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동산 시장 무너진 중국…‘제로성장시대’ 돌입

석산(石山·스산)
2022년 07월 19일 오전 10:37 업데이트: 2022년 07월 19일 오후 12:17

회색코뿔소가 마침내 찾아왔다. 모든 사람이 그것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리스크도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것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올지는 몰랐다.

중국에서 주택을 분양받고도 공사 중단으로 인해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 일부 매수자들이 집단으로 은행 대출금 상환을 거부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전국 100여 개 아파트 단지에서 유사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진화에 나섰지만 파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장시성 징더전(景德鎮)에서 추진 중인 룽팅(瓏庭)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보자. 룽팅 프로젝트 900가구 계약자들은 지난 6월 30일 집단으로 징더전 시 정부와 주택도농건설국, 은행감독위원회 징더전지국 및 대출은행들에 통지서를 보냈다.

통지서 내용은 이렇다.

“헝다그룹의 룽팅 프로젝트가 2021년 5월 말 전면 중단됐다. 은행 관리·감독하에 추진되는 이 건설 공사는 자금 고갈로 중단됐다. 건설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노력했으나 해결되지 않았다. 룽팅의 기업주가 2022년 10월 말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않으면 우리는 2022년 11월부터 대출금 상환을 중단하겠다.”

지난 16일 기준 전국 29성의 300여 곳 미완공 프로젝트의 입주자들도 잇달아 집단 ‘대출 상환 중단’을 선언했다.

중국의 도시 주택은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젊은이들 월급으로는 살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집을 마련하려면 ‘여섯 개의 지갑’에 의존해야 한다. 즉 당사자 부부가 가진 돈을 다 집어 넣고 그들 양가 부모의 지갑까지 털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입주할 주택의 공사가 중단되면 자금 조달 여력이 없어 대출금 상환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삼각 이익공동체 구조로 이뤄져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전면에 나서지만 실제 이익은 정부가 가져가고, 은행은 양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집값이 상승하면 3자가 모두 이익을 보고, 집값이 하락하면 3자가 모두 손해를 본다. 그래서 부동산 업자와 은행, 정부는 돈을 좇아 한 몸처럼 움직이는 삼위일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규정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건축 공정률이 75% 이상인 경우에만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분양관리계좌 자금인출 신고절차’에 따르면, 분양받은 매수자가 내는 계약금과 불입금은 반드시 은행이 별도 계좌를 통해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부동산 업체에서 자금을 남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개발업자가 이 자금을 인출하려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런 절차대로 하면 건축 공사가 중단되는 일은 거의 없다.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금 부족이 원인인데, 건설 업자가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은 은행이 별도 관리하는 자금이 유용됐거나 자금이 아예 해당 계좌에 예치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 돈은 건설업자·은행·정부 3자만이 움직일 수 있다. 누가 이 돈을 움직였든 간에 일차적인 책임은 은행에 있다. 자금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이 규정을 위반하기 때문에 미완공 주택을 계약한 자들은 당연히 자신의 권익 수호에 나설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이길 수밖에 없는 전쟁이다.

중국에서 대출자가 대출금 상환을 거부한다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민간 금융기관이 아닌 국유은행, 국유금융기관, 정부, 국가 전체를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출금 상환을 중단하면 은행은 대출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그러면 은행은 승소해서 그들의 월급을 압수하거나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 또한 당국은 사회신용 시스템을 통해 대출자의 소비를 제한하거나 항공기, 고속철도 이용을 제한하는 등 개인의 행동 자유까지 박탈할 수 있다.

이런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서, 모든 사회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강력한 공산당 정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중국 주택 계약자들의 처지이고, 이미 이 싸움에 뛰어든 사람이 4만 명에 달한다. 고대에는 이를 봉기라고 했다.

이들이 1인당 100만 위안을 대출받았다고 해도 400억 위안 규모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본격적인 충격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차이신왕(財新網)의 2021년 보도에 따르면, 그해 상반기 헝다그룹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헝다가 추진하는 건축 공사가 800개가량 되는데 그중 500개 정도가 중단된 상태였다. 중국 메이르터우티아오(每日頭條·매일 헤드라인)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현재 전국에 건설 중인 주택단지는 778개(중단된 곳 포함)이며, 이 중 약 70만 가구가 미완공 상태에서 공급됐고 그 외 상황은 알 수 없다.

공사 중단으로 주택을 인도받지 못한 계약자를 50만 명 정도로 추산할 경우, 대출금 상환이 중단된 금액은 가구당 200만 위안으로 계산하면 약 1조 위안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헝다그룹 한 기업의 상황에 불과하다.

