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명 소집한 전례 없는 대규모 회의…시진핑과 공산당 지도부 진의는?

샤샤오창
2020년 2월 27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27일

중국 공산당은 23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총서기를 비롯한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인과 정치국 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및 경제사회발전 사업배치 총괄추진’이라고 명명된 이번 회의는 중앙정부 직원 전원과 정부 부처 및 기관 근무자, 민간단체, 군 인사 등 참석자만 17만 4천 명에 달하는 전례 없는 대규모였다. 현장까지 오지 못한 이들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원거리로 참석했다.

우한 폐렴 발생 이후, 중국 공산당 고위층이 CCTV 뉴스에 대거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진핑 등 수뇌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모두 모습을 드러낸 건 ‘폐렴으로 쓰러졌다’는 중국 안팎 소문을 해소하는 차원으로도 읽힌다.

CCTV 보도화면에서 일렬로 앉은 상무위원 7명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반면, 맞은편에 앉은 정치국 (일반) 위원과 다른 참석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점이 눈에 띈다.

중국 공산당은 혁명 이후 ‘하늘과 싸우고 땅과 싸우며 사람과 싸운다(與天斗、與地斗、與人斗)’는 투쟁철학을 내세워왔다. 바이러스와의 투쟁은 공산주의 이념이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싸움이다. 그러나 방역 초기부터 지금까지 수시로 정권안위만 챙기는 실망스러운 모습과 무능함만 드러낸 것이 사실이다.

통상 공산당 고위층이 관료집단을 소집해 모습을 드러낼 때는 중대하거나 심각한 당면과제에 마주쳐 단기적으로나마 내부 파벌 간 휴전 혹은 합의를 도출한 뒤 집단투쟁에 돌입하겠다는 움직임으로 여겨진다.

이날 회의에서 시진핑은 전염병 상황과 대응책에 관해 연설했다. 연설 전문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관영 언론을 통해 전문 공개됐다.

표면적으로는 회의 규모에 비해 별다른 내용이 없는 공산당 특유의 상투적 표현으로 가득한 연설이었지만, 시진핑 그룹이 당면한 상황에 대한 실마리가 포착됐다. 크게 9가지로 요약된다.

▲전염병 확산이 통제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으며, 공산당은 이번 사태를 정권 생사가 달린 문제로 보고 있다.

▲각급 당 위원회와 정부는 도피심리·요행심리·안일함 등을 보이며, 지방정부는 중앙 지도부를 따르는 시늉만 하고 각자 자기 생각대로 움직인다. 지도부 지시가 각 기관과 지방까지 하달되지 않는다.

▲후베이성, 특히 우한시는 전염병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으나 정보 차단과 사회 안정 유지가 잘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은 전염병 폭발적 확산의 초기 단계이며, 이는 중국 공산당으로서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국제적으로 수년 동안 침투하고 매수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위기에 빠진 중국 공산당의 안정을 위해 목소리를 낸다.

▲여론 선전과 언론매체를 확실히 장악해 중국 공산당의 안정에 불리한 모든 소식을 차단한다.

▲전시에 준하는 안정유지 시스템을 가동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정권 안정을 유지하며 민중봉기와 저항을 억누른다.

▲전염병은 중국 경제에 치명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업은 조업 재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사회는 실업이 심화된다. 대중의 기본생활 보장이 어려워지고 대외무역과 외국자본을 위한 기초가 사라지고 있다.

시진핑의 연설은 중국 공산당이 체재 내에서 위기를 해결할 수단이 없음을 시사한다. 중국인들은 가장 힘든 순간에 직면한 것은 동트기 전의 가장 어두운 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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