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中 경제 비관적… 내년 성장률 4~5%에 그칠 것”

리무양
2019년 12월 13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2일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에 서명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중국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 백악관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 양측이 최종 협정에 서명하기 전까지 최종결과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앞서 중국은 미국산 콩과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면제를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래리 커들로(Larry Kudlow)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협상이 ‘아주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평했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역시 지난 6일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관하며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 “안정적이며 장기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건강한 발전’을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최고의 경제학자로 꼽히는 가오산원(高善文·48) 안신증권(安信證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을 4~5% 정도로 낮게 예측했다. 향후 10년간 성장률이 5%를 밑돌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내놨다. 시진핑 총서기와 가오산원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시진핑이 강조한 ‘3대 공견전’과 ‘6온 정책’의 속뜻

시진핑 총서기는 정치국 회의에서 내년 “‘3대 공견전(攻堅戰‧힘든 싸움)’을 잘 치르고 ‘6온(六穩) 정책’을 잘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공견전은 ▲중대 위험 방지·해소 ▲맞춤형 빈곤퇴치 ▲오염방지이며, 6온은 취업·금융·무역·외자유치·투자·예측가능성 등 6개 분야 안정성이다.

중국 공산당은 항상 가장 취약한 부분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며 강조해왔다. ‘3대 공견전’을 잘 치르자는 건 그 부분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그만큼 사회에 잠재적 위험요소가 많고, 민생이 어렵고 생활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의미다.

‘6온’은 이해하기 더 쉽다. ‘취업 안정’은 실업률이 심각하다는 뜻이고, ‘금융 안정’은 금융위기가 확산됐다는 뜻이며 ‘무역 안정’은 수출이 심각하게 감소했다는 뜻이다. ‘외자 안정’은 외국 자본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뜻이고 ‘투자 안정’은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뜻이며 ‘예측 안정’은 사람들이 이미 중국 경제를 좋지 않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안정적이며 장기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시진핑 총서기의 발언은 수식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은 ‘내년 성장률 4%대’ 전망치를 받아들일까?

가오산원 안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월 27일 연례 전략회의에서 2020년 전망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보사쟁오(保四爭五·성장률 4% 유지하고 5% 돌파를 노림)’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의 충격, 도시화 추세, 노동인구 고령화, 임금 상승, 평균 수입 격차 확대, 자동차 수요 위축, 융자 레버리지, ‘국진민퇴(國進民退·국유기업의 약진과 민간기업의 퇴조)’ 등을 주요 요인으로 들었다.

중국 당국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6% 부근으로 제시했다. 가오산원의 예측보다 1~2% 높다. 가오산원은 당국이 강력한 조치를 올해 취하면 경제성장률 6%를 지탱할 수는 있겠지만, 자극적 정책은 갈수록 효과가 떨어지고 내수시장이 둔화세이기 때문에 내년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날 가오산원의 강연은  ‘지지불태(知止不殆·그침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였다.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멈춰야 한다는 말로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국내외의 복잡한 요소들을 고려해 가오산원은 강연에서 중국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바닥을 칠 것”이며 “5%를 돌파하기 전에는 멈추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또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4%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면서 “이 목표에 도달하려면 비교적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오산원의 이 발언은 중국 당국 주장과는 다르다. 당국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상투적인 발언인 데 비해 가오산원의 주장은 구체적인 내용과 데이터가 있다. 홍콩매체 신보(信報)는 가오산원의 강연에 대해 “정부의 기조에서 약간 벗어난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중국에서 사이트 전체가 차단됐다.

하지만 ‘독일의 소리’가 조사한 결과, 가오산원의 강연 전문(全文)과 관련 토론이 여전히 중국의 소셜미디어나 차이신왕 등에서 검색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당국 역시 그의 견해를 인정하고 그의 강연 내용이 유포되도록 허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 평론가 궁성리(鞏勝利)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보사쟁오’가 과장이 아니다”라며 가오산원의 분석에 동의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위기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향후 경제성장률은 5%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리커창 총리도 자문을 구한다는 가오산원

가오산원은 베이징대학을 졸업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으로 일본에서 연수했으며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에서 재직했다. 증권계 입문 후 매년 연말 예리한 분석으로 다음해 경제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또 중국 금융40인포럼(CF40)의 멤버로서 바수쑹(巴曙松), 팡싱하이(方星海), 판궁성(潘功勝) 등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전문가이며, 이들 중 몇 안 되는 ‘관직이 없는’ 인사다. 2016년 중공의 리커창 총리가 경제형세좌담회를 열었을 때 그를 불러 의견을 들은 적이 있어 리커창의 고급참모로 여겨진다.

그의 명성이 높고 또 내용이 충격적이기 때문에 그의 강연 전문(全文), 동영상, PPT 자료 등이 인터넷에 널리 유포되고 있다.

