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미지급금 540조원…中 부동산 연쇄반응 화약고

차이나뉴스팀
2023년 09월 2일 오후 1:40 업데이트: 2023년 09월 2일 오후 5:45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그 피해가 관련 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개발업자들의 납품대금 미지급금이 최소 3900억 달러(약 5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Gavekal Dragonomics)에 따르면 납품업체에 밀린 미지급 대금이 최소 39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보수적으로 잡은 추정치일 뿐 실제 금액은 더 많을 수 있다.

뉴욕타임즈(NTY)는 지난달 28일, 중국 부동산 업자들이 잇달아 채무불이행에 빠진 데다 경기 침체까지 겹쳐 건설 자재 업체 대금부터 현장 인부 임금까지 체납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업체에는 시멘트 제조, 건축, 페인트 도장, 부동산 중개 및 분양, 인테리어 및 가구 제작 회사 등이 포함된다.

이어 NTY는 29일, 건설노동자들이 폐쇄된 빈 건설 현장에 “임금 체불은 수치스럽다” “비구이위안, 피땀 흘려 번 내 돈 돌려달라” 등의 현수막을 걸었다고 전했다.

NTY는 대금 지급 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려 발만 동동 구르는 중간 업체 몇 곳을 소개했다.

란밍창(蘭明强)이 운영하는 회사는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펜스와 광고판을 비구위안에 납품했지만 납품대금 15만 위안을 받지 못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생인 아들의 학비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그는 사업을 접고 고향 충칭(重慶)을 떠나 정저우(鄭州)에 가서 음식 장사를 하고 있다.

광둥(廣東)성 부동산 중개인 류야오난(劉耀南)은 비구이위안이 대금을 지불할 것이란 기대를 접은 상태다. 지난해 그는 중개 수수료 잔금 5만6000위안을 받지 못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채무 상환 순위가 뒤처지기 때문이다. 개발업자가 디폴트에 빠지면 부동산 구매자가 최우선으로 보호받고, 자재 납품업체나 분양업자, 엔지니어링 업체는 후순위로 밀려 사실상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10년 전 회사를 설립한 랴오훙메이(廖紅梅)는 헝다(恒大)그룹의 장쑤(江蘇)성 분양대리점에 마케팅 및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헝다그룹이 디폴트를 선언함에 따라 그녀는 대금 490만 위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아직 돈을 받지 못했다. 우리 같은 맨 끝 순위 업체는 발언권이 없다. 영원히 못 받을 것 같다”고 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는 임금을 받지 못한 건설 노동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거나 하소연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소송 중인 법정 서류를 사진 찍어 올린 이도 있고, 현지 정부에 민원을 제기한 기록을 올린 이도 있다.

비구이위안이 디폴트를 선언한 후 월스트리트저널(WSJ), 홍콩경제신문은 8월 초 보도에서 중국 대륙 부동산 업계의 가장 힘든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했다.

중국 부동산정보업체 커얼루이(克而瑞·CRIC)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계약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급감했고, 비구이위안은 6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