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루던 작년 4분기 통계 발표…화장한 시신 숫자만 비공개

강우찬
2023년 06월 22일 오후 4:26 업데이트: 2023년 06월 22일 오후 4:26

CNN 등 외신도 주목 “제로 코로나 해제후 사망자 숫자 알 수 없어”

중국이 민정통계를 발표했지만, 화장한 시신 통계만 빠져 서구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 규모를 은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무원 산하 행정업무 전담 부처인 민정부는 작년 4분기 각종 민생통계를 이달 9일에야 발표했다. 이전 분기 통계를 3개월 이내에 발표하던 것에 비하면 최소 3개월 이상 늦어진 셈이다.

민정부 민생통계는 결혼, 이혼, 사망(화장된 시신 숫자) 등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는 결혼과 이혼에 대한 통계만 있었을 뿐 화장된 시신에 관한 통계는 없었고, 그 이유에 관한 설명도 없었다.

4분기 화장된 시신 숫자는 제로 코로나 해제 후 급증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를 알 수 있는 통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민정부는 통상적으로 작년 4분기 민생통계 발표 시점이 경과한 지난 4월, 통계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8월께 발표할 연간보고서에 포함될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해명과 달리 6월 들어 작년 4분기 민생통계를 발표하면서 유독 화장된 시신에 관한 통계만 제외해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공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작년 12월 초, 중국 공산당은 앞서 3년간 유지하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갑자기 종료했다. 방역 일선 현장에서는 준비할 기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우려했던 대로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됐다. 전국 병원은 중증 감염자로 넘쳐나고, 시신은 안치실 공간이 모자라 병원 복도나 대기실 바닥 등 곳곳에 놓였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초기 후베이성 우한의 모습이 재연된 듯했다.

같은 기간 AP통신, AFP 등 중국에 상주하는 외신의 카메라를 통해 화장터 앞에 길게 늘어선 운구차 행렬이 전 세계로 보도됐다. 베이징시 전체 화장터의 하루 처리 가능한 시신은 4천 구 가까이 됐지만, 모든 화장터가 24시간 가동되는 상황에서도 대기줄이 생겨났다.

베이징만의 일이 아니었다. 선양시의 한 장례식장 직원은 BBC에 “시신이 5일 동안 처리되지 못하고 방치된 적도 있다 “심하게 붐빈다. 이런 상황은 처음 겪어본다”고 전했다. 사실상 중국 전역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됐다.

그런데도 중국 방역당국은 12월 중순 발표에서 앞서 2주간 코로나19 사망자가 2명뿐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 숫자가 적은 이유를 묻는 외신에는 “코로나19 사망 판정 기준이 변경됐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놨다.

이는 중국 민정부의 작년 4분기 민생통계 발표를 그동안 해외 언론들이 기다려온 이유다. 그러나 공개된 통계에서 화장된 시신 통계는 여전히 포함되지 않았다. 더불어 각 지방정부의 관련 통계 발표에서도 화장된 시신 통계만 빠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CNN, 영국 가디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중국 공산당의 이 같은 이례적 움직임에 관심을 나타냈다. CNN은 화장된 시신 통계가 발표되지 않아 작년 중국 공산당의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진 사람들의 숫자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연구기관인 외교협회(CFR)의 글로벌 보건 선임연구원 황옌중(黃嚴忠)은 “화장된 시신 통계는 초과 사망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상대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료”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과거 같은 기간의 화장된 시신 숫자와 비교해 사망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추정할 수 있다면서 “초과 사망자의 숫자로 해당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숫자를 추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심신수련법인 파룬궁(法輪功) 창시자인 리훙즈(李洪志) 선생은 지난 1월 에포크타임스 기고문에서 “중국 공산당이 지난 3년간 코로나 실상을 은폐해 왔으며 중국에서 코로나 감염으로 이미 4억 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리 선생은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될 때까지 앞으로 1억 명이 더 사망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2003년 사스가 발생했을 때도 중국에서 2억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당국이 발표한 사스 사태 당시 공식 사망자 수는 9개월간 34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