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무력사용 불사”…베이징은 왜 대만을 거세게 압박하나

Li Muyang
2019년 1월 7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3일

중국인들은 새해가 되면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좋은 출발을 중시한다. 그러나 2019년 베이징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양쪽 다 나쁜 출발을 맞이했다. 첫 거래일인 2일 상하이종합지수는 1.15% 하락했고 금융, 소비와 자원 분야는 앞서 하락했다. 정치적으로는 대만 여야가 정초부터 잇따른 강경 목소리를 내며 베이징에 반발했다.

대만 여야의 거센 반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받아들인 적이 없다”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선언한 데 이어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도 3일 퇴임 총통 집무실에서 “’일중(一中)’은 중화민국(中華民國)이다. 중화민국의 입장을 확고히 하고 중화민국 헌법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일국양제’는 대만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은 아직 통일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 당선자는 “내일 태양이 동쪽에서 뜨는 것을 의심할지언정 중국 공산당의 야심은 의심하지 말며, 자유민주를 추구하는 대만 국민의 결의도 의심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힘든 출발은 예상됐지만, 정치적으로 어려운 출발은 다소 의외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에 대해 사실상 사람들은 예상하고 있었다.

2일 ‘개혁 개방 40주년 기념회’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동포에게 고하는 글’에서 대만을 ‘일국양제’로 통일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한 “중국인은 중국인을 공격하지 않는다”면서도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고 약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3일 중국 당국은 차이잉원을 지명하며 “양안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발언은 전 세계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었고, 그 반응은 상당히 강렬했다. 중국 공산당은 과거 정권을 탈취함으로써 스스로 중국인의 대표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명분이 없어 합법 정권이 아니다는 견해도 강하다.

페이텐(飛天)대학 장톈량(章天亮) 교수는 “중국 역사상 역대 왕조는 모두 한 왕조가 시작되면, 앞의 왕조가 역사 무대에서 물러나게 되며 흥망성쇠는 이렇게 이어진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중국 공산당은 대륙을 점령했지만, 중화민국은 여전히 존재하며 다만 대만으로 물러났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베이징의 대만 공세, 위기 전가하나

베이징은 이미 “무력통일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지만, 과연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할 수 있을까?

양안 관계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저장성의 후모 학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양안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시대도 대만에 군사행동을 감히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더더욱 그럴 배짱이 없다”고 설명했다.

후씨는 또 “현 중국의 정치 상황에서 대만을 무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만이 내일 독립을 선언한다 해도 군대를 해협에 배치해 허세를 부릴 뿐이다. 중국의 현재 정치 상황은 한 차례의 전쟁을 치르기에도 역부족이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베이징은 전쟁에 대처할 수도 없으면서 왜 일관되게 일국양제를 강하게 내세우며 대만을 압박할까?

후씨는 “ 최근 몇 년간 중국과 주변국의 관계가 갈수록 나빠지고, 미국의 압박에 부딪혀 경기 하락이 뚜렷해진 가운데 외자가 이탈해 중소기업이 대거 도산하거나 노동자들의 실업이 심각해졌다”며 “이런 어려움 속에 대만을 압박하는 것은 ‘강한 정권’임을 과시하고 민간의 시선을 돌려 반미감정을 부추기려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베이징은 허장성세로 위기를 모면하고 민중의 시선을 전가하려 시도했지만 점차 강경해진 대만과 부딪히게 된 것이다. 2016년 10월부터 차이잉원 총통의 태도가 중국에 강경해진 이유는 차이잉원의 우호적 메시지가 중국으로부터 전혀 호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국양제’는 속임수

양안의 정치체제에 이견이 너무 많아 한자리에 앉아 협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만의 싱크탱크가 홍콩 주권이양 20주년을 맞아 민의를 조사한 결과 대만 국민의 52.5%는 홍콩의 ‘일국양제’를 실패로 꼽았다. 왕딩위(王定宇)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RFA에 “홍콩의 ‘일국양제’는 이미 ‘속임수’로 입증됐는데 지금은 또 대만을 속이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량윈샹(梁雲祥)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홍콩 ‘아이케이블 뉴스(i-Cable News)’와의 인터뷰에서 “무력통일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의 존재이며, 평화통일의 최대 장애물은 대만이 중국 공산당의 관리제도와 가치관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고 밝혔다.

가오징원(高敬文) 홍콩침례대학 교수는 BBC에 “홍콩은 최근 몇 년간 ‘일국양제’의 실시로 인해 문제가 크게 발생해 대만은 이에 대해 ‘매력을 상실했다’”며 “홍콩은 50년이 되기도 전에 일국양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 대만에서는 ‘오늘의 홍콩은 내일의 대만’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며 “베이징의 이 발언은 대만에 다시 한번 경계심을 불어넣었다”고 덧붙였다.

판스핑(范世平) 대만사범대 정치연구소 교수는 “베이징의 이 같은 주장이 대만을 더욱 결속시킬 것이고, ‘중국 공산당은 민진당 최고의 조력자’라는 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킬 것”이라며 ”이는 차이잉원 총통의 연임을 돕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의 비판적인 댓글도 잇따르고 있다.

홍콩 네티즌: “홍콩의 교훈, 일국양제는 거짓말”

대만 네티즌: “중국인은 중국인을 공격하지 않지만, 대만인은 공격한다. 총을 들이대고 친구를 사귀는 것은 일방적인 만행이다.”

중국 네티즌: “중국인은 중국인을 공격하지 않는다. 말 한 번 정말 듣기 좋게 하네. 신장 위구르인, 티베트인, 파룬궁, 어느 누가 중국인이 아닌가? 똑같이 공격하고 죽이고 있지 않은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화와 복이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불러온다(福禍無門 唯人自招)’는 말이 있다. 새해 벽두부터 순조롭지 못하니 아무래도 베이징의 올해는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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