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셀카가 낳은 현실, 미용 성형 급증…숨은 위험은?

셰라미 차이(Sheramy Tsai)
2023년 09월 13일 오후 12:08 업데이트: 2024년 02월 3일 오후 9:59

우리는 클릭 한 번으로 잡티를 지우거나 눈을 또렷하게 만들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SNS에 올리는 셀프카메라 보정이 일반화하면서 성형수술을 통해 보다 영구적인 ‘보정’을 원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완벽한 셀카를 위한 탐구

화소가 적은 저화질의 옛날 디지털카메라에서 고화질에 여러 필터 효과가 장착된 스마트폰까지, 기술 발전과 함께 셀카도 진화해 왔다. 여기에 SNS가 보편화하면서 셀카는 고도로 정제된 이미지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은 고품질의 선별된 이미지를 대중화했다. 틱톡 등의 애플리케이션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즉각적인 보정 기능을 제공하는 필터를 도입했다. 사용자는 탭 한 번으로 더 깨끗한 피부와 날렵한 얼굴형을 설정할 수 있게 됐다.

영국 런던대학교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90%가 완벽한 피부와 얼굴형, 치아 미백, 날씬한 모습을 위해 보정 필터나 사진 편집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바너드대학 심리학과의 타라 웰 부교수는 에포크타임스에 “사람들은 셀카를 통해 자신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을 강조하는 동시에 결점을 숨기려 한다. 따라서 셀카는 신중하게 선별되고 편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곧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이나 온라인상에서 보는 완벽한 이미지와 끊임없이 비교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욕망: 셀카와 성형수술

디지털 시대는 미(美)에 대한 기준을 바꿔놓았다. 이에 의학계에서는 ‘스냅챗 이형성증’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스냅챗 이형성증이란 셀카 보정 앱을 이용해 찍은 이상적인 모습과 실제 모습 간 괴리에 불만족을 느끼며 성형에 집착하는 증상을 말한다.

미국 미용·성형외과의사협회가 지난 2019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형외과 의사 중 72%가 셀카를 찍을 때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시술을 받고자 하는 환자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18~30세 사이에서 보톡스나 필러, 레이저 등의 시술을 받는 경우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실제 미국 대학생의 6.4%가 이미 성형 시술이나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또 이들 중 43%는 추가 시술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대학 졸업 후에도 이어졌다.

협회는 “이는 SNS가 성형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미국 댈러스 성형외과 연구소의 로드 로리히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젊은 층, 특히 청소년 성형의 급증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로리히 박사에 따르면, 2016년에만 19세 미만의 성형시술 건수가 23만 건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로리히 박사는 또래집단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로리히 박사는 또한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없는 에스테틱샵에서 보톡스나 필러 시술을 받으려는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는 데 대해 경고했다.

그러면서 보호자 동의 등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는 피부과 또는 성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용 업계의 대호황

셀카 문화와 함께 미용 산업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온라인 페르소나’를 가꾸기 위해 시술을 받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는 2021년 기준 성형수술이 19.3% 증가해 수술 건수가 1280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비수술(시술) 건수는 1750만 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기준으로 최근 4년 동안 미용 목적의 수술은 33.3% 증가했으며, 시술은 무려 54.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성형외과들은 이 같은 흐름을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SNS 인플루언서에게 할인 또는 무료 시술을 협찬하며 온라인상에서 젊은 층의 관심을 끄는 방식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성형 시술이 점점 더 흔한 주류 문화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오늘날 틱톡에서는 ‘성형외과’, ‘입술 필러’ 등의 해시태그가 수십억 건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한다.

소위 ‘셀카 수술’이라고 불리는 틈새 시술은 젊은 세대가 원하는 특정한 외모에 대한 욕구를 충족해 준다. 그 결과 현재 미용업계는 역대급 호황이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에 따르면 성형수술은 매년 5%씩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673억 달러였던 전 세계 성형수술 시장은 오는 2031년까지 세 배에 달하는 210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용 성형의 숨은 위험

그러나 셀카 문화의 이면에는 성형수술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감염, 흉터, 혈전, 신경 손상 등 여러 부작용이 간과된다. 마취를 요하는 수술의 경우는 더 위험하다.

성형수술 환자 100명 중 1명은 합병증을 겪는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인 보톡스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무해한 것 같은 시술에도 함정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주사를 맞은 사용자의 16%가 두통부터 신경근육 이상까지 다양한 합병증을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부작용이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데도 비용 절감을 위해 무면허 클리닉을 찾는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작용은 신체적 측면에만 그치지 않는다. 나날이 늘고 있는 신체추형장애(BDD 증후군)가 그 예다. 신체추형장애는 외모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느끼며 집착하는 정신질환이다. 성형수술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성형은 이 정신질환을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웰 부교수는 정신건강 측면과 관련 “신체추형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자신만이 인지한 결함을 고치기 위해 성형 시술을 반복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도에서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셀카 업로드가 인간의 행복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디지털 보정 필터와 실제 성형시술의 급증을 거론하며 강박적으로 외모에 집착하는 문화가 젊은 층을 휩쓸고 있다고 경고했다.

“만연하고 있는 이미지 보정 현상은 사람의 자존감에 타격을 줄 수 있고, 현실 세계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느끼게 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해 신체추형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필터 시대의 미(美)

디지털이 인식을 왜곡하는 세상에서 미용 기술까지 발달하며 진정한 아름다움의 경계는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자가 가진 타고난 아름다움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바로 #노필터 캠페인이다. #노필터 캠페인은 화장이나 디지털 보정 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독려함으로써 진정성을 고취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아름다움의 본질은 자연스러운 결점, 다시 말해 디지털 보정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매력에 있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일례로 비누 브랜드 ‘도브’의 ‘리얼 뷰티 캠페인(Campaign for Real Beauty)’이 있다. 지난 2004년 처음 도입된 리얼 뷰티 캠페인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들을 조명함으로써 평소 대중에게 보여지는 왜곡을 꼬집고 수많은 종류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제시한다.

웰 부교수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도록 장려하고 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제시하면 셀카 문화가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셰라미 차이는 10년의 집필 경력을 지닌 작가이자 간호사다. 미들버리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교를 졸업했으며, 간호 전문 지식을 통해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