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녹차, 변종 코로나 예방 효과 있어” 日 연구진

엘런 완(Ellen Wan)
2023년 10월 24일 오후 10:55 업데이트: 2024년 02월 2일 오전 9:27

홍차와 녹차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 변종을 비활성화함으로써 감염과 전파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일본 교토부립의과대학의 오삼 마츠다 교수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을 유발하는 SARS-CoV의 변종인 ‘SARS-CoV-2’를 비활성화할 수 있는 천연 성분에 대해 연구해 왔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홍차와 녹차에 함유된 폴리페놀이 사람의 타액에 있는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해 감염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밝혀낸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폴리페놀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 침투 및 감염 작용을 막아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연구진은 녹차 또는 말차, 홍차가 일부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비활성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10월 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연구진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피험자 7명에게 녹차나 홍차 등 차 성분이 함유된 사탕과 일반 사탕 중 하나를 무작위로 나눠주고 섭취하게 했다. 이후 이들의 타액을 채취해 정밀검사를 진행했다.

차 성분이 함유된 사탕을 섭취한 이들의 타액에서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하는 효능을 지닌 폴리페놀 성분이 검출됐다. 연구진이 이 타액 샘플을 오미크론 BA.1과 10초간 혼합한 결과, 바이러스가 빠르게 비활성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단, 사탕 섭취 후 약 15분이 지나자 비활성화 효과가 점차 떨어졌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자가 홍차나 녹차를 섭취하면 타액 내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비감염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까지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결론지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홍차 또는 녹차 티백을 뜨거운 물에 우려낸 뒤, 여기에 바이러스가 든 현탁액을 섞어 바이러스의 독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BA.1을 포함한 오미크론 하위변종의 감염력이 1% 미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반 식료품점에서 판매하는 녹차 음료도 오미크론 변종인 BA.1, BA.5, BQ.1.1의 감염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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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하위변종의 유형에 따라 폴리페놀 민감도가 다르다는 점도 확인했다.

녹차 폴리페놀의 일종인 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EGCG)로 실험한 결과 BA.1과 BA.5가 99% 이상 비활성화했지만, BA.2와 BA.2.75 등은 감염력에 변화가 없었다.

또한 홍차 폴리페놀의 일종인 테아플라빈의 경우 BA.1, BA.5, XBB.1 및 BQ.1.1의 감염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효능이 있었다. 그러나 BA.2, BA.2.75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녹차나 홍차에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이 침 속의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비활성화해 집단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서도 “섭취 후 몸 전체에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GCG의 효능

대만의 또 다른 연구에서도 EGCG의 항바이러스 효과가 밝혀졌다.

국립대만사범대학교의 창립 학장이자 생명과학부 석좌교수인 창팅 치엔은 “EGCG는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고 감염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체중 50kg의 성인이 매일 EGCG 2.5g을 2~3회에 걸쳐 섭취하면 체내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녹차만 섭취하는 것으로는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기에 충분치 않을 수 있다. EGCG 등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 보충제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엔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는데도 감염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녹차 및 홍차와 영양보충제를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찻잎으로 면역력 강화하기

미국의 바이러스학 전문가인 션 린은 “찻잎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므로 꾸준히 차를 마시면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린의 설명에 따르면, 찻잎에 함유된 비타민A는 호흡기 점막을 보호하고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또 비타민C는 항체와 면역세포의 생성을 자극한다.

비타민D는 항염증 작용을 촉진하고, 비타민E는 세포막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철분은 면역세포를 강화하는 효소의 생성과 관련이 있으며, 아연은 몸 전체의 면역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린은 “이런 성분들이 골고루 함유된 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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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에 따른 선택

홍차와 녹차에는 항바이러스 효능이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둘 중 어떤 차를 마셔야 할지 고민이 되는 이들에게, 전통중의학은 이렇게 조언한다.

“녹차는 차가운 성질을 띠고, 홍차는 따뜻한 성질을 띤다. 이에 각자 체질에 맞는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해 린은 “입이 자주 마르거나 변비가 있고, 여드름이 잘 나는 등 열이 많은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차가운 성질의 녹차가 잘 맞는다”고 추천했다.

이어 “손발이 차고 추위에 민감하며 묽은 변을 보는 등 몸이 찬 사람들에게는 홍차가 좋다”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