위기에 빠진 중국 경제

작년에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될 때는 공산당 체제 내 인사 대다수가 ‘낙관적’이었지만, 가오산원은 그들과 달리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6%대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보았다.

사실이 입증하다시피 그의 예측과 분석은 정확했다. 올해 1분기 6.4%, 2분기 6.2%, 3분기 6.0%로 0.2%씩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사분기에는 5.8%가 되거나 혹은 더 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칸중궈(看中國)’의 칼럼니스트이자 경제학자 왕상이(王尚一)는 4분기 중국 경제의 GDP 낙폭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본다. 그는 최근 발표한 문장에서 “중국 경제가 이미 위기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가오성은 최신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는 3분기에 이미 6%로 떨어졌으며 4분기에는 ‘6% 선을 넘어’ 더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위융딩(余永定)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은 GDP가 6% 아래로 떨어지면 브레이크를 걸어서 “재정 상황이 잠시 더 악화되더라도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금융시보(金融時報) 칼럼에서는 내년 경제성장 목표를 더는 6%로 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문장에서는 베이징 당국이 이미 일정한 경기 부양 조치를 취했지만 그 효과가 뚜려하지 않다고 했다. 또 외부 환경이 상당히 불안정한 데다 과거 강력한 경제 활성화 조치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다. 만약 억지로 6%를 지키려 한다면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

“올 사사분기 GDP 하락폭이 더 커질 것”

미국은 이미 3,6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이 외에도 미중 간의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1,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도 추가 관세가 부가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제는 수출주도형 경제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할 정도로 높다.

그렇다면 미국의 관세 부과는 중국 경제에 근본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말해 대미 수출, 다른 나라에 대한 수출, 중국 국내 경제 등 3가지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5월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2,500억 달러를 부과하자 외국 자본이 앞다퉈 중국에서 투자금을 회수했고, 이는 GDP 감속을 부추겼다. 왕상이는 중공이 과거 데이터를 미화한 부분을 참작해 “올 사사분기 GDP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켓 인사이더(Markets Insider)의 분석 문장에서는 “중국 경제성장의 진실한 수준은 공식 수치보다 훨씬 낮다”고 했다. 11월 29일 자 분석 문장에서 한 전문가는 “중국 경제의 연간 추세 성장률은 ‘약 3.5%’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업률 대폭 상승

작년 하반기 중국 경제와 금융이 연쇄적으로 폭발한 후 실직 러시가 이미 이뤄지고 있다. 건축 분야나 공장의 농민공이 대량으로 귀향하고 있는 데다 금융, IT 업계도 대규모 감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중공 당국은 ‘고향에 돌아가 창업’하는 것으로 미화한다.

이 외에도 중공은 또 선전기구를 동원해 실업률의 심각성을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 이를테면 ‘혁신’과 ‘창업’은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반복적으로 고취하고, 대졸생들의 늦은 취업은 ‘일종의 새롭고 아주 좋은 생활방식’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양돈 농가도 간과할 수 없는 실업 집단이다. 사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하기 전에 중공이 강제로 추진한 ‘환경보호태풍’ ‘큰 곳은 남기고 작은 곳은 폐쇄하는’ 정책은 이미 수많은 양돈 농가를 실업에 빠지게 했다. 여기에 더해, 중공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돼지열병이 발생한 후 돼지 생존율이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면 이에 비례해 절대다수의 양돈 농가들이 폐업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자동차 산업의 실업률도 상당히 높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자동차 부품 시장이 50% 위축됐다. 원인은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2차 두 차례 대규모 감원을 했기 떄문이다.

곳곳이 지뢰밭…정권 몰락의 전조 

중국 공산당은 경기 하강 국면을 반전시킬 능력이 없다는 게 중국 안팎의 냉정한 평가다. 샹쑹쭤(向松祚) 인민대학 교수는 최근 강연에서 베이징 당국의 경제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는데, 이 동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썅 교수는 강연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고, 우리가 없어지는 것은 숭고한 이상’이라고 여기는 것이 현재 민영기업가들의 보편적인 심리 상태”라고 했다. 이어 “오늘 당신이 중국 경제를 관찰할 때, 다른 것을 볼 필요 없이 민영경제, 민영기업가가 자신감이 있는지만 보면 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당국에 물었다. “개혁개방을 이렇게 오랫동안 했는데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국가는 마땅히 모든 기업이 성장하고 우량해지도록 격려해야 한다”, “역사가 이미 반복적으로 증명하다시피 국유기업은 잘할 수 없다. 국유기업이 잘할 수 있다면 우리가 개혁을 할 필요가 있었겠는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월드런(Arthur Waldron) 중국역사학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공산당 지도부 역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임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드론 시진핑의 각료 중 한 사람이 그에게 “(체제 내의) 모든 사람은 아주 분명히 이 체제가 이미 끝장났으며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월드런은 중국의 현재 상황은 과거 소련이 해체될 때와 유사하다면서 베이징 당국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해 해결책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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