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몰래 시신 옮겨” 중국 의사가 폭로한 현지 전염병 상황

메리 훙
2024년 04월 11일 오후 8:37 업데이트: 2024년 04월 11일 오후 8:37

중국의 한 의사가 “중국 내에서 여전히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으며, 당국이 관련 데이터와 증거를 모조리 파기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자신의 성(姓)만 밝힌 류 박사는 지난 4일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들어 더욱 거세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공산당은 ‘관련 데이터를 모두 파기하라.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겠다’며 의료 종사자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최초로 발생한 이후, 중국공산당은 코로나19와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은폐하거나 실제보다 축소해 보고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증거와 증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류 박사는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도 입원 환자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들은 대부분 코로나19 환자”라며 “최근에는 코로나19 증상과 그 후유증이 거의 동시에 나타나는 사례가 늘었다. 당뇨병이나 대상포진 증세를 보이는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환자들이 구토, 설사, 복통, 흉통 등을 겪고 있다. 병실이 토사물과 배설물로 뒤덮이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안타깝게도 환자 중 일부는 한밤중에 사망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한밤중 사망자가 발생하면 관계자 4명이 은밀하게 그 시신을 옮긴다. 그들은 1인당 100위안(약 1만 9000원)을 받고 이 작업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의 치명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중국 당국의 주장에 대해 류 박사는 “100%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의 치명성과 전염성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병원 내 환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 사망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장례용품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전해 들었다. 주요 도시의 장례식장과 화장터들은 대부분 포화 상태”라고 알렸다.

2022년 12월 31일, 중국 상하이의 한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Qilai Shen/Bloomberg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의료진 통제

류 박사는 “중국 당국은 자국 내 전염병 상황이 공개되는 것을 철저히 막고 있다. 코로나19 검사도 금지돼 임상 증상으로만 진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관리자들은 보건 당국자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했는데, 이 회의에서는 주로 당국의 지시사항이 내려진다”고 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시사항에는 ▲전염병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말 것 ▲전염병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삭제할 것 ▲환자가 전염병에 대해 문의할 경우 ‘모른다’고만 답변할 것 등이 포함된다.

류 박사는 “코로나19 진단 내역, 백신 접종 기록 등 모든 증거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중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당국은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하는 모든 의사를 감시하며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의사들은 담당 병동 외 다른 병동에 방문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퇴근 후 집에 가면, 그 앞에 공무원이나 경찰관들이 대기하고 있다. 심지어 동네 슈퍼마켓에 갈 때도 감시를 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왜 이렇게 심해졌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중국의 모든 병원이 이렇게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알고 있다. 당국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현재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