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중국 먹여 살린 미국…‘바이드노믹스’의 역설

허칭롄(何淸漣)
2022년 02월 12일 오후 12:27 업데이트: 2022년 02월 12일 오후 12:27

중국 작년 GDP 성장률 8.1% 최대 기여자는 미국
중국이 거둔 무역흑자 60%가 대미 무역에서 발생

바이든, 그린에너지 추진…중국산 태양광 대량 구매

신년이 되자 세계 각국이 자국의 2021년 GDP 성장률을 잇달아 발표했다. 미국은 5.6%, 유럽연합(EU)은 5%, 일본은 2.6%(2021년 4~12월), 중국은 8.1%를 기록했다.

미·중 양국의 경제 정책과 무역 구조와 규모를 분석하면 중국의 눈부신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는 다름 아닌 바이든 행정부가 이끄는 미국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소비주도 경제 성장 독려…시진핑은 생산에 박차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은 생산보다는 소비에 맞춰져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가 데미지를 입자 경기를 부양한다며 국민(소비자)에게 엄청난 지원금을 지급한 것이 한 예다. 이처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펴는 것은 일종의 ‘탈실향허(脫實向虛·실물경제를 지양하고 가상경제를 중시함)’ 전략이다.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상하 양원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구조계획(ARP)’은 소비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자금 중 일부는 중국산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는 데 쓰게 된다.

베이징 당국은 바이든 정부와 반대로 탈허향실(脫虛向實) 전략으로 생산에 치중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국내 시장밖에 없는 부동산 업계에 대해서는 거품을 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은 적극 육성하고 있다. 또한 최대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완성품 수입을 줄이고 원자재 수입을 늘려 중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중공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도 국민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대신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국무원 판공청은 2021년 11월 ‘중소기업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강도를 더욱 높이는 데 관한 통지’를 통해 최근 중소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책 9가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구제 금융 지원, 세금 및 비용 감면, 다양한 금융정책 도구의 유연한 운용, 원가상승 압력 완화, 전기 사용 보장, 기업의 일자리 확대 지원, 중소기업 대출금 지급 보증, 시장 수요 확대, 전면적인 책임 이행 등이다.

지난 1월 중순 중국 최고법원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20가지 사법지원 조항’을 발표했고, 과학기술부 판공청은 ‘과학기술형 중소기업 R&D를 위한 환경조성에 관한 통지서’를 발간했다. 효과가 어떨지는 아직 모르지만 정책 방향은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세계화 시대에 생산과 소비는 전 세계적으로 연결돼 있는데, 미국은 소비를 중시하고 중국은 생산을 중시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미·중 경제관계를 어떻게 정의하든 대중 무역수지 적자폭은 여전히 크다.

대미 수출이 중국 무역 흑자의 60% 차지

1월 14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2021년 연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외무역액은 잇달아 5조 달러, 6조 달러 선을 돌파해 2020년보다 30% 이상 증가했고 무역흑자는 6764억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수출 호조에는 미국의 기여도가 가장 큰데, 중국의 대미 수출이 27.5% 증가했고 대미 무역흑자가 3966억 달러에 달해 중국의 연간 대외무역 흑자액의 약 60%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렇듯 중국 경제가 독보적으로 호황세를 보이는데도 해외 분석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의 하락 추세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4분기 각각 전년동기 대비 18.3%, 7.9%, 4.9%, 4.0%를 기록해 급격한 둔화세를 보였다.

지금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2021년에 중국의 대미 수출이 대폭 증가한 것은 중국 방역제품(마스크·호흡기 등 의료장비)에 대한 미국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1월 하순부터 N95 마스크 4억 개를 국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마스크는 연방정부가 비축해둔 전략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가정용 진단키트 등은 양이 부족해 중국에서 들여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바이든 정부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중간선거에서 우편투표를 실시할 것이고, 그러면 방역 물자 수요가 많을 것이고, 그러면 수입을 해서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대미 수출 상위 5대 품목은 전자장비, 금은 등 장식류 제품, 섬유원료 및 직물제품, 플라스틱 및 고무, 비금속 및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은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생산하지 않는 품목이어서 앞으로도 중국산으로 수요를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으로는 전자장비, 농산물, 광산물, 화학제품, 차량·항공기 등 운송장비가 5위 안에 들었다. 미국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서 중국에 공산품·농산물·에너지 수입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서비스 무역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 연간 수출입액이 미국의 무역 상대국 중 상위 5위(유럽연합·영국·캐나다·중국·일본)에 들었다.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에 따르면 2021년 1~9월 미국의 대중국 서비스 무역 수출입액(누계)은 9522억6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11% 증가했다. 이 중 수출액은 5637억3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18%, 수입액은 3885억3600만달러로 13.64% 증가했다.

