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롱온리 펀드, 지난달 최대 속도로 중국 이탈” 모건스탠리

정향매
2024년 01월 5일 오후 4:31 업데이트: 2024년 01월 5일 오후 4:31

한 달 새 38억 달러 빠져나가…월간 규모 역대 3번째

전 세계 롱온리(long-only) 펀드가 지난달에 2023년 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빠져나갔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모건 스탠리 정량 분석팀이 지난 2일 고객에게 배포한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전 세계 액티브 롱온리 펀드 매니저들이 38억 달러(약 5조 원) 가치에 달하는 중국과 홍콩 주식을 매각했다고 전했다. 이는 2023년 들어 최대 월간 외자 유출 규모이자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롱온리 펀드는 매수 후 보유를 위주로 수익을 내는 전략에 따라 투자하는 펀드를 가리킨다. 값이 오르거나 떨어질 종목을 예측해 사거나 파는 롱숏(long short) 전략과 차이가 있다.

모건 스탠리 분석팀에 따르면 투자자의 주식 환매 신청과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자금 유출의 주된 원인이다.  즉, 롱온리 펀드들이 중국 증시를 장기적 관점에서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중국과 홍콩 증시는 △지정학적 위험 △경기 회복 둔화 △불확실한 경제정책 등의 영향 때문에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2023년을 마감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중국 증시 우량주 벤치마크지수인 CSI300 지수는 11%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HIS)는 14% 떨어졌다.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정부는 최근 몇 개월 동안 경기부양책을 다수 발표했지만 이러한 조처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중국 투자 비중을 미국 동종업계 종사자와 동일하게 낮은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해 유럽 펀드 매니저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지난 12월 중국에서 이탈한 외국 자본 중 20억 달러(2조6240억 원)는 투자자가 환매한 펀드 자금이고 나머지 18억 달러(2조3616억 원)는 펀드 매니저가 대(對)중국 투자 비중을 조절하면서 유출했다. 

모건 스탠리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텐센트홀딩스(0700.HK) △알리바바(9988.HK) △구이저우마오타이(600519.SS) △넷이즈(9999 HK) 등이 가중치 추가 목록 상위권을 차지했고, △징동닷컴(9618.HK) △얌차이나홀딩스(9987.HKS) △AIA그룹(1299.HK) 등은 최다 매각 종목 리스트에 올랐다. 

다만, 롱숏(Long-short)펀드는 지난달 중국 주식 가치를 비교적 높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UBS그룹 프라임브로커리지팀은 로이터에 “2023년 마지막 몇 주 동안 헤지펀드는 저가 중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고 말했다.

해지펀드 매니저들은 중국 증시를 자극할 수 있는 돌발 사건의 발생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