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만? 中 중년실업도 심각…사회 불안 요소로 대두

뤄야(駱亞)
2024년 02월 5일 오전 11:25 업데이트: 2024년 02월 5일 오전 11:25

해고 후 몰래 음식배달하던 30대 가장 사연 눈길

중국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빠지면서 불어닥친 실업난이 청년층은 물론 중년층으로도 확대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달 28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211대학 졸업한 38세 남성, 해고당해 아내 몰래 음식 배달’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며 중년층 실업난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다.

영상은 남편이 직장에서 해고된 후 가족 몰래 음식 배달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남편을 다그치고 남편이 이에 항변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내는 “당신은 직장 경력이 10년이 넘고, 실력이 짱짱한데 어떻게 일자리를 못 찾을 수 있나?”고 몰아세웠고 ‘211대학’을 졸업한 남편은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다들 35세 이하를 원하는데 나는 38세이고 일자리 찾기 어렵다”며 말꼬리를 흐린다.

211대학은 중국 정부가 1995년에 시작한 ‘21세기를 겨냥해 명문 대학 100개를 육성하는 프로젝트’에 선정된 대학을 가리킨다. 즉, 중국에서도 100위권 내에 속하는 상위권 대학이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211대학 졸업한 38세 남성, 해고당해 아내 몰래 음식 배달(38歲211畢業男子被裁 瞞妻子送外賣)’이란 제목으로 확산된 영상 | 화면 캡처

상하이에 거주하는 고령층인 류(劉)모 씨는 중국의 중년층 실업에 관해 에포크타임스에 “내 친구들 자녀 중 30~40대에 실직한 사람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소위 잘나가는 도시 지역의 중년층 실업은 중국 경제 하락에 따른 외국 기업 철수와 관련됐다는 게 류 씨의 설명이다.

그는 “한 친구의 40대 아들은 일본 회사 임원으로 연봉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일본인 사장이 사업을 그만두고 돌아가는 바람에 졸지에 직장을 잃었다. 예전에는 아들이 경제적 기반이 탄탄했는데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며느리도 같은 회사에 다니다가 함께 직장을 잃었다”고 전했다.

취업 문턱 ’35세’…35세 넘으면 찬밥

중국에서는 ‘35세 문턱(35歲門檻)’, ‘35세 저주(35歲魔咒)’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35세를 취업 문턱을 넘기도 어렵고, 설령 재직 중이라고 하더라도 언제든 해고될 위험이 높은 나이로 본다.

실제로 채용정보 사이트 즈롄(智聯)이 2023년 5월 발표한 ‘2023년 1분기 인재시장 핫이슈 속보’에 따르면, 사무직 근로자의 85%가 ‘35세 문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중 46.8%는 35세가 넘으면 확실히 일자리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정보통신기술(IT) 분야 대기업들이 정리해고 과정에서 35세 이상 직원을 우선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IT 기업에서 인력자원관리(HR)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중국 시사주간지 ‘중국신문주간(中國新聞週刊)’에 인력 감축의 주 대상은 급여가 높은 35세 이상 직원이라고 했다.

상하이의 민간 기업 사장 샤오(肖)모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35세 이상 실업자만 해도 이미 20%를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년층만 놓고 보면 거의 절반이 실업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샤오 씨는 화웨이 선전 본사의 인사부 관리자였던 자신의 40대 친구도 해고당했다며 “민간 기업이든 외국 기업이든 35세가 넘으면 쉽게 해고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