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나라들은 2018년 세계 경제 성장의 둔화 원인을 미중 무역전쟁 탓으로 돌렸다. 또한 2019년의 세계경제 성장 전망도 여전히 좋지 않자, 미중무역전이 하루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가 가능한 빨리 성장을 회복해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계속해 나감으로써, 자원국의 최대 구매자이자 선진국 제품의 최대 소비자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유럽경제의 핵심엔진’으로 알려진 독일의 기업계도 이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대를 가진 사람은 깨닫지 못하겠지만, 이는 그저 그들이 원하는 일방적인 환상일 뿐이다. 중국 경제의 쇠퇴는 이미 2015년부터 시작됐으며, 미중무역전쟁은 단지 쇠퇴를 가속화시켰을 뿐이다. 중국인의 해외 ‘마이마이마이’, 조용히 중단돼 지난 15~16년 동안, 중국인들의 해외 ‘마이마이마이(買買買·계속해서 사들이는 것)’는 국가 경제 성장을 이끄는 중요 요소 중 하나였다. 이런 ‘마이마이마이’는 국영기업의 해외 대규모 인수합병과 민영기업의 해외투자, 그리고 해외여행 겸 사치품 구입의 두 가지 방법의 투자로 나뉜다. 중국의 해외투자는 여전히 강해 보인다. 2018년 9월, 중국 상무부, 국가통계국, 국가외환관리국이 공동으로 발표한 <2017년도 중국 대외직접투자 통계공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대외직접투자유동량은 1582억9000만 달러(약 175조8601억 원)로, 미국과 일본 다음인 3위를 차지했고, 대외직접투자보유량은 1조8096억4000만 달러(약 2030조4161억 원)로 세계 2위였다. 또한 톰슨원(ThomsonOne)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9월까지 중국의 해외 인수합병 총액은 1068억9000만 달러(약 120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대량으로 미친 듯이 자산을 사들였던 하이항(海航·HNA), 완다(萬達), 안방(安邦), 푸싱(複星) 등의 중국 민영기업들이 정부의 엄청난 압박으로, 헐값에 자산을 팔아넘기고 국내로 복귀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서 2017년 4월까지 중국 하이항 그룹의 전 세계 인수합병 금액은 400억 달러(약 448조8000억 원)가 넘었다. 그런데 현재 하이항은 조금씩 자산을 되 팔고 있는데, 주식에서부터 부동산은 물론 심지어 비즈니스 빌딩까지 가격을 낮춰 팔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2018년 중국 브랜드 포럼회의 때, 천펑(陳峰) 하이항그룹 회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8년 하이항은 1년 동안 3000억 위안(약 49조6230억 원)이 넘는 자산을 처분했는데, 이는 1년 동안 기업의 자산 처분에 있어 세계 최고 기록”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런 중국 민영기업의 부채율은 모두 70% 이상이며, 그들의 해외 자산 매입 자금이 국내 은행 대출이나 재테크 상품 발행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거대 자본들의 해외 자산 매입은 중국 외환보유액의 급격한 하락을 가져왔다. 2016년 말, 외환보유액은 3조 달러(약 3366조 원) 선이 무너졌다.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는 어쩔 수 없이 직면한 난감한 현실 앞에서 “바로 내 코앞에서 수천억이 날아가 버리는 것을 지켜봤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은감회(銀監會·은행업 감독관리 위원회)는 2017년 6월 7일, 완다, 안방, 하이항그룹, 푸싱, 저장 로젠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 대출 및 내보외대(內保外貸·중국 내에서 담보를 제공하고 중국 밖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 상황에 초점을 맞춘 해외 신용공여와 리스크 분석 조사를 요구하며, 외환보유액 방어전에 나섰다. 거물급 중국 민영기업들이 자산 매각 후 국내로 돌아오고, 중국 바이어들이 줄면서 미국 뉴욕이나 호주 같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하락했다.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 온 중국 자금은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이어오면서 이 같은 흐름이 바뀌고 있다. 리얼 캐피털 어낼리틱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3분기에 중국 기업과 기타 기관 투자자들은 2억3330만 달러(약 2619억 원) 상당의 유럽 호텔과 비즈니스 빌딩 및 기타 상업 부동산을 매각했고, 5810만 달러(약 653억 원)의 유럽 부동산만 매입했다. 또한 중국 투자자들은 미국에서 10억 달러(약 1조1225억 원)가 넘는 부동산을 팔고 2억3100만 달러(약 2593억 원)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호주 부동산 시장도 중국 바이어가 급감하면서 얼어붙고 있다. 분석가들은 모두 2019년에도 부동산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외국기업 투자밭 아니었던 중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8년 12월 14일 ‘부서진 중국에서의 꿈, 귀향 준비하는 미국 기업들’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 내 외국기업들은 원가 급등, 조세 부담 증가, 정책 긴축, 규제의 잦은 번복의 영향으로 중국시장에서의 호황이 끝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기사에서 계속 언급한 문제는 중국 투자 환경의 오래된 문제다. 2005년 2월 17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제프 다이어의 <중국 : 외국기업에게 행운의 땅일까, 무덤일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땅값과 임금 상승 외에도, 외국기업은 중국 투자에 있어서 기업규제원가(정책이나 법률의 불투명으로 인한 비용과 손실)와 외부비용(지적재산권 보호, 상업신용 등)도 함께 지불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 비용은 정부 행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비용”이라고 썼다. 기사에서는 특히 ‘외부비용’에서 지적재산권의 딜레마를 지적하며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적재산권을 놓고 중국과 많은 갈등을 빚어왔고 총력을 기울여 소송에 나서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기업의 계속되는 권리 침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독일과 프랑스 기업들도 중국 측 파트너들에 의해 기술을 도난 당했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절도 문제는 현재까지 이어져, 미중무역전쟁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1990년대 이후, 중국시장은 줄곧 세계 각국, 특히 일본, 미국, 유럽연합 등의 국가자본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한 모든 외국 기업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었고, 적지 않은 기업이 철수했다. 첫 번째 자금 철수 붐(산업자본 위주)은 1999년에서 2003년 사이였고, 두 번째 자금 철수 붐(제조업과 금융업 포함)은 2008년 말부터 2013년 사이였다. 현 단계의 자금 철수는 2015년 말의 3차 자금 철수 붐의 ‘끝 부분’에서 시작됐다. 외국 투자를 계속해서 연구해 오면서 3차례의 자금 철수 붐의 원인은 모두 다 원가(토지가격, 임금), 조세부담, 자금투자의 제도적 환경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