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꿈 자주 꾼다면 의심해야…파킨슨병·비타민 결핍 가능성

밴스 보이트버그(Vance Voetberg)
2023년 07월 26일 오전 8:25 업데이트: 2024년 02월 3일 오후 10:09

우리는 종종 꿈속에서 뜬금없는 상황을 겪는다. 절친한 소꿉친구부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유명인까지, 무작위로 등장한 인물들이 평행우주에서 적과 싸우거나 실제로 가 본 적도 없는 프랑스 파리에서 숨바꼭질을 한다.

그러다 눈을 뜨는 순간, 우리는 바로 직전까지 겪은 모험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비논리적인 경험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혼란스럽거나, 때로는 행복하며, 혹은 두려움에 떨며 잠에서 깨어난다.

그런데 우리가 꾸는 꿈들에 의미가 있고, 또 그것이 초월적인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면 어떨까? 그리고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이 바로 꿈이라면 어떨까?

그러나 다소 터무니없게 여겨지는 이 같은 개념은 최근 과학계가 관심 있게 연구하기 시작한 분야다. 꿈이 우리 건강에 대해 무엇을 나타낼 수 있는지, 또 반대로 우리 건강이 꿈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악몽 : 파킨슨병의 경고 신호?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악몽은 파킨슨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조기에 알리는 경고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영국 버밍엄대학교 연구진은 67세 이상의 노인 3818명을 평균 12년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 결과, 악몽을 자주 꾸는 노인의 파킨슨병 발병률이 악몽을 꾸지 않는 노인보다 2배 높았다.

아울러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참가자 대부분은 연구 시작 초기 5년 사이에 증상이 발생했다. 또 파킨슨병 진단 시점을 기준으로 5년간 악몽이 지속되면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다섯 배 이상 높았다. 잦은 악몽이 파킨슨병 진행을 알리는 전조 증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다만 이후 7년 동안에는 이러한 연관성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원래 평소 악몽을 자주 꾸는 사람이 아닌, 노년에 악몽을 자주 꾸기 시작한 사람이 파킨슨병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의대 신경학과 패트릭 맥나마라 부교수에 따르면, 악몽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수면질환인 렘(REM·Rapid Eye Movement)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초기 지표 중 하나다. 그뿐만 아니라 신경퇴행성 질환이 발병하기 수십 년 전부터 렘수면행동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맥나마라 부교수는 에포크타임스에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수면 중에 꿈속 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침입자의 공격을 받는 꿈을 꾸면서 침대에서 뛰어내리거나 허우적거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단 악몽을 한두 번 꾼다고 해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맥나마라 부교수는 일상적으로 악몽을 꾸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했다. 깨어 있을 때 잘 나타나지 않는 신경퇴행성 질환 증상이 발병을 진단하기 몇 년 전부터도 잠들어 있는 동안 꿈을 통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꿈의 의미

통계에 따르면, 성인의 60~75%가 같은 꿈을 반복적으로 꾼다. 수면의학 전문 정신과 의사인 알렉스 디미트리우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반복되는 꿈은 우리 정신이 현재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거나, 과거의 사건을 처리하거나, 미래의 사건을 준비하는 데서 기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낮에 활동하면서 쌓인 걱정 등 정신적 찌꺼기가 밤에 꿈으로 나타난다고 보았고, 이를 ‘낮의 잔재’라고 일컬었다. 우리가 반복적인 꿈을 꾸고 있을 때, 우리 정신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구분, 처리 및 해결하는 중일 수 있다.

비타민 B6: 생생한 꿈의 비결?

과학자들은 특정 영양소가 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꿈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영양소는 다름 아닌 비타민B6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하루 평균 비타민B6 섭취량은 2mg 이하다. 한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무작위로 비타민B6 100mg 또는 250mg, 또는 가짜약을 복용토록 했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이 꾸는 꿈의 생생함과 색채 등을 평가하는 꿈 종합점수를 체크했다. 실험 결과, 비타민B6를 섭취하면 꿈 종합점수와 더불어 꿈을 기억해 내는 능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바꿔 말하면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비타민B6가 부족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타민B6는 행복 호르몬이라는 별명으로 친숙한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데 필수적인 성분이다. 또 세로토닌은 꿈의 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과학자들은 비타민B6를 섭취하면 세로토닌 생성이 원활해져 좀 더 선명한 꿈을 꾸게 된다는 이론을 수립, 제시했다.

다만 현재까지 비타민B6와 꿈 간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좋은 꿈을 꾸는 방법

수면의 질은 우리가 꾸는 꿈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디미트리우 박사는 잠들기 바로 전에 식사하거나 알코올 또는 카페인을 섭취하면 수면 구조가 손상돼 결과적으로 꿈의 질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이 같은 행위를 피하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8시간의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 깨어있는 시간과 잠드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는 TV나 스마트폰 등 자극적인 것을 보지 않는 게 좋다.

조용하고 어두운 환경, 규칙적 생활 리듬은 수면의 질을 높인다.

*이 기사는 번역 및 정리에 황효정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