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폐렴·돌연사 급증…패닉에 빠진 중국 상황

알렉스 우(Alex Wu)
2024년 01월 29일 오후 4:33 업데이트: 2024년 01월 29일 오후 4:33

최근 수개월간 호흡기 질환이 중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중국 본토에서 점점 더 많은 중증 폐렴 및 돌연사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공산당은 이 사태를 두고 “인플루엔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등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호흡기 전염병 담당관 펑즈빈은 지난 25일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중국에서 확산하는 호흡기 질환의 주요 원인은 인플루엔자로 확인됐으며, 그중에서도 인플루엔자 B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며칠간 중국에서 활동하는 전문의들도 인플루엔자 B가 유행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한 전문의는 “인플루엔자 B가 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장한대학 부속병원(우한 제6병원) 혈관외과의 중뤄레이 박사는 지난 24일 “중국에서 인플루엔자 B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싶다”며 “이는 코로나19보다 증상이 더 심하며, 특히 어린이의 감염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중국에서 꾸준히 유행해 왔다. 2022년 말부터는 원인 불명의 사망자가 늘어났고, 중증 코로나19의 전형적인 증상인 ‘백색폐증’도 보고됐다. 지난해 9월에는 또 다른 급성 폐렴이 어린이를 중심으로 확산했고, 그 이후 다른 연령대에서도 유행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은 2022년 12월 코로나19 검사를 중단했고, 관련 정보를 철저히 검열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내부에서는 “‘제2의 코로나19’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심각한 중국 상황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주민은 지난 23일 소셜미디어에 한 병원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병원에는 이른 시간부터 이렇게나 많은 환자가 있다. 병원에 온 사람은 거의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알렸다.

2023년 1월 13일, 중국 상하이의 한 병원에 설치된 임시 병상에 환자들이 누워 있다. | Kevin Frayer/Getty Images

지린성 창춘시에 거주하는 왕 씨는 지난 24일 에포크타임스에 “호흡기 질환에 걸린 환자가 많아 병원에서 진료조차 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의사를 만나기 위해 20일을 기다린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손자가 갑자기 고열에 시달려 창춘중의대 부속병원을 방문했는데, 그곳 병실이 꽉 차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백색폐증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10살 정도의 여자아이도 봤다”고 덧붙였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주민 장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주변의 많은 사람이 호흡기 질환에 걸리고 있다”며 “나도 감염된 지 벌써 두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감기였다면 자연스럽게 나았을 테지만, 지금까지도 기침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아마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산시성 다퉁시에 거주하는 궈차오(가명)는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증상이 코로나19와 매우 유사하다”며 “작은 진료소에도 환자가 가득 차 있는 걸 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농촌 지역은 감염병 유행에 매우 취약하다. 인구가 200~300명인 마을에서 사망자가 15명 발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한 전문의는 지난 23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현재 산시성의 여러 지역에서 인플루엔자 B가 유행하고 있으며 어린이와 노약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환자들은 주로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공산당과 산시성 당국은 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