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비단 위에 만개한 꽃…조선 왕실 웨딩드레스 ‘활옷’ 특별전

류시화
2023년 09월 19일 오후 8:14 업데이트: 2024년 02월 5일 오전 11:29

조선시대 왕실 여성 혼례복인 활옷 9점과 관련 유물 총 110여 점을 한자리에 모은 ‘활옷만개(滿開)’ 특별전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렸다.

‘활옷만개’ 특별전 전시실 입구 전경 | 류시화

활옷은 붉은 비단에 각종 무늬를 수놓아 만든 여성 혼례복으로, 조선의 공주·옹주가 혼례 때 입은 의례복이다. 조선 왕실에서는 길이가 긴 홍색 옷이라는 뜻을 담아 ‘홍장삼(紅長衫)’으로 기록했다. 가장 귀한 붉은색인 대홍으로 염색한 옷감에 부부의 앞날을 축하하는 꽃과 봉황, 원앙 등의 무늬를 수놓아 만들었다. 활옷은 현재 국내 30여 점, 국외 20여 점이 보존되어 있다.

‘복온공주 홍장삼’, 조선 1830년. 현존하는 활옷 중 유일하게 제작 시기와 착용자가 명확한 활옷. | 류시화

이번 전시에서는 현존하는 활옷 중 유일하게 제작 시기와 착용자가 명확히 알려진 복온공주(순조의 둘째 딸)의 활옷을 포함한 국내 소장 활옷 3점이 전시된다. 국외 소장품은 미국 필드 박물관, 브루클린 박물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등이 소장한 활옷 6점이 전시되었다.

‘활옷’ 조선, 19세기.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 류시화

특히 주목할 작품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이 소장한 활옷이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이 활옷은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문화유산 보존과 복원을 위해 기부한 1억 원으로 복원되었다. 붉은빛이 눈부신 비단 위 연꽃, 모란, 나비 등 부부의 행복을 비는 여러 무늬가 수놓아져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작품이다.

김충배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LA 카운티 미술관 소장 활옷은) 미국으로 이제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기 전에 우리 국민들에게 소개하는 게 굉장히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이번 전시를 진행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 과정을 기록한 의궤 | 류시화
‘활옷만개’ 특별전 전시실 전경. 바닥에 미디어 아트 설치되어 있다. | 류시화

이번 전시에는 아름다운 활옷뿐만 아니라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 과정을 기록한 의궤, 영친왕 내외의 사진 등도 공개되었다. 그 외에 다양한 미디어 아트로 눈이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시실에는 자수 무늬가 새겨진 엽서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활옷을 살펴보고 있다. | 류시화

이번 전시는 9월 15일부터 12월 13일까지 진행되며 무료 관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