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모이면 반정부 시위 불똥 튈라” 中 새해맞이 행사 금지

뤄야(駱亞)
2024년 01월 3일 오후 3:51 업데이트: 2024년 01월 3일 오후 3:51

인권운동가 “현재 중국은 도처에 마른 장작 널린 상태”

중국이 전국적으로 새해맞이 행사를 금지했다. 새해맞이 행사가 대규모 시위로 변해 정권 안정을 위협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셜미디어에 확산된 게시물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023년 말 통지문을 통해 “전국적으로 새해맞이 행사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하이 중심부 와이탄(外灘)과 루자쭈이(陸家嘴) 지역에서는 새해맞이 0시 카운트다운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이 지역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기간에도 해마다 진행되던 테마 조명쇼를 취소한 바 있다.

장쑤성 난징시의 고찰 계명사(雞鳴寺)의 새해맞이 ‘타종행사’도 이례적으로 취소됐다.

허베이성 우한시에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전철 1, 2호선의 쉰리먼(循禮門)역과 2, 6호선의 한강로(漢江路)역의 운행(환승)이 지난달 31일 오후 8시 이후 중단됐다.

광저우시 톈허 공안 당국도 웨이보 공식계정을 통해 화청(花城)광장, 하이신사(海心沙)아시안게임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어떤 형태의 대규모 새해맞이 행사도 열지 않을 것이라는 통지문을 냈다.

최근 베이징 거리에 ‘군방군치(群防群治·군중을 군중으로 통제하는, 자체 방어 및 관리 조치)’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 현지 시민 제공

여기에 한술 더 떠 광저우시 웨슈(越秀)구에서는 아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광장이나 상권 등 공공장소에서 어떤 종류의 대규모 군중 행사도 열리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이에 ‘북풍대희’라는 네티즌은 “이것은 정말 통제 중독”이라고 비꼬았다.

호주에서 활동하는 리위안화(李元華) 전 서우두사범대 부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사실 매우 불안해한다”며 “중국 경제가 침체되고 민중들의 불만이 쌓여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이런 대중 집회를 두려워한다. 통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활동이 큰 사회적 격변으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과거에는 이런 대규모 행사로 가짜 번영을 위장했지만, 이제는 (허장성세의 허울을) 벗어던졌다”며 “이런 행사가 반(反)공산당 행사, 중국 공산당의 폭정에 항의하는 행사로 바뀌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한시 공안 당국은 웨이보 공식계정을 통해 “새해맞이 행사가 없으니 모이지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 웨이보

베이징 시민 리(李)모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베이징에서는 거리 불꽃놀이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당국은 현재 민간의 권익수호 항쟁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 새해 기간 베이징 거리에서는 ‘군방군치(群防群治)’와 같은 표어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군방군치’는 군중이 모이는 곳에서는 시민들이 서로 감시해서 집단행동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자는 의미다.

홍콩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 ‘중국노동통신(CLB)’은 지난달 27일까지 집계된 작년 중국 노동자들의 권익수호 활동이 집계된 것만 총 1919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년 간의 합계를 넘어선 것으로, 통신 측은 지난해 중국 노동운동을 “거세게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중국 변호사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 라이젠핑(賴建平)은 이러한 노동운동의 확산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정권 상실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현재 중국은 도처에 마른 장작과 불씨가 널린 상태”라며 “모든 산업, 모든 분야에서 실업과 해고의 쓰나미가 일고, 권익수호 운동이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젠핑은 “중국 공산당이 이를 모두 진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중국 인민의 권익수호 운동으로 인해 정권을 상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