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예비후보 인터뷰] “유엔·대통령실 경험 살려 韓 글로벌화에 앞장설 것”

김원재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보좌관

이윤정
2024년 02월 19일 오전 10:31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58

21세기 문제엔 21세기 해법 필요
정치인, 국제 감각 갖추고 기술 혁신 이해해야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출마를 위한 예비후보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열 번째 순서는 김원재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보좌관이다.

김 예비후보는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수원에서 학교를 다녔다. 용인외고(현 용인외대부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프랑스 파리정치대학과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각각 국제안보학, 국제관계학으로 동시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유엔 사무총장 기술특사실 기술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고, 대통령직 인수위 당선인 비서실을 거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그는 “저희 할아버지가 6·25 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하셨고 무공훈장을 2개(충무·화랑) 받으셨다”고 밝혔다.

-출마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세계 10위권 국가 대한민국에 걸맞은 정치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기존의 정치권으로는 부족해 보입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표방하는 가치 외교, 글로벌 중추 국가의 방향성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년 세대가 안고 있는 문제 역시 기존 정치권의 담론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년을 위한 의제, 정책들이 과연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나오는 건지 의문이 들고, 대한민국의 의사결정 과정에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출마하신 수원(무) 지역구는 어떤 곳이며 현재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무(戊)’까지 나누어진 선거구입니다. 제가 어릴 적엔 온통 논밭뿐이던 수원이 신도시 건설, 외부 인구 유입 등으로 급속히 확장하면서 주거 밀집 지역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들이 남아 있습니다.”

“우선 권선구 세류동은 군 공항이 있어서 파생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닙니다. 군 공항에서 이륙하는 전투기 소음 때문에 대화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 군 공항 때문에 고도 제한 등에 걸려서 구도심 재개발도 어렵고, 전세 사기 문제도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이전하는 게 가장 큰 지역 현안일 것 같고요.”

영통 소각장 이전 문제 역시 숙원 사업이라고 했다. “제가 나온 중학교가 바로 그 영통 소각장에서 300m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수원 외국인 학교를 비롯해 반경 1km 안에 학교가 3~4개 있어요. 그렇게 학생들이 자라는 환경 안에 소각장이 있는 건 다른 선진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그는 낙후된 구도심 문제도 꺼냈다. “광교나 영통과 비교하면 여기도 수원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죠. 대중교통 문제도 있고 인프라도 소외돼 왔습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1학기 때 멋모르고 1교시 수업을 신청했다가 수원에서 신촌까지 가는 버스가 늘 만차여서 항상 지각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중학교 전교 1·2등 하는 애들이 수원에 있는 고등학교에 안 갑니다. 경기도 제1의 도시로 불리는 수원의 교육 인프라치고는 아쉬운 점이 있는 거죠.”

수원시 영통구는 삼성전자 본사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김 예비후보는 미국 시애틀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들어오면서 그 주변으로 1만 개의 기업이 성장한 사례를 소개하며 “삼성전자 주변을 다 택지 개발을 해서 인구만 많이 유입돼 베드타운처럼 됐다. 스타트업이나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많이 유치돼서 유기적으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됐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실 지난 민주당에서 14년 동안 시정을 맡고 10년간 의석수를 독점해 오면서 이런 문제들이 지연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빨리 해결해 드리는 게 가장 급선무일 것 같습니다.”

-다른 예비후보자들과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김 예비후보는 ▲젊음 ▲글로벌 스탠다드에 특화된 이력 ▲대통령실 근무 경험을 꼽았다.

“최근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넘어섰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는데 수원 무 지역은 2030 청년 비중이 40%를 넘습니다. 손꼽히는 젊은 도시라고 할 수 있죠.”

1992년생, 올해 32세인 김 예비후보는 “청년층이 겪는 고충, 청년들이 바라는 정책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또 청년들의 편에 서서 같이 호흡하면서 공감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선거 때만 되면 청년 출마자는 경험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하는 문제들은 대부분 21세기 문제들이며 이를 위한 21세기 해법은 오히려 젊은 제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한 번 더 도약하려면 글로벌화해야 합니다. 내수 시장으로만 파이를 키우는 것도 한계가 있고 제3의 길을 찾기도 어렵기 때문에 보편타당하다고 여기는 서방의 가치들이나 서방 진영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서 저희가 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더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김 예비후보는 “오랜 해외 생활을 통해 세계 무대를 경험했다”며 “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들이 어떤 형식으로 움직이고 어떤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지를 많이 보고 전 세계적인 시류를 잘 이해하는 제가 글로벌화에 일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예비후보는 유엔과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며 쌓아온 경험과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우며 국제적인 감각과 창의적인 사고를 겸비한 청년 정치인임을 부각했다.

“제 파리정치대 동문 중에 마크롱 대통령은 46세이고, 저보다 두 살 위인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올해 34세의 나이에 프랑스 총리직에 올랐습니다. 저는 유엔에서 일하면서 국제단위의 대규모 사업 관리 역량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췄고, 대통령실 특히 국가안보실장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국가의 최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면서 국정 운영을 경험하고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국내외 유수의 혁신 유니콘 기업들과도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을뿐 아니라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부 부처와의 연결고리 측면에서도 특화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마 선언에서 “일류 국민과 기업을 정치가 발목잡고 있다”면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비전과 정치가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국가 주도로 경제발전을 이뤘기 때문에 그런 관성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요. 작년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이 논란이 됐었는데 사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의 혁신은 민간 차원에서 나오지 국가 보조나 국가에서 주도한 R&D로 나오지 않습니다. 국가 주도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좀 더 안심하고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지는 말아야겠죠.”

