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서도 파룬궁 평화 행진에 성원…“방관하면 다음은 우리 차례”

한동훈
2023년 07월 21일 오후 7:14 업데이트: 2024년 01월 16일 오후 1:16

파룬궁에 대한 공산주의 중국의 잔인한 24년 박해를 종식시키기 위한 ‘7·20 평화 행진’ 집회가 한국 서울, 미국 워싱턴, 독일 뮌헨, 일본 오사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서울에선 20일 국내 파룬궁 수련자들과 함께 자유민주애국단체전국총협의회, 국민희망본부, 신자유연대 등 10여 개 시민단체가 시청 앞 광장을 출발해 광화문 일대를 행진했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중국 공산당의 탄압을 알리는 집회를 가진 지는 올해로 20여 년이 넘었지만, 한국에서 진행된 퍼레이드에 한꺼번에 10여 개 시민단체가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인 한국파룬따파불(佛)학회 관계자는 “그동안 매년 시민단체와 인권활동가들이 참여해왔으나 올해 가장 많은 단체가 동참했다”며 “중국 공산당의 실체를 알게 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탄압을 저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7월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 24년째를 알리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희생자 사진을 들고 추모하고 있다. | 사미라 바우어/에포크타임스

이날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도 1500명이 도심을 행진하며 24년째 지속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 실상을 알리고, 인류를 향한 범죄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미국의 인권 활동가들과 인권문제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의 인권탄압은 중국 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자유사회로 그 손길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란토스 재단의 카트리나 란토스 스웨트 이사장은 이날 집회에서 “중국은 우리 나라(미국)에 억압과 검열, 선전, 위협과 공격을 가하고 있다”며 “이것이 두렵진 않지만 모든 미국인에게 걱정스러운 일인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대리인 내세워 해외에서도 탄압”

미국에서는 지난 5월 말, 중국 정부의 ‘국경 밖 탄압’ 공작을 실행한 중국 공안부 요원 2명이 체포됐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 내 파룬궁 수련자를 탄압할 목적으로 현지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스웨트 이사장은 이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가 그들에게 맞서지 않는다면 그들은 계속 검은 손길을 뻗어 국경 너머까지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 24년째를 알리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국제 종교자유위원회 에이브러햄 쿠퍼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 다이 빙/에포크타임스

국제 종교자유위원회 에이브러햄 쿠퍼 의장은 “중국 정부는 대리인을 내세워 파룬궁과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이들을 기소하고 처벌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쿠퍼 의장은 이러한 미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이어 “중국 정부와 그 대리인들이 중국과 미국에서 종교 자유를 유린한 행위에 책임을 묻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선인 감화된 수련자들, 공산당의 거짓말 거부

파룬궁은 진선인(眞善忍, 진실·선량·인내)을 원칙으로 하는 중국의 심신수련법이다. 1990년대 초반, 중국 지린성 창춘시에서 일반에 공개돼 1999년까지 7천만 명에서 1억 명의 사람들이 수련했다. 정식 명칭은 ‘파룬따파(法輪大法)’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인기가 정권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살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수십 년간 축적한 ‘사람을 괴롭히는 수법’이 총동원됐다.

학교와 직장에서 수련자들을 상대로 퇴학이나 유급, 해고 나 징계 등의 조치가 내려졌고 수백만 명이 악명 높은 강제 노동 수용소에 끌려갔다. 방송과 신문에서는 없는 사건을 만들어 내 파룬궁을 악마화하는 대대적인 선전 공세가 진행됐다.

미국 워싱턴에서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 24년째를 알리는 평화 행진이 열린 가운데 현수막을 든 참가자들이 보인다. | 장징이/에포크타임스

중국 공산당은 그들의 위세로 파룬궁을 꺾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련자들을 붙잡아 가혹행위를 가하며 수련 포기 각서(전향서)를 쓰도록 압박을 가했다. 각서에는 파룬궁이 나쁜 것이며 이를 수련하고 신앙한 자신을 반성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수련자들은 각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 “진선인 추구하는 수련자로서 더는 공산당의 사악한 거짓말에 양심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는 게 많은 수련자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중노동과 고문을 견디면서 자신의 양심을 지키려 했다.

한 수련자는 “이 싸움은 사악과 투쟁, 거짓을 퍼뜨려 온 세력에서 맞서 양심을 지켜내기 위한 싸움”이라고 “탄압이 24년째 계속되는 것은 수련자들이 24년째 거짓에 머리를 조아리거나 사악한 일에 협조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어찌 진실, 선량, 인내가 공산당의 사악과 투쟁, 거짓말에 밀릴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교토, 오사카도 평화 행진… “방치하면 다음은 우리”

일본에서는 15, 16일 각각 오사카와 교토에서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박해에 반대하는 행진이 펼쳐졌다.

