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의회에서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조사가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저 마샬 미 상원의원(공화당·캔자스주)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능획득연구와 중국에 대한 자금 지원을 즉각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8일 에포크타임스 자매 매체 NTD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능획득연구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그 실익보다 위험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인들은 대부분 중국의 의학·과학계가 중국군, 중국공산당과 협력하고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능획득연구란 바이러스나 병원체에 인위적으로 변이를 일으킴으로써 ‘새로운 기능’을 획득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기능획득연구를 옹호하는 자들은 “언젠가 나타날 수 있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이 이를 악용해 바이러스를 ‘무기화(化)’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기능획득연구를 통해 바이러스의 전염성, 치명성 등을 강화할 수 있다.
마샬 의원은 “그들(중국공산당)은 바이러스를 우리의 식량 공급원을 위협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우리 군인들을 공격하는 무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기능획득연구를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며 “중국이 중요한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은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연구기관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당장 멈춰야 함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증거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지난 17일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공식 발표하기 2주 전 이미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SARS-CoV-2’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의학과학원 산하 세균연구소의 런리리(任麗麗) 박사는 2019년 12월 28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분석 자료를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
당시 중국 우한에서는 폐렴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속출했다. 중국 당국은 “원인 불명”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관련 정보를 퍼뜨리지 말라”고 지시하며 의료 종사자들을 협박한 정황이 드러났다.
중국은 2020년 1월 12일, 런리리 박사의 등록 이후 2주 이상이 지나서야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렸다.
마샬 의원은 “중국이 코로나19의 구체적인 발병 원인을 알고도 2주간 이를 은폐했음이 밝혀졌다”며 “그 2주라는 시간은 전 세계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코로나19를 연구하고, 백신을 제조함으로써 전 세계로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중국이 관련 자료를 은폐한 탓에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7월 미 보건복지부(HHS)의 조사 결과, 미국 연방정부의 보조금이 ‘연구자금 지원’을 명목으로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전달됐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 지원은 2014년부터 시작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7월까지 이어졌다.
또 미국의 의료 관련 단체인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에 지원된 NIH의 연구 보조금 중 일부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흘러 들어간 정황도 드러났다.
2021년 말까지 NIH 원장을 지낸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는 최근 비공개 미 의회 증언에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은 음모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상원 조사를 이끄는 마샬 의원은 “‘중국 실험실 유출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권이 관련 데이터, 증거 등을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들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의 분석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이를 철저히 은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