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T업체, 각국 주요인사 240만명 개인정보 수집…군·정보당국에 제공

한동훈
2020년 09월 15일 오후 2:51 업데이트: 2023년 01월 3일 오전 9:28

중국의 정보통신 기업이 미국과 유럽, 아시아 각국 주요인사 240만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중국군과 정보당국에 제공해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 시각) ‘더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 등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의 정보통신 기업 ‘전화데이터’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과 인도 등지에서 240만명의 개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했다.

전화데이터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중국 전화전자(振華電子集団) 계열사다.

지난 2018년 설립됐으며, 현재 폐쇄된 회사 홈페이지에는 “군사, 보안, 대외 선전을 위한 데이터 제공” “전 세계 공개 데이터를 수집해 중국의 부흥을 돕는다” 등의 설립 취지가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요 거래처는 중국 공산당 산하 인민해방군과 국가안전부 등 정보기관이다. 중국의 정보공작과 관련됐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사실은 공산당에 반대하는 단체가 입수해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로 구성된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에 전달하면서 알려졌다.

전화데이터가 보관 중인 240만명의 외국인 개인정보 가운데, 정보가 해독된 25만명은 국적별로 보면 미국인(5만2천명), 영국인(4만명), 호주인(3만5천명), 인도인(1만명), 캐나다인(5천명), 일본인 등 기타 국가 순이었다.

개인정보는 생년월일, 주소, 혼인상황, 친인척, 정치단체, 소셜미디어 아이디 등 대부분 공개된 것들이었으나, 은행 거래정보와 거래이력, 심리상담 기록 등 비합법적으로 입수된 것들도 포함됐다.

또한 각국 정치인, 외교관, 왕족, 종교지도자, 군 고위층, 기업인, 예술가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었다.

미국 사아버 보안 전문가 “엄청난 발견”

금융 시스템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발딩은 호주 A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엄청난 발견”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까지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했던 발딩은 그해 신변안전에 위협을 느껴 베트남의 대학으로 이직했다.

발딩 교수는 “지난해 화웨이의 데이터 구조를 연구할 때 누군가 전화데이터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외국의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주요 인사를 통제하기 위해 외국인의 개인정보를 비밀리에 대량으로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보 전문가 역시 호주 ABC에 “이번 데이터베이스는 매우 무서운 규모”라며 지난 2018년 페이스북 이용자 5천만명의 데이터 유출 사건에 버금간다고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