김 예비후보는 ‘글로벌화’에는 우리나라가 세계로 나가는 것도 있지만 세계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물론이고 프랑스의 경우에도 우리나라 청년들이 많이 가서 창업하고 있고, 모로코,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주변국에서 인재를 많이 데리고 오는데 우리나라는 인프라적으로도 그렇고 정부에서 당연히 해줘야 하는 것들을 못 해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자라나는 인재들이 유수의 해외 인력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없어지고, 우리나라 기업들도 채용할 수 있는 인재 풀 자체가 엄청나게 제약이 생겨버리는 겁니다.”

그는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입법부 차원에서도 ‘글로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재 국회의원 예비후보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중국 공산당은 선거전, 법률전, 문화전, 마약전 등 통일전선 공작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초한전(超限戰)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이 보도됐지만, 한국 침투도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는데 총선을 앞둔 한국의 대응 방안은 무엇일까요?

“국제 안보를 전공한 제가 이 문제를 처음 인식한 건 2017년입니다. 이는 지금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에서는 이미 엄청나게 큰 문제가 됐고 전 세계가 난리였거든요.”

김 예비후보는 러시아 사례를 인용해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지만, 특히 2018년에 러시아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쓰면서 당시 브렉시트를 비롯해 프랑스·독일·이탈리아 선거에 엄청나게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논란의 핵심에 있었던 프랑스와 미국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그는 “우리나라에 중국이 개입하지 않을 리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개입하는 과정을 찾아내려고 연구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서 진행했었다”는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디스인포메이션(disinformation·허위조작정보) 자체가 크게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조명이 안 되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취약성이기도 하지만, 표현의 자유에다 인터넷과 SNS가 보편화하면서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의 개입에 많이 노출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권 때는 그런 문제에 대한 인식이나 대비책, 방안조차 없었습니다. ”

김 예비후보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교육(Public Education)을 제시했다. “저는 안보실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정부도 충분히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비도 많이 하고 있어요. 다만 총선에 개입하는 전략이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이건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을 상대로 ‘이런 것들이 있으니 방비하라’고 교육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사회적 담론이 형성돼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기본적인 전략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고, 또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을 훼손하는 짓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더 심화시키고, 없는 갈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김 예비후보는 청년층의 젠더 갈등이나 남녀 갈등, 세대 갈등 같은 것들이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불붙는 데는 다수의 대중이 아닌, 소수의 사람이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북한이 역할을 안 했을 리가 없다는 게 석사 2개, SSCI 논문 2개를 보유한 저의 학술적 의견”이라면서 “이건 우리가 좌시할 수 없는 문제 중 하나”라고 역설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의 근간, 다시 말해 우리 사회의 뿌리를 훼손하는 일이라 중국이 아니라 어느 나라가 해도 문제잖아요. 그런데 이런 걸 어떻게 안 건드리고 있는지, 이렇게 바보처럼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두는 건지 어이가 없고요. 중국처럼 대한민국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나라는 없었기 때문에 저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제가 입법부 차원에서도 글로벌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좋은 정치란 어떤 정치라고 생각하시나요?

“합리적이어야 하고 과학에 기반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복리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도 고민해야 하죠. 정치를 발명해 내고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낸 이유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동체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서일 텐데요. 표를 얻으려고 공동체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정책들을 낸다든지 권력 투쟁이나 정쟁 등 외적인 이유에만 집중해 왔습니다. 저는 지지율이 높은 대통령은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을 안 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해요. ‘해야 하는 일’ 대부분은 국민에게 인기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지금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세계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결국 ‘기술’입니다. 따라서 기술 혁신의 방향을 어떻게 선도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기술 혁신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이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우리의 생각마저 AI에 의탁하는 추세로 가고 있는데 AI의 답변이 편향되지 않고 어느 이념에 좀 더 부합하느냐가 중요해질 겁니다. 더 쉽게 말씀드리자면 여전히 ‘자유’입니다. 기술 혁신 때문에 인류의 자유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정치는 국민들에게 불신받고 있습니다.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의 본질, 민주주의의 존재 이유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울러 사익에서 벗어나 좀 더 열린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치가 극단으로 치닫고는 있지만 좀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정치를 한다면 국민들한테 불신을 좀 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정치인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과 자질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김 예비후보는 “우선 국제적 감각이 있어야 하고,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답하며 “국민을 위하는 마음, 공동체에 대한 봉사 정신 같은 것들은 너무 당연한 기본 마인드”라고 전제했다.

“국제 감각은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 지금 진행 중인 기술 혁신이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기술을 잘 이해하는 것보다도 이 기술이 가져올 인문 사회적 변화에 대해 숙지해야 합니다.”

아울러 신구의 조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정치는 하기 싫은 사람, 다시 말해 정치 말고 할 게 많은 사람이 해야 한다”면서 “정치밖에 할 게 없는 분들이 정치를 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이어 “요즘 시대는 오늘 내일이 다르기 때문에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분들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편하게 아무 얘기나 다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정치인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