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국 권리 침해하는 WHO ‘펜데믹 조약’…어른거리는 中 공산당 그림자(상)

톨스텐 트레이(Torsten Trey)
2023년 06월 3일 오후 3:49 업데이트: 2023년 06월 6일 오전 9:50

뉴스분석

미국의 ‘현존위험위원회: 중국(Committee on the Present Danger: China, CPDC)’이 최근에 개최한 시리즈 웨비나(웹 세미나)에서 “신이 부여한 시민의 권리와 자유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지난달 마친 제75차 세계보건총회(WHA)에서 ‘팬데믹 예방조약(Pandemic Prevention Treaty)’ 체결과 ‘국제보건규약(IHR)’(2005년판)의 개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펜데믹 조약과 IHR(2005) 개정안 채택은 내년 77차 WHA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펜데믹 조약과 IHR(2005)의 내용은 방대하지만 핵심 골자만 추린다면 ‘새로운 팬데믹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해당 국가에 일방적으로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을 WHO에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이 의결되면 WHO 사무총장이 미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기본 자유를 제약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가위 전략

2022년 2월 4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열린 가운데 중러 양국 정상이 상호 “제한 없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공산국가들 간의 이러한 관계 강화는 흔한 일이지만, 두 전체주의 국가가 세계 패권을 노리며 긴밀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여느 파트너십과는 다르다.

아니나 다를까 베이징 올림픽 개막 20일 만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중공 정권이 막후에서 지원했다. “제한 없는” 파트너십이 구체화된 것이다. 이는 공산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가위(scissors)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다.

3월 2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모스크바에서 푸틴과의 국빈 만찬을 마치고 크렘린궁을 떠나면서 푸틴에게 “100년 동안 없었던 대변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란 표현은 ‘가위 전략’의 두 날을 연상시킨다. 또 “100년 동안 없었던 대변화”는 대만 통일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면에 미국을 겨냥한 더 큰 전략이 숨어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러시아와 중국

우리는 두 권위주의 국가 간의 ‘제한 없는’ 파트너십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는 풍부한 석유와 대량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은 막대한 경제력과 고도의 기만술을 갖고 있다.

가위 전략은 일종의 분업을 통해서 작동한다. 한 날이 절단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다른 날은 움직이지 않는다. 현재 양국 간 업무 분장은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군사적 역할을 수행하고, 중공은 뒤로 빠져서 러시아를 은근히 돕는 형태다.

중국 공산당이 이러한 전략은 일종의 기만 술책이다. 중공은 중국이 평화를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세계 리더 국가로 인식되기를 원한다. 이러한 ‘인식 관리’는 대만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데 따르는 위험과 부담을 덜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잘못될 경우 중국에 쏟아질 국제적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래서 ‘돌 던진 손을 등 뒤에 숨기듯’ 뒤에 숨어서 ‘움직이지 않는 가위 날’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가위 전략’을 간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산주의 국가들이 자유세계를 겨냥해 쓰는 가장 전형적인 수법이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국가들은 자유 시장 국가들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서로 협력한다. 이에 반해 자유세계 국가들은 공산주의 세력에 통일된 대응을 하는 데 약하다. 그래서 양떼를 떠난 어린 양처럼 더욱 취약하고 먹잇감이 되기 쉽다. 가위 전략은 바로 ‘분할 정복’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것이다.

그렇다면 공산 국가들의 가위 전략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위의 두 날을 분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산주의 중국의 실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중국 공산당의 기만술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 공산당은 속임수의 달인이다. 중국 공산당은 신장의 지상 수용소를 확장할 때 인공위성에 잡히는 걸 괘념치 않았다. 위구르족 수감자들이 수용소로 이송되는 장면이 유출되는 것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중공 당국은 20여 년 동안 파룬궁 수련자들을 감금하고 고문하고 장기를 산채로 적출한 사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은폐했다. 중공 정권은 파룬궁에 대한 ‘차가운 대량학살(Cold Genocide)’ 혐의를 받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중공 정권은 일반적인 인권침해 행위가 발각되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파룬궁을 가혹하게 박해한 내막은 필사적으로 막는다. ‘진(眞)·선(善)·인(忍)’을 핵심으로 하는 파룬궁의 가치체계가 공산주의 사상과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에 위협을 느껴 박해를 감행한다는 사실이 폭로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파룬궁의 진실하고 선한 원칙을 국제사회가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파룬궁을 억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리고 그 화살은 파룬궁의 잠재적 지지자, 자유 세계의 리더인 미국도 겨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을 정조준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흉계를 숨기고 자신들의 꿍꿍이속을 국제사회가 알 수 없도록 한다. 그들은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책(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이란 손자병법 전술을 쓰고 있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WHO를 포섭했다.

