만, 20톤에 육박하는 관련 기술자료가 항모와 함께 중국으로 넘어갔다. 소련의 항공모함 건조 역사 30년의 기술과 경험이 담겨 있는 거대한 자료다. 2005년 중국 당국은 바리야그를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의 다롄항으로 운송했고, 다롄조선중공업에서 배를 개조했다. 이 항모는 2012년 랴오닝함이라는 이름으로 재 진수됐다. 중국, 우크라이나 전문 기술인력 끌어들여 바리야그 매각은 우크라이나 방산업체와 중국 정부 간 ‘큰 협력’의 시작에 불과했다. 항공모함 기술에서 더 큰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은 우크라이나 전문가를 최대한 중국으로 끌어들였다. 2017년 9월 China.com에 게재된 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배테랑 해양기술자 발레리 바비치(Valery Babich)가 중국 조선회사에서 일하기 위해 중국으로 이주했다. 이 언론 기사는 바비치를 ‘랴오닝함’으로 대표되는 중국 제1세대 항공모함의 ‘아버지’로 지칭했다. 실제 바비치는 바리야그를 포함한 모든 소련 항공모함 설계에 참여했고, 수년간 흑해조선소에서 항공모함 설계 파트 수석 엔지니어로 일했던 인물이다. 바비치가 중국 항공모함 건조에 실제로 참여했는지, 언제 참여했는지 등을 중국 관영언론이 공개한 적은 없지만, 2014년 발표된 산둥성 지방정부의 한 문서에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북부 다롄에서 황해를 가로질러 건너편에 위치한 산둥성의 지방정부는 2014년 2월 ‘태산학자(泰山學者) 해양산업 전문가 리스트’에 바비치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바비치 외에 다른 우크라이나 전문가들도 이 일에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는 필요시 기꺼이 거액의 돈으로 인재를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태산학자 등용계획’의 세부 내용에 따르면, 핵심 연구자들은 비과세로 수백만 위안(수억~십수억 원)의 개발지원금과 임금을 받았는데, 바비치도 아마 그랬을 것으로 추정된다. 랴오닝함 진수 후, 중국 해군은 이와 비슷한 유형인 001A형 항공모함 건조를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개선된 디자인과 기술을 특징으로 하는 001A형 항공모함은 2013년 말 건조에 착수해 4년이 채 안 되는 2017년 4월 26일 시운전이 이루어졌다. 홍콩의 피닉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시기는 중국 정부가 해군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바비치뿐만 아니라 다른 우크라이나 전문가도 많이 영입한 시기와 일치한다. China.com 기사에 따르면, 바비치가 입사한 중국 기업은 산둥성 항구도시 칭다오에 있는 ‘중국-우크라이나 특수선연구설계회사(CUSA)’였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4년 9월에 양국 합작으로 설립됐으며, 중국 측은 칭다오 시정부 및 산둥과학원이, 그리고 우크라이나 측은 흑해선박설계국이 협력 파트너로 참여했다. 무려 7억 위안(약 1160억 원)이 CUSA에 투자됐다. 당시 회사 홈페이지에는 ‘CUSA의 임무는 우크라이나 선박 설계 전문가를 고용해 선박 설계에 관한 우크라이나의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칭다오시 내부에서 특수 선박을 설계하고 건조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바비치가 중국의 해군산업을 위해 일하는 것 같다는 뉴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언론에 보도되자 논란이 일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격인 환구망(環球網) 타블로이드판은 바비치가 중국 회사에 취직했다는 보도를 그의 아들이 부인했다고 주장했다. 그 사이에 이 문제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는 산둥성 지방정부 및 CUSA의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협력 강화하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
최근 미 국방부는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우주 개발 노력이 미군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2월 11일에 발표한 ‘우주 안보에 대한 도전’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이 ‘국제연합에서 비(非)무기화에 대한 다국간 협정을 모색하며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지지한다’는 공식 입장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인민해방군(PLA)이라 불리는 중국군은 역사적으로 군용 및 민간용의 두 가지 목적을 위한 국가 우주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고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중국은 끊임없이 우주 무기 역량 향상에 힘쓰고 있으며, 사이버공간, 우주, 그리고 전자전을 군사 합동작전에 더 잘 통합시키기 위한 군사 개혁안을 마련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의 미국 인공위성 파괴 능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 무기 발전을 추구하는 중국 정부의 타깃이 바로 미국과 미국의 연합군이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러한 우주 역량은 인민해방군의 군사작전에 필수적이다. 유사시 중국은 군사 통신, 항법장치, 미사일 조기 탐지 역할을 수행하는 미국의 다양한 인공위성을 파괴함으로써 그들의 눈과 귀를 닫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아시아 지역 내에서 물리적 분쟁에 가담하게 될 때, 중국이 보유한 우주 무기는 미국의 개입을 억제하는 동시에 개입하면 반격을 가할 수 있게 된다. 인공위성 파괴 이 보고서는 “인민해방군은 ‘미국의 인공위성과 여타 센서들을 파괴하거나 포획하면 미군이 정밀유도무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자체 분석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중국에서 발표된 여러 과학 논문을 토대로 중국이 ‘미국 인공위성 및 센서를 방해하거나 저하 혹은 훼손할 목적’으로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인공위성이 날아오는 미사일을 감지하는 적외선 탐지 센서의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한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다. 