오사카에서 행렬을 마주한 일본인 오하라 슈진 씨는 에포크타임스 일어판 취재팀 기자에게 “퍼레이드가 평화로워서 좋다”며 “일본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에게 중국 공산당의 인권 침해를 알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 매체 ‘칸(看)중국’ 일어판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일본을 찾은 관광객들은 예상치 못하고 마주친 마칭밴드와 행진을 보며 즐거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고 전했다.

2023년 7월16일 일본 내 파룬궁 수련자들이 교토 중심가에서 7·20 평화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행렬 선두의 마칭밴드 ‘천국악단’. | 에포크타임스

이스라엘에서, 온 가족 4명이 여행을 왔다고 밝힌 벤 주어 씨는 “오늘 퍼레이드로 파룬궁을 처음 접했다”며 “어떤 일인지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숙소에 돌아가면 (배포받은) 자료물을 잘 읽어보겠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행진 전 집회에는 지역 정치인들이 참석해 중국 공산당을 규탄하기도 했다.

나가오 타카시 전 중의원은 “지금 파룬궁 사람들이 받고 있는 탄압을 그대로 두면, 나중에는 우리도 같은 처지에 놓일 것”이라며 “남의 일이라고 방관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유민주당(자민당) 소속 현역참의원인 이시바시 린다로 의원은 “파룬궁을 수련한다는 이유만으로 끌려가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며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 법치를 중시하는 우리에게 중국 공산당은 명백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15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7·20 평화 행진 전 집회에서 나가오 타카시 전 중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

자민당 야마다 히로시 참의원은 중국 공산당의 강제 장기적출 문제를 언급했다. 강제 장기적출은 중국 공산당과 사법당국, 공안, 군대, 군병원 등이 공모해 대중을 납치해 살해하고 장기를 적출해 돈벌이하는 야만스러운 행위다. 주된 피해자는 파룬궁 수련자다.

히로시 의원은 “이는 전대미문의 범죄”라며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에 강력히 항의하고, 이런 범죄를 중단시킬 수 있는 실질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인권 변호사와 중국 문제 평론가들도 최근 국제적으로 폭로된 중국 공산당의 해외 비밀경찰서를 거론하며 “감시와 추적을 무릅쓰고 세상에 진실을 알리는 (수련자들의) 용기에 감동하고 있다”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평화 행진’…공산당 탈퇴까지

파룬궁 수련자들이 평화 행진을 매년 7월20일에 벌이는 것은 24년 전 이날 중국 공산당이 파룬궁 탄압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현지 상황에 맞춰 1주일 정도 시간이 앞당겨지기도 한다. 지난 12일에는 아일랜드에서 수련자들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시민과 정치인들에게 중국 공산당의 학살 범죄를 알렸다.

15일에는 네덜란드 여러 도시와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비슷한 행사가 열렸고, 같은 날 독일 뮌헨에서는 독일을 비롯해 스위스, 체코, 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 파룬궁 수련자들이 시청 앞 마리엔 광장에 모여 집회를 갖고 도심을 행진했다.

독일, 스위스, 체코, 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 파룬궁 수련자들이 독일 뮌헨 시청 앞 마리엔 광장에 모여 행진 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23.7.20 | 밍후이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이달 초인 9일 티티왕사 호수공원에서 비슷한 행사를 열었다. 수련자들은 파룬궁 동작 단체시범을 보이고, 강제 장기적출 증거물 전시, 진선인 미술전 등의 행사를 열었으며 저녁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다.

이어 15일에는 쿠알라룸푸르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파룬궁 탄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같은 날 저녁에는 최대 번화가인 부킷빈탕에서 강제 장기적출 만행을 폭로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시민과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말레이시아 파룬궁 수련생들이 쿠알라룸푸르 최대 번화가 부킷빈탕에서 7·20 평화행진의 일환으로 중국 공산당의 탄압 방식 중 하나인 강제 장기적출 만행을 폭로하고 있다. | 밍후이왕

파룬궁 정보사이트인 밍후이왕에 따르면, 인도에서 온 한 관광객은 “파룬궁 수련 동작을 봤는데 매우 아름답고 평화롭게 느껴졌다”며 “왜 이렇게 좋은 수련을 탄압하느냐, 중국 공산당은 진선인마저도 받아들이지 못하느냐”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파룬궁 박해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했으며, 중국에서 온 관광객 가운데 일부는 그 자리에서 중국 공산당 탈퇴 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룬궁 수련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중국인들의 공산당 및 산하 조직 탈퇴를 접수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왕원량, 에바 푸, 테리 우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