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은빛 토끼를 만나다, ‘은도금일월병’ 전시

류시화 인턴기자
2023년 01월 5일 오후 3:32 업데이트: 2023년 01월 5일 오후 3:32

토끼 한 마리가 절굿공이를 들고 열심히 방아를 찧고 있는 모습이 주전자의 한 면에 새겨져 있습니다.

반대쪽에는 태양을 상징하는 세 발 까마귀가 날갯짓하고 있습니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은주전자의 주둥이에는 전통 사자문양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2023년 토끼해를 맞이해 2일부터 ‘토끼와 까마귀가 새겨진 은주전자’, 즉 ‘은도금일월병’을 전시합니다.

은주전자는 궁중 연향이나 제례 때 술이나 물을 담아 따르는 용도로, 몸체 전체가 은으로 제작되었고 문양과 뚜껑 일부는 금으로 도금되었습니다.

주전자의 바닥에는 십실(十室)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몸체의 앞, 뒤, 중앙에는 각각 세 발 까마귀와 방아 찧는 토끼가 새겨져 있습니다. 연꽃 봉오리 모양의 뚜껑에는 복이 들어옴을 뜻하는 박쥐가 새겨져 있습니다.

토끼는 예로부터 다산과 지혜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고대 전설 속에 등장하는 서왕모와 얽힌 고대 설화에서는 불사약을 만들기 위해 달 속에서 방아를 찧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달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이 아름다운 은제 유물은 왕실의 모든 행사를 기록한 책인 의궤에도 동일한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 왕실의 연향에 사용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이 유물 외에도 토끼와 관련된 재미있는 유물을 다수 소장하고 있습니다.

2023년 계묘년을 맞아 국립고궁박물관 1층 상설전시장을 방문해 은주전자 및 다른 아름다운 유물들을 만나 선조의 정취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