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텔에 ‘역대 최대 보조금’ 지원…“반도체 패권 회복”

카타벨라 로버츠(Katabella Roberts)
2024년 03월 21일 오후 2:33 업데이트: 2024년 03월 21일 오후 3:28

중국 의존도 낮추고, 자체 생산 능력 증강

미 상무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최대 85억 달러(약 11조 3000억 원)의 보조금과 110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 규모의 대출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지급되는 보조금 가운데 최대 규모다.

상무부는 지난 20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어 “이번 보조금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은 물론, 군사 기술 개발에도 필수적인 최첨단 로직 반도체가 미국 내에서 더 많이 개발되고 생산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텔은 보조금을 통해 새로운 반도체 제조공장을 세우고, 기존 공장을 현대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는 미국의 경제와 국가안보를 지키는 데 필요한 최첨단 로직 반도체가 미국 내에서 생산되도록 하기 위해 초당파적으로 노력해 왔다”라며 “이번 보조금 지급은 그 노력의 정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제조업, 건설업 등에서 3만 개가 넘는 고임금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 로고 | 연합뉴스

인텔은 이번 보조금 외에도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한 보조금 35억 달러(약 4조 6400억 원)를 추가로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AI는 디지털 혁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디지털 분야의 모든 것에는 반도체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지원은 미국이 탄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AI 시대의 선두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도 조만간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에는 영국 방산업체 BAE 시스템스가 3500만 달러(약 464억 원),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가 1억 6200만 달러(약 2149억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통해 미국의 산업적, 군사적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 미 정부의 목표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