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인터뷰] “침체 도시에 활력·동력 되살려…구미, 新 낙동강기적 이룰 것”

김장호 구미 시장

이윤정
2024년 04월 15일 오전 9:41 업데이트: 2024년 04월 15일 오전 9:41

방산 클러스터·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성공
라면축제·기획공연…꿀잼 낭만도시로 변신 중

저출생과의 전쟁…’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 주력
신공항 배후 중심도시 도약으로 제2의 경제부흥 이룰 것

“지난 2년간 ‘구미 재창조’를 위한 기반을 다져나가고자 노력했습니다. 제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 온 부분은
침체된 도시에 혁신으로 새로운 활력과 동력을 확보해 ‘신(新)낙동강의 기적’을 이루자는 것입니다.”

2022년 7월 민선 8기 시장에 취임한 김장호 구미시장은 임기 반환점을 앞둔 소회를 묻자 “41만 구미 시민들께서 함께 힘을 모아주신 결과 시정 여러 분야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장호 시장은 경북대 경제학과, 한국개발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및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공공정책대학원을 졸업했다. 제1회 지방행정고등고시 합격 후 구미시청 정보통신과장, 경북도 투자유치과장, 새경북기획단장, 울진 부군수를 지냈다. 이후 행정안전부 교부세 과장, 청와대 행정자치 비서관실 근무, 국토교통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 지원국장, 경북도청 기획조정실장, 한국지방재정학회 부회장을 거쳐 2022년 7월 민선 8기 구미 시장에 취임했다.

그의 취임 후 ‘노잼 회색도시’ 구미는 ‘꿀잼 낭만도시’로 한창 이미지 변신 중이다. 지난해 방산 클러스터,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성공했고, 라면축제·푸드페스티벌은 지역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신공항 배후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꿈꾸며 침체된 도시에 혁신으로 새로운 활력과 동력을 불어넣으며 구미 재창조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김 시장에게 그간의 성과와 시정을 들었다.

-민선 8기도 곧 반환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주요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당장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반환점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는 김 시장은 우선 산업 부문과 문화·관광 측면의 성과를 나열했다. 구미시는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반도체 특화단지 추진단 현판식 | 구미시 제공

“산업적으로 방산혁신클러스터 및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유치에 성공했고, 지역활성화펀드 1호인 ‘구미 청년드림타워’ 지정과 총 414개 사 4조8000억 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습니다. 문화·관광 측면에서는 ‘라면 축제’와 ‘푸드페스티벌’이 골목상권과 원도심 활성화로 지역 특색을 살린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오는 4월 말 개장을 앞둔 ‘달달한 낭만 야시장’은 도심 공동화를 극복하고 소상공인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지난해 구미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장해 일평균 9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농촌·농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취임 당시에도 “농촌과 농업이 잘 살아야 선진국”이라며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들어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착실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시장은 “구미를 ‘노잼 회색도시’에서 ‘꿀잼 낭만도시’로 도시 이미지 자체를 바꿔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23년 지방자치단체 적극행정 종합평가’에서 구미시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구미시가 끊임없이 개선과 혁신을 추구하고,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입니다.”

2020년부터 실시한 해당 평가에서 구미시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조직 혁신 차원에서 공직자들의 일하는 방식 개선과 성과 위주의 조직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김 시장은 “앞으로도 행정에 새바람을 일으켜 혁신, 혁신 또 혁신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달성하는 일 잘하는 구미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마다 인구소멸위기론이 대두되며 저출산 문제가 현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구미시의 현황과 극복 방안은 어떤지요?

저출생대책 TF단 출범 | 구미시 제공

“전국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도시였던 구미가 저출생·고령화와 청년층 유출로 인구 감소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민선 8기 이후 인구 회복을 시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인구청년과’를 신설, 인구 문제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인구 감소세가 40% 이상 개선됐습니다.”