서비스 상품 중에는 상업 서비스, 금융 서비스, 지적재산권 사용 서비스, 운송 서비스, 관광 서비스가 미·중 서비스 무역의 상위를 차지했다. 데이터로 볼 때 중국이 미국의 서비스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해줄 필요가 있다. 만약 중국이 구매량을 줄이거나 끊으면 월가와 빅테크의 거물들이 즉시 바이든 정부에 압력을 넣을 것이다.

따라서 미·중 경제가 설령 디커플링을 하려 해도 2022년 안에 할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바이든의 경제 정책이 미국을 이끄는 한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대외무역이라는 경제 엔진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이다.

바이든 그린에너지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 될 것

지난해 11월 미 하원에서 1조75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이 통과됐는데, 이 자금 중 5500억 달러가 신에너지 산업에 쓰인다. 이 밖에 바이든은 2022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3조 달러에 달하는 ‘더 나은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이라는 중요 지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코로나19 관련 사업뿐 아니라 대기업과 연방이 부담할 포괄적인 복지성 사업에 자금을 지출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바로 기후변화 대응, 건강보험 증대, 저소득층 지원 등인데, 이런 부분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복지 사업을 늘리는 것은 곧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일상적인 소비재를 공급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여기에서는 그중 돈이 많이 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그린에너지 사업만 다루기로 한다.

미국은 이 법이 통과되면 풍력·태양광 발전 설비를 대량 구매할 것이다. 2021년 데이터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기에 2020년 관련 통계 데이터를 인용한다.

중국은 2013년부터 줄곧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의 선도주자다. 닛케이 중문망이 발표한 ‘2020년 세계시장 주요 상품 및 서비스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중국 론지 솔라(隆基·LONGi Solar)가 처음으로 태양광 패널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실리콘 웨이퍼 등 기초부품 생산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8.1% 폭증해 15.0%에 달했다.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기업 중 1~4위가 중국 기업이고, 전체 공급량의 45.8%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우드맥킨지(WoodMac)가 발표한 2020년 전 세계 풍력발전기 제조업체 시장점유율 순위에 따르면, 전 세계 15대 기업 중 골드윈드, 엔비전 등 중국 기업 10곳이 포함됐고, 시장 점유율 54.2%를 차지했다. 또한 2020년에 설치한 풍력발전기의 발전 용량은 103GW에 달했다.

미국도 물론 그린에너지 시장에서 중국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미국 상원에서 통과(작년 8월 11일)된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예산 결의안은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중국발 소재 사용 금지를 지원하고 있고, ‘태양광 산업 육성법안(SEMA)’도 추진 중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급망 대외의존 상황도 전면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 폴리실리콘 공장 두 곳을 운영 중인 노르웨이 상장사 REC실리콘도 2023년 연산 2만t 규모의 태양광·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장을 재가동할 예정이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전지(셀) 제조에 원료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하지만 중국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독일, 스위스 등은 중국 회사들이 제시하는 가격은 유럽과 미국 경쟁 업체들보다 15%에서 20% 정도 낮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미국의 이 같은 조치들이 효과적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

‘바이드노믹스’의 핵심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고, 또 이를 위해 중국을 밴치마킹해 대규모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의 결과를 보면 바이든의 경제 정책은 미·중 경제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강화했다. 중국의 대외무역이 2021년 중국 경제의 엔진이 됐다면 미국이 그 엔진의 최대 원동력이 된 셈이다.

인류 역사상 남원북철(南轅北轍·수레의 끌채는 남으로 향하는데 바퀴는 북으로 간다는 뜻으로, 마음과 행동이 모순됨을 비유하는 말)의 사례가 적지 않다. 지금 바이든의 대중 경제 정책도 이런 남원북철의 전절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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