보고서는 2020년까지 중국이 저궤도(지상에서부터 고도 2000km까지의 인공위성 궤도) 인공위성 센서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는 지상 무기를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중국이 레이저 무기뿐만 아니라 저궤도 인공위성을 타깃으로 하는 ‘지상 기반 위성 요격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위성 요격 미사일 관련 훈련을 시작한 군부대 조직도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정부는 감시, 적군 조기 탐지, 정보 수집이 가능한 120개의 ISR(정보, 감시, 정찰)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ISR 규모에선 미국만이 중국을 앞선다. 보고서는 인민해방군이 ‘미국과 전 세계 군대, 특히 인도-태평양 도처의 연합군을 감시, 추적, 겨냥할 수 있게 하는’ 이들 ISR 시스템을 절반 가까이 소유, 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민해방군은 ISR 시스템을 통해 중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한반도, 타이완, 남중국해와 같은 ‘세계의 화약고’를 감시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지닌 우주상에서의 군사력으로 인한 위험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전략평가연구소 릭 피셔 선임연구원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인민해방군은 유 무인 달 탐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2020년에 발사할 계획인 중국의 우주정거장까지도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
최근 미국과 호주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이 군사기지를 몰래 촬영한 사건과 회사 기밀을 유출해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두 사건의 관련자는 모두 중국의 군사학원인 산시(山西) 중베이대학(中北大學) 학생인 것으로 밝혀져 이 학교는 간첩 양성기지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중국 전(前) 해군 정보원은 “중국 공산당이 유학생들을 통해 해외에 ‘제비(燕子)’라는 이름의 스파이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美 해군기지 불법 촬영 및 호주 회사 기밀 유출 사건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간 산시 중베이대학 학생 자오간리(趙幹利․20세)는 미국 군사 시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지난 5일 미국 연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해당 혐의로 받을 수 있는 최대 형량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자오는 지난해 9월 미국 플로리다 주 키웨스트(Key West)에 있는 해군 비행장에 무단으로 침범해 사진을 찍었다가 붙잡혔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건물 주변 울타리에는 ‘통행금지구역’ ‘진입금지’라는 푯말이 있었지만 자오는 이를 무시하고 울타리를 우회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국가 기밀과 관련된 군사시설을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키웨스트 해군항공기지는 해군이 입수한 첩보 영상을 가상현실(VR)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하루에 1000여 명의 용의자를 추적하는 곳으로, 미 해군은 이 시설을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정보융합센터’라고 칭하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 프리비컨은 “조사요원들은 자오가 미 군사기지에 진입할 때까지 미국 내 중국 정보원들과 연락을 취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보도했다. 더군다나 체포 당시 그의 비자는 이미 기한이 지났으며 비자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들어 보여 나이 조작 의혹까지 받고 있다. 또 하나는 호주에서 발생한 기밀 자료 유출 사건이다. 호주에 본사를 둔 국제금융관리회사 AMP에서 근무하던 정이(Zheng Yi․28세)씨는 회사 영업 비밀을 빼낸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AMP의 컴퓨터 시스템으로부터 여권과 운전면허 등 개인 신상자료를 포함해 20명의 고객들로부터 23건의 서류를 다운로드해 지난해 10월 그의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다음 달에 선고받을 예정이다. 두 사건 당사자 모두 산시 중베이대학 출신 미국 경제평론가 친평(秦鵬)씨는 정씨도 자오간리와 같은 산시 중베이대학 출신이라고 SNS에 폭로했다. 우연의 일치처럼 보이는 두 사건의 배경으로 인해 중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대학은 네티즌들의 궁금증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산시 중베이대학도 뤄양외국어학원과 같은 배경을 가진 학교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년 전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시에 있는 중국인민해방군 외국어학원도 중국 간첩 양성기관으로 밝혀진 바 있다. 앞서 2017년에는 뉴질랜드의 국회의원 양젠(楊健)이 ‘중국 스파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받았으나 3년간 뤄양외국어학원에서 교육 받은 경력을 애써 숨기려 했다. 2015년에도 일본에서 뤄양외국어대학 출신 스파이가 체포됐다. 시드니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천융린(陳用林) 전(前) 서기관은 중국 공산당의 대외 침투와 확장전략을 여러 차례 언론에 공개했다. 그는 두 사건의 배경에 있는 중베이대학을 ‘전문 스파이 양성학교’로 지목했다. 실제로 산시 중베이대학의 홈페이지는 국방과학기술산업국(SASTIND), 무기장비정보망, 병기공업집단, 병기설비집단 등 사이트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는 지난해 10월 ‘이국채화, 중화양밀(異國采花 中華釀蜜·남의 나라 꽃을 따서 중국 꿀 만들기)’ 전략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해 최근 중국 유학생들이 서방국가에서 군사기술을 약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는 2500명의 중공군 해외파견자 중 300명이 호주로 건너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일했으며 17명은 군 출신이라는 신분을 숨겼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