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시민의 자리로 돌아갈 것”…정계 은퇴 선언

황효정
2024년 04월 11일 오후 4:22 업데이트: 2024년 04월 11일 오후 4:22

심상정 녹색정의당(이하 정의당) 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의당이 4·10 총선에서 0석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며 창당 12년 만에 처음으로 원외 정당으로 전락한 책임을 지고서다.

1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심 의원은 “저는 21대 국회의원 남은 임기를 마지막으로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든 진보 정치의 소임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심 의원은 이번 4·10 총선 경기 고양갑에서 5선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이날 심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주민의 신임을 받지 못했고 무엇보다 녹색정의당이 참패했다”면서 “오랫동안 진보 정당의 중심에 서 온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척박한 제3의 길에 동행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국민 여러분에게 통렬한 마음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발언 도중 울먹이기도 했다.

‘정계 은퇴 선언인가’를 묻는 질문에 심 의원은 “기자회견문으로 대체하겠다”라고만 대답했으나, 당 관계자는 “(심 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실제 기자회견 후 추가로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심 의원은 “이제 한 사람의 시민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진보정당의 부족함과 한계에 대한 책임은 제가 떠안고 가도록 허락해 주시고 녹색정의당의 새롭고 젊은 리더들이 열어갈 미래 정치를 성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심 의원은 이후 경기 고양갑에서 19·20·21대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19대 대선과 20대 대선에선 정의당 대선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5선에 도전했으나 낙선했고, 심 의원의 낙선과 함께 그간 군소 정당으로 원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 오던 정의당은 지역구·비례대표를 모두 통틀어 단 1석도 얻지 못하며 2012년 창당 이후 12년 만에 ‘0석’ 원외 정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