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속 천연화합물, 노화로 인한 근손실 방지” 스위스 연구

조지 시트로너
2024년 04월 30일 오전 10:25 업데이트: 2024년 04월 30일 오전 10:25

노화로 인한 근손실…미토콘드리아 능력 감소가 원인
스위스 네슬레 연구팀, 천연화합물 ‘트리고넬린’에 주목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추출 음료 중 하나인 커피가 나이가 들어가도 근육을 강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줄 열쇠를 쥐고 있을 수도 있다.

스위스에 위치한 네슬레 건강 연구소 연구진이 과학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커피에서 발견되는 한 천연화합물이 노화로 인한 근손실을 막는 ‘비밀병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논문 링크).

체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해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는 근육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노화로 인한 근육량 및 근력 감소를 증상으로 하는 근감소증의 원인은 이런 미토콘드리아가 나이가 들면서 에너지 생산 능력이 감소한다는 것에 기인한다.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세포 재생을 돕고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중요한 조효소인 NAD+의 수치도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한다는 점이다.

기존 연구를 통해 이미 필수 아미노산인 L-트립토판과 니코틴산, 니코틴산아미드, 니코틴산아미드 리보사이드, 니코틴산아미드 모노뉴클레오티드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비타민B3를 포함한 여러 식이 전구체를 활용해 체내 NAD+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트리고넬린(trigonelline)’이란 알칼리성 화합물이 이러한 노화로 인한 근육 건강의 변화를 되돌릴 수 있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와 곤충의 혈액 내 트리고넬린 수치를 분석한 결과, 트리고넬린 수치가 근력 및 근기능과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대로 혈중 트리고넬린 수치가 낮으면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전형적인 근감소증 증상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장수’ 돕는 트리고넬린

트리고넬린은 구조적으로 비타민B3 합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정 식품에서 발견될 뿐만 아니라 이미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스위스 네슬레 리서치 소속 연구개발 및 과학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캐서리나 피셔(Katharina Fischer)는 에포크타임스에 이와 같이 말했다.

“우리는 내인성(체내에서 합성되는) 트리고넬린이 적어 혈중 트리고넬린 수치가 적은 노인은 노화 과정에서 근육량과 근력이 더 많이 약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또한 트리고넬린이 NAD의 전구체(합성되기 전의 물질)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피셔 연구원에 따르면 트리고넬린이 체내에 들어오게 되면, 미토콘드리아에서 세포 에너지 생산을 활성화하고 노화 중에도 근력과 근기능을 증가시켜 실험동물들이 장수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근육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식품이나 영양제를 통해 트리고넬린의 섭취를 늘릴 경우의 임상적 효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다고 피셔 연구원은 언급했다.

트리고넬린이 함유된 식품들

트리고넬린은 다양한 식물에서 발견되는 알칼로이드 화합물 중 하나이다. 다른 유익한 식물성 화합물만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트리고넬린은 다양한 식품에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소인 나이아신의 약 5%가량이 트리고넬린으로 전환된다.

커피 원두: 트리고넬린은 모든 식품 공급원 중에서 커피 원두에 가장 풍부하게 함유돼 있으며, 커피 특유의 쓴맛의 일부는 트리고넬린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로스팅 과정에서 트리고넬린은 부분적으로 분해돼 건강에 중요한 영양소인 니코틴산(나이아신 또는 비타민B3)을 형성한다.

호로파 씨앗: 인도 및 중동 지역 요리에서 흔히 사용되는 향신료인 호로파는 알칼로이드 화합물 종류 약 35%를 함유하고 있으며, 호로파에 주요하게 포함된 알칼로이드 화합물은 트리고넬린이다.

기타 식품들: 트리고넬린은 보리, 멜론, 옥수수, 양파, 완두콩, 대두, 토마토 등 다양한 식품에서 발견된다. 또한 생선, 홍합, 갑각류 등을 통해서도 트리고넬린을 섭취할 수 있다.

“노인 근손실 해결, 늦더라도 안 하는 것보단…”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국의 노년 건강 전문가인 메이시 스미스(Macie Smith)는 에포크타임스에 “근감소증은 신체활동의 불편함, 적절한 영양 섭취 부족, 비만, 운동 부족 등 무수히 많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이 되면 더 많은 시간을 앉아 있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근감소증은 주로 65세 이상에서 나타나지만, 더 이른 나이인 30~40세부터 시작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노화 자체는 막을 수 없지만, 노화로 인한 근육량 감소는 관리될 수 있다.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그리고 만성질환 관리를 통해 가능하다.

스미스는 ”근감소증에 대응하기 위해 근육을 만들고 강화하는 것은 언제 시작하더라도 늦지 않다“며 “언제든지 새로운 운동 요법을 도입해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고 전문가가 안내하는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만성질환의 위험을 관리하거나 줄여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