중공과 WHO

WHO는 유엔 산하의 다국적 기구로, 지도자는 특정 국가에 의해 선출되지 않고 또 특정 국가나 지역을 대표하지도 않는다. 최근 몇 년 동안 WHO의 운영 방식은 민간 자금에 주로 의존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마거릿 챈(陳馮富珍) 전 사무총장은 예산의 70%를 민간 자금으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기부자는 억만장자, 제약업계, 중공 당국 등이다. 기부자들은 기부할 때 종종 특정 요구 사항을 제시한다.

이로 인해 WHO의 독립성이 위협받게 된다. 우리는 WHO를 전 세계인에게 봉사하는 기구라고 여기지만, 운영 자금의 구성은 그렇지 않음을 시사한다.

중공이 현 WHO 사무총장과 직통하는 핫라인을 갖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중공은 현 사무총장 선출 과정에서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과거 역대 사무총장들도 중공과 연결돼 있다. WHO 사무총장이 시진핑과 악수하는 사진은 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중국 공산당은 이미 WHO를 납치했고, 이 다국적 기구를 미국과의 전쟁에서 대리전을 수행하는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

2020년 1월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Naohiko Hatta/Pool/Getty Images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될 때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 발생 사실을 확인한 후 2020년 1월 중순 우한시를 봉쇄했다. 하지만 국제 사회를 향해서는 해외여행을 해도 안전하다며 국경은 계속 열려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럽 1위 맵 공급사인 톰톰(TomTom) 교통지수는 중국 당국이 2020년 1월부터 국내 여행을 대폭 줄인 반면 해외여행은 정상 수준으로 유지했음을 보여준다.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객 수는 3월 이후에야 국내 여행객 수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외여행을 억제하지 않은 이 두 달간은 바이러스를 전 세계로 퍼뜨리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그렇다면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일까? 사고였을까, 아니면 사고를 위장한 ‘고의 유출’이었을까?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체스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500만 인구의 도시 하나쯤 희생시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임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서라면 대유행을 일으키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팬데믹을 일으키면 어느 국가가 이익일까?

이번 팬데믹은 향후 발생할 코로나19 유사 사태에 대비할 국제 규범을 제정하도록 하는 데 기여했고, 이에 호응해 WHO는 ‘팬데믹 규약’ 제정에 나섰다. WHO가 내년 상반기까지 국제보건규약(IHR) 개정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규약이 제정되면 자유 국가에 대대적인 제한이 가해질 것이다.

규제는 결코 권위주의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자국민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는 언제나 자유사회를 겨냥한 강력한 무기다. 따라서 WHO가 팬데믹 예방 규제를 가할 경우 자유 국가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것이 민간 기부자와 중국 공산당이 WHO에 거액을 기부한 이유 중 하나다. 중국 공산당에 있어 중공과 WHO가 협력하는 것은 또 다른 ‘가위 전략’이다. 중국 공산당이 외부 파트너인 WHO에 ‘움직이는’ 가위 날을 쥐어 준 것이다.

법적 차원의 문제

현재 WHO는 국제보건규정(IHR) 개정안(2005년)과 ‘팬데믹 예방 조약’ 등 두 가지 법안 의결에 골몰하고 있다. 법학자들은 이 두 가지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하지만 WHO는 법안 통과를 서두르고 있다. 이 두 법안은 거의 동시에 의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별도가 아닌 하나의 법안으로 평가돼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두 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팬데믹을 선언할 권한이 WHO 사무총장에게 있으면서도 그 결정과 조치에 대해 사무총장에게 책임을 물을 메커니즘이 없다는 점이다.

이 두 법안 규정에는 PHEIC를 어떻게 선포하는지는 명시돼 있지만, PHEIC 종료 시점에 대한 규정은 없다. 게다가 회원국들이 종료를 요구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다. 한마디로 WHO 총장이 PHEIC를 얼마든지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심각한 문제는 또 있다. 전염병의 심각성에 대한 정의가 없다는 점, 팬데믹 종식을 선언하는 방법이나 팬데믹 조치가 언제 종료돼야 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없다는 점 등이다. 이는 독감도 팬데믹 선언 대상이 될 수 있고, 시한 없는 팬데믹 규제에 직면할 수 있으며, 제약 회사에 백신 판매 기회를 무한정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이 또 하나 있다. IHR(2005) 개정안에 허위 정보를 정의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규정이다. 만약 무엇이 진실한 정보이고 허위 정보인지를 판정하는 권한이 WHO 실무자에게만 있다면,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과학적 대화’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는 일종의 ‘검열’로서 표현의 자유에 배치된다.

전체주의 국가들은 이미 정보를 완벽히 검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WHO가 정보를 통제하는 것은 자유 국가를 대상으로 함을 의미한다. 즉 새로운 ‘국제보건규정’ 개정안과 ‘팬데믹 예방 조약’의 조치들이 세계인의 건강과 복지에 봉사하기보다는 특정 국가의 권력 확보에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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