그에 따르면, 수도권에 일자리가 집중됨에 따라 청년, 특히 여성 청년들이 이탈하면서 혼인율이 낮아지고 출산율도 연쇄적으로 감소했다. 
구미시의 전년도 합계출산율은 0.71로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완전돌봄 ▲안심주거 ▲조직문화 혁신 ▲의료 인프라 및 다자녀 우대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구미시는 경북도의 ‘저출생과의 전쟁’ 후속 조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동네 돌봄(24시) 마을사업 추진 △365 돌봄 어린이집 확대 운영 △구미+신생아 집중치료센터 운영 △임산부 전용 바우처 택시 도입 등 정책을 펼치고 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구미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 오셨고,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지요?

“구미는 효과가 저조하거나 재정 악화 등 부작용이 따르는 현금성 지원 정책을 최소화하고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기른다’는 마음으로 365일 24시 10분 거리 내 완전돌봄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서비스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북 22개 시군 중 처음으로 설치된 ‘구미시 저출생 대책 TF단’을 중심으로 저출생 극복 대책 발굴에 전력을 다하는 중입니다.”

특히 구미형 소아의료 환경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김 시장은 “지난해부터 저출생 극복을 위한 소아 필요 의료 체계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뒤 지방이 주도하는 혁신적 의료·돌봄 인프라를 강화하고 경북 중서부권의 새로운 소아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목표로, 장기적으로는 출산·양육 친화 도시를 위한 인식 변화를 위해 공공 분야부터 제도를 개선해 사회적 배려 문화를 조성하고
민간 분야에 확산해 구미를 살기 좋은 매력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반도체 특화단지와 방산 혁신클러스터에 선정되며 지역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구미의 미래 먹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는지요?

SK실트론 투자협약 | 구미시 제공

“그간 구미가 산업구조 재편에 다소 뒤처져 있던 것도 사실”이라고 전제한 김 시장은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와 ‘방산혁신클러스터’ 등 대형 국책프로젝트에 선정된 것은 산업구조 혁신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올해 본격적인 반도체 특화단지 연계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반도체·방산 기반으로 로봇 등 미래 전략산업을 육성해 산업생태계 혁신 기반을 마련하고 구미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차세대 로봇 거점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구미는 IT·제조 50년 기술과 노하우 가지고 있으며, LG전자·인탑스 등 로봇 완제품 생산 기업과 부품 공급 기업 등 로봇 관련 기업 100여 개사가 있고, 연계된 혁신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으며, 전국 유일의 로봇 전문 교육기관인 ‘로봇직업혁신센터’가 2022년 문을 열어 산업 현장의 로봇 활용 전문 인력을 양성 중입니다. 첨단로봇산업 육성 마스터플랜도 수립 중이며, 로봇산업 육성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하고 있습니다.”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신공항은 구미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대구경북 신공항 광역교통망 계획 | 구미시 제공

“신공항 건설은 대구·경북의 산업지도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공항과 직선거리 10km, 신공항 핵심 배후도시로서 물류·첨단산업·관광산업을 발전시킨다면 제2의 경제 부흥을 이룰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김 시장은 “신공항의 성패는 항공 운송과 물류 허브 기능에 달려 있다”며 “대구경북신공항 배후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신공항과 연계한 광역 교통망 확보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수준의 정주 여건을 갖춘 신공항 배후 신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구권 광역철도(구미~경산)는 올해 말 개통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대구경북신공항철도의 ‘구미 통과’를 공식화했다.

