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바이든, ‘협상 함정’에 빠지나… 미·중, 고위급 회담 추진

탕징위안(唐靖遠)
2021년 3월 13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13일

요즘 미국은 전반적으로 조용한데 오히려 중국에서 양회가 개최되면서 시진핑이 적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은 트럼프와 전방위적인 신냉전에 돌입하면서도 외교적으론 조용한 편이었다. 미국에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에게 욕설을 퍼부었을 뿐 트럼프에게는 공격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분명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눌려 얻어맞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번 양회 기간에 드러난 정보들로 보면, 공개한 정보든 비공개 정보든, 시진핑은 그동안의 억압에서 벗어나 활개를 펴는 듯하다. 그의 언사에는 ‘내가 돌아왔다(I AM BACK)’고 외치는 듯한 호기가 넘쳤다.

공개적인 측면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다시 한번 바이든 정부에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초이며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바이든에게 트럼프처럼 ‘경계선’을 넘고 ‘불장난’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왕이가 “미국이 걸핏하면 이른바 민주주의, 인권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남의 나라 내정에 간섭하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문제를 만들어내고 심지어는 불안과 전란의 근원이 됐다”고 공개적으로 질책했다는 점이다.

미국이 전 세계의 혼란의 근원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왕이 부장이 창조한 말이 아니라 시진핑의 비공개 발언에서 나온 것이다.

이 발언의 일부 내용은 칭하이성 치롄(祁連)현의 허빈(何斌)이라는 관리의 발표문에서 나왔다. 지난 2월 25일 현지 매체에 게재된 이 발표문은 시진핑의 두 가지 중대한 판단을 언급했다. 하나는 “오늘날 세계 최대 혼란의 근원은 미국”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중국의 발전과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것이다.

시진핑이 비공개 강화에서 미국을 최대 위협으로 명시한 것을 공식적으로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빈이라는 이 말단 관리의 발언도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난생 처음 미국 대중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는 미·중 간 공수(攻守)의 형세가 역전되고 있음을 알리는 메시지다.

이러한 전략상의 중대한 형세 변화는 대국 간의 경쟁에서 전체 국면에 관계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임명한 국방장관의 이름조차 기억하기 어려운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별 느낌이 없을 것이다. 얻어맞아 바닥에 쓰러져 있던 중공이 일어서기 시작하면서 흉악한 모습을 드러내는 시국인데도 바이든은 여전히 성별 문제 연구로 여념이 없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선명하게 대조되는 화면이다.

지난 8일 시진핑은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설계한 ‘14차 5개년 계획(14.5계획)’과 ‘2035년 장기발전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모두 정보기술(AI), 양자 컴퓨팅 등 7대 전장을 겨냥했다. 이 2035 장기발전계획은 분명 ‘중국제조 2025’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중공은 제조업에서 선두를 노릴 뿐만 아니라 AI, 유전자 등 일련의 첨단기술에서도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날 바이든은 무엇을 했을까? 그는 여성의 권리와 기여를 강조하는 연설을 하고, 트랜스젠더 권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학교에서 남학생이 여자화장실, 여자욕실을 사용하고 여성체육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성전환자란 반드시 성전환 수술을 한 사람을 의미하지 않으며 수술을 하지 않은 사람도 포함된다. 자신의 성별이 여성이라는 것을 심리적으로 인정한 사람이면 된다.

이 두 화면은 뚜렷이 대비된다.

한쪽은 칼을 갈고 있고 다른 한쪽은 스스로 무기를 폐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대를 두고 시진핑은 ‘서방이 강하고 동방이 약한 것은 역사’이고 ‘동방이 강해지고 서방이 약해지는 것은 미래’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이 점은 전혀 놀라울 것이 없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시진핑이 높이 들어올리고 있는 도살용 칼을 바이든은 못 본 체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협조를 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공이 장악하고 있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9일 미중 양국이 고위급 회담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개최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공과 일련의 이슈에 대해 직접 소통했지만 양국 고위 외교관들의 회담 개최 여부 등 세부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우리의 우려를 숨기지 않을 것이지만 협력할 기회도 찾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중은 알래스카에서 2+2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블링컨 국무장관과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측은 양제츠 중공 외교담당 정치국위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런 백악관의 입장은 바이든 취임 후 첫 공개 발언, 그리고 블링컨 장관의 첫 대외정책에 대한 발언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입장에는 두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1. 바이든 행정부가 중공을 언급할 때 시종일관 ‘도전’과 ‘협력’이란 용어를 함께 사용한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확립한 “불신하고 검증하라”는 기조를 포기하고 “신뢰하고 검증한다”로 전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 바이든의 대(對)중국 전략은 트럼프 시대의 주동적인 반격 방식에서 수비하고 반격하는 방식 으로, 심지어는 수비만 하고 반격은 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바이든이 중공에 제재나 규제나 디커플링 등 실질적인 반격을 가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중공의 도전에 대한 그의 모든 대응책은 구두 선언에 그쳤다.

이런 입장은 중공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2류 대학의 아마추어 중국통 교수 수준이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의 중공에 대한 투철한 인식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중공이 어떻게 서방에 침투하는지에 관해 토론한 적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중공은 초한전(무제한 전쟁) 수단을 쓴다. 작은 칼로 상대방을 찔러 피를 흘리게 하는 동시에 협상과 매수라는 마취약과 진통제를 써서 상대방이 쇠약해지면서도 통증을 못 느끼게 하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왜 중공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협상을 하지 않았을까? 이는 마취제와 진통제 복용을 일단 중단해야 미국이 어느 곳이 칼에 찔렸는지 알 수 있고, 이를 겨냥해 치료와 반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공은 왜 폼페이오를 그처럼 증오하고 두려워했을까? 바로 중공이 수십 년간 사용해온 속임수가 들통났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든은 주말에 쿼드(미·일·인도·호주 4개국 연합체) 회담에 참석하겠다면서도 중국과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겉으로는 도전과 협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눈썹과 수염을 한꺼번에 잡는(일을 두서없이 처리하는)’ 것처럼 미중 관계의 급소가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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