헝다 외에도 빚더미에 앉은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는 또 있다. 화샤싱푸(華夏幸福)는 2020년 말까지 개발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가 140개였다. 예상 총투자액은 5490억 위안, 실제 투자액은 216억 위안, 건축 총면적은 2203만㎡였다.

2021년 1월 31일, 화샤싱푸는 회사가 움직 수 있는 자금은 8억 위안(약 1566억원)뿐이라고 발표했다. 그해 6월 회사는 유동성 경색으로 누적 디폴트(채무불이행) 원리금이 635억7200만 위안에 이른다고 통보했다. 화샤싱푸는 현재 공사가 거의 중단된 상태다. 분양하지 못한 주택이 절반가량일 경우, ㎡당 1만 위안으로 계산하면 계약자가 대출금 상환을 중단한 금액은 1100억 위안에 이른다.

중국에 과연 미완공 주택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는 당국의 공식 데이터를 볼 수 없다. 당국은 ‘투자와 경기 전망의 안정’을 위해서 진실한 데이터를 숨길 수밖에 없다.

닛케이신문이 2020년부터 2021년까지의 각종 인터넷 소식을 수집·분석한 결과 ‘미완공 주택’이라는 단어가 4982번이나 등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윈난(雲南)성에만 80여 개의 유령도시(鬼城)가 있다. 유령도시는 오랫동안 방치된 미완공 주택단지이다. 공사가 중단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주택단지는 유령도시에 들지 않는다.

중국의 유령도시는 모두 얼마나 될까? 아무도 모른다. 윈난성의 80개를 평균치로 본다면 전국 31개 성·시·자치구에 총 2500개 정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들어간 돈은 적게 잡아도 수조 위안대다.

미완공 아파트 외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그중 하나가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담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 것이다.

이들이 상환하지 못하는 금액은 아파트 공사 중단으로 인한 미상환 금액보다 훨씬 많다. 최근 2년 사이 중국의 경매 아파트 수가 수백 배로 늘었다. 한 네티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알리바바 경매사이트에 올라온 경매 아파트만 168만 채로 2018년보다 187배 늘었다.

경매 아파트가 크게 늘어난 것은 중국의 경제 하락과 관련이 있다. 실업, 사업 실패, 투자 실패 등으로 인해 은행 대출금을 못 갚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아파트는 경매에 붙여지면 일반적으로 시세의 60~80%에 낙찰되고, 40~50%에 낙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채당 100만 위안의 손실을 본다고 계산하면 168만 채이니 1조6800억 위안의 손실을 보게 된다. 물론 이는 이론적인 손실이다. 은행은 그렇게 많은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회 전체 부의 손실이다. 아파트 경매 물건이 대량으로 나오면 부동산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싼값에 살 수 있는데 굳이 비싼 기성 주택이나 신축 주택을 살 필요가 있겠는가?

중국 부동산의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100여 개 도시가 다양한 장려책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친구의 주택적립금을 끌어다 쓰는 것을 허용하고, 가격 인하를 허용하지 않는 것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런 정책으로는 가격 하락세를 멈추지 못한다. 현재 대도시 변두리 지역의 주택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례로 화샤싱푸가 개발한 베이징 근교의 옌자오(燕郊)의 부동산 가격은 ㎡당 3만여 위안에서 1만여 위안으로 급락했지만 거래량은 많지 않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거품이 많이 끼어있기로 유명하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올 1월 25일 자 보도에서 중국 전역의 부동산 자산 가치를 미국의 2.6배로 추산했다. 또한 닛케이신문은 2020년 중국의 전체 부동산 자산 가치를 95조6000억 달러로 집계했다.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부동산 산업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9%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수치가  2010년대 금융위기 사태 때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그것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부동산 산업 규모가 20% 줄어들면 전체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10% 하락하면 자산 손실이 9조5000억 달러, 20% 하락하면 손실이 약 20조 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손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중국의 부동산 산업은 중국 GDP의 29%를 차지하는데, 이는 부동산 규모가 3%포인트 줄어들 때마다 GDP에 1%포인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올 상반기 중국 100대 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매출 규모는 18~50% 줄었다. 평균을 30%로 계산하면 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10%에 해당한다.

그 영향은 앞으로 10년, 심지어 20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일본 경제가 그랬고, 이제 중국이 그 전철을 밟을 것이다.

부동산 산업 붕괴, 이 현상 하나만으로도 중국 경제에 짙은 암운이 드리워졌다. 바야흐로 제로 성장 시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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