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아주, 적국 대리인의 토지 매입 금지…中 공산당 겨냥

알드그라 프레들리
2024년 05월 7일 오후 2:54 업데이트: 2024년 05월 7일 오후 2:54

미국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공화당) 주지사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중국 등 적국의 대리인이 주(州) 내 토지를 매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조지아주에서는 적국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비거주 외국인이 군사 기지 반경 10마일(약 16km) 이내의 농지 또는 비주거용 토지를 취득하는 것이 금지된다.

켐프 주지사는 이날 법안 서명식에서 “식량 공급과 같이 우리의 생존에 직결되는 것을 적대 세력이 통제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악의적인 행위자들이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안에 따르면 비거주 외국인이 증여 또는 상속으로 농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 1년 안에 이를 처분해야 한다. 단, 채권 또는 유치권 집행으로 토지를 취득한 경우에는 그 기한이 2년으로 늘어난다.

고의로 이를 위반한 개인은 중범죄로 기소돼 최대 1만 5000달러(약 2000만 원)의 벌금과 1년에서 2년 사이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비영리 단체인 ‘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는 “이 법안이 조지아주 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 단체의 공동 설립자인 신시아 최는 성명을 내어 “이 법안은 우리(아시아계) 커뮤니티를 신뢰할 수 없는 곳으로 낙인찍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도 외국인의 토지 매입 또는 취득을 제한하는 법안은 계속 마련되고 있다. 최근 일리노이, 아이오와, 유타, 오클라호마 등 미국의 다른 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은 적국의 기업이나 개인이 주 내 토지를 취득하는 것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취득할 수 있는 토지의 총면적을 50만 에이커에서 1000에이커로 대폭 줄이도록 한다.

국가안보 우려

중국의 스파이 풍선이 미 본토 상공을 비행하다 격추된 이후, 미국 내에서는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져 왔다.

특히 스파이 풍선이 미국의 민감한 군사 시설 인근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그 일환으로 중국의 미국 토지 매입을 제한하려 하는 것이다.

크리스티 노엠(공화당)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중국 기업이 미국 토지를 점점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식량 공급망 전체를 통제하려는 중국 정권의 계획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식량안보를 확보하는 것은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를 다른 나라에 의존할 경우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농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2월 31일 기준 중국이 소유한 미국 농지는 전체 농지 중 약 1%인 38만 3935에이커로 확인됐다.

절대적인 비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2010년 1만 3720에이커에서 불과 11년 만에 30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