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요식업계 1분기 폐업 전년대비 2배…초저가 메뉴로 생존경쟁

정향매
2024년 04월 24일 오후 3:33 업데이트: 2024년 04월 24일 오후 3:33

중국 요식업체, 1~3월 45만9000곳 상호 취소
밥값 550원 식당…스타벅스도 가성비 메뉴 출시

중국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요식업계 폐업률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문을 닫지 않은 업체들은 잇달아 가격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올해 1분기 폐업한 중국 외식업체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조사 사이트 ‘치차차(企查查)’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 요식업체 상호등록취소 건수는 45만9000건으로 전년 동기(14만 건) 대비 236% 급증했다. 반면 신규등록 건수는 73만100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3.4% 감소했다. 지난해 요식업체 상호등록취소 건수는 136만 건 이상이다. 이는 2022년에 비해 127.8% 증가한 수치며 2020년 이후 최고치다.

중국 차이퉁(財通)증권연구소의 우원더 수석 애널리스트는 요식업체 폐업 급증의 원인으로 소비자 행동 패턴의 변화로 꼽았다.

그는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소비자심리 변화가 구매 패턴의 변화를 이끌었다”며 “현재 경기 환경에서 다수 소비자는 평일에는 돈을 아껴 쓰고 휴일과 명절에 집중적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고의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심리 변화에 따라 요식업체들은 잇달아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고가 브랜드들도 젊은 층을 겨냥한 이른바 ‘가난뱅이 세트’를 출시하고 있다.

‘가난뱅이(窮鬼·치웅구이) 세트’는 서양식 인스턴트 음식 체인점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맥도날드 차이나가 출시한 ‘1+1 내맘대로’ ‘10위안(약 2000원) 한 끼 햄버거’가 대표적인 1세대 ‘가난뱅이 세트’ 상품이다.

인스턴트 업체들은 곧바로 유사한 상품 구성을 내놓기 시작했고 현재 이러한 가격 전략은 중국 요식업계 전체로 확대됐다.

이케아는 최근 중국에서 ‘크레이지 금요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3월 15일부터 4월 30일까지 금요일마다 이케아 레스토랑 세트 메뉴를 반값에 판매하는 이벤트다. 이벤트 날에는 미트볼 10개가 9.99위안(약 1900원)에 판매된다.

중국유니콘 기업으로 꼽히는 중식 패스트부드 체인점 ‘난청샹(南城香)’은 ‘3위안(약 550원) 아침 식사’를 출시했다. 3위안은 해당 업체가 판매하는 중국식 만둣국인 훈툰(20위안), 우육면(21위안)의 약 7분의 1의 가격에 불과하다.

스타벅스는 중국 매장에서 톨(355ml) 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에 27위안(약 5000원)에 판매 중이지만 최근 20위안(약 4000원) 미만인 ‘샌드위치+음료’ 세트를 출시해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체에 “경영이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99위안(약 1만9000원) 2인 세트’ ‘99% 세일’ 이벤트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참여지만, 떠들썩한 이벤트가 끝나고 나면 영업이익이 흑자인지 백자인지는 사장만 안다”고 어려운 현실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자를 시장에서 밀어내고 내면, 그다음 언제 내가 밀려날 차례가 올지 모른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