-작년 푸드페스티벌과 라면 축제를 개최해 많은 관광객이 구미를 찾았습니다. 민선 8기 취임 이후 산업도시로 대표되는 구미에 낭만문화도시의 색을 입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2023 구미 라면축제 | 구미시 제공

“구미는 그동안 산업도시로 무미건조한 회색도시 이미지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전국 유일의 ‘낭만축제과’를 신설하고 산업도시 구미를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낭만도시로 만들고자 노력 중입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푸드 페스티벌’과 ‘라면 축제’는 구미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으며, 소상공인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라면 축제는 구미역 일원에서 거리형 도심 축제로 개최돼 지난해 대비 방문객이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외지인 관광객(36%)도 많이 방문했다. 그 결과 경상북도 우수축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구미를 ‘노잼도시’에서 ‘낭만도시, 꿀잼도시’로 도시의 이미지 자체를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문화재단 출범을 통해 구미를 마케팅하고, 다양한 트렌드를 반영해 ‘관광산업하는 도시 구미’로 변신할 것입니다.”

-구미하면 금오산이 유명하죠. 그 외 구미만의 숨은 명소를 추천해 주신다면요? 추가 개발계획도 있으신지요?

“구미는 우리나라 최초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오산과 낙동강이 시내 한복판을 관통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도시입니다.”

지난해 7월 금오산 잔디광장을 개방하고 포토존을 설치했다. 금오지 배꼽마당, 형곡전망대 야외공연장에서 상시 펼쳐지는 공연은
시민들에게 휴식과 낭만을 선물한다. 지산샛강생태공원 내 1km 남짓 황토맨발길을 조성하고 광장 내 무인카페 및 다채로운 경관조명을 설치해 구미 시민과 관광객에게 즐길 거리, 볼거리를 제공하며 오감이 즐거운 힐링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김 시장은 “관광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해 나가고 있다”면서 금오산 관광활성화 계획으로 ▲금오산 케이블카 설치 ▲경관(불빛) 분수 조성 ▲금오산 일원 제5주차장 조성 ▲형곡전망대 연결다리 설치 ▲금오산 둘레길 코스 및 오토캠핑장 조성 ▲대혜폭포 출렁다리 및 집라인 설치 등을 소개했다.

금오산도립공원 잔디광장 | 구미시 제공

-특색 있는 다양한 문화정책으로 구미가 매력적인 낭만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한류 열풍에 부응해 K-컬처를 알리고 세계 각국과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글로벌 정책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시민들의 높아진 문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색 있는 다양한 기획공연 및 기획전시를 추진하고, 
문화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내 최초로 개최한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전막 공연은 평일 저녁임에도 구미시민뿐 아니라 대구, 김천 등지에서도 많은 관객이 찾았다. 한류스타 황치열 콘서트에는 대만,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서도 수십 명의 관객이 한국을 방문했다. 김 시장은 “오는 5월 31일 열리는 ‘유키 구라모토 ’ 콘서트는 예매 3일 만에 매진됐다”며 “연말에는 11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파리나무 십자가 소년합창단’의 송년음악회로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구미시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다채로운 전시 기획과 더불어 지역 미술계 활성화를 위해 지역 중견·청년 작가 초청 전시 기회도 지원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문화콘텐츠뿐 아니라 문화산업도 발달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K-pop, K-드라마 등 글로벌 한류 팬덤을 활용하고 구미의 강점을 살려 메타버스 산업인프라와 결합해 팬더스트리산업(팬덤 기반의 비즈니스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한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5월 경북 도민체전을 시작으로 내년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도 앞두고 있는데요. 국내 최대 규모의 에어돔 육상훈련장도 들어선다고 하는데, 대규모 스포츠 대회를 연이어 개최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구미가 글로벌 스포츠 도시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올해 제62회 경북도민체전의 성공적인 개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도민체전은 5월 10~13일 4일간 진행되며, 22개 시·군 1만2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이에 구미시는 2만 명 이상이 구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 시장은 “도시 미관, 위생, 숙박, 경기장 시설 등 차질 없이 준비 중이며, 도민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야시장과 문화공연, 축제 및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해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성공 체전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내년에는 46억 아시아인의 대축제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5월 27~31일 구미에서 개최됩니다. 45개국 1200여 명의 선수단과 임원들이 구미를 찾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국 단위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상북도의 지원, 대한육상연맹의 전문성, 구미시의 행정력을 결집해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