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24년째 박해” 파룬궁 20일 서울 도심 행진

한동훈
2023년 07월 19일 오후 7:34 업데이트: 2024년 01월 16일 오후 1:16

韓 파룬궁 수련자들, 中 공산당의 24년째 박해 알리는 집회
매년 7월20일 각국서 개최, 한국은 서울 광장 인근 퍼레이드
자유민주애국단체전국총협의회 등 10여개 단체 동참·지지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41년부터 1945년까지 5년간 유대인 민간인과 포로들을 학살했다.

유대인들은 아우슈비츠, 베우제츠 같은 강제 노역소 겸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에 갇혀 지내며 강제 노동에 투입됐으며 과로사하거나 굶어 죽거나 병에 걸려 죽었다.

그러나 적잖은 이들은 가스실에서 독가스를 마시며 숨을 거뒀고 일부는 생체 실험 등 조직적인 방식으로 대량 살상됐다. 이처럼 특정 종교단체·인종·국민·민족 등을 겨냥한 학살을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라고 부른다.

국제사회는 유대인 대학살의 참극을 뒤늦게 알고서 이런 참혹한 범죄를 막기 위해 유엔(UN) 주도하에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한국 등 UN 회원국 152개국이 가입했다. 중국도 가입국의 하나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은 제노사이드의 대표 사례로 지금도 많은 세계인에게, 있어서는 안 될 사건으로 기억에 남았지만, 그와 유사한 집단학살이 24년째 현재진행형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는 이들은 그보다 많지 않은 듯하다. 바로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이다.

인권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이 제노사이드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노사이드라고 보는 견해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에는 캐나다 매니토바대학의 석학 마리아 청과 인권 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 장기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DAFOH) 소속 의사 토르스턴 트레이가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은 ‘차가운 제노사이드’에 속한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차가운 제노사이드는 특정 집단을 장기간의 수감과 고문, 살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말살하는 범죄를 가리킨다. 특징은 느리고 조용하게 진행돼 국제사회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더해져 폭로나 저지 활동이 더욱 어려워진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거리에 나와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탄압을 알리기 시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년 7월 20일, 한국 사회가 코로나19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얼마 되지 않아 서울 시청 앞 광장(서울광장)에서는 23년간 지속된 파룬궁 탄압을 폭로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는 올해도 열린다. 한 해가 흐른 만큼 탄압 기간도 1년이 추가됐다. 파룬궁 탄압 24년을 알리는 집회다. 그사이 파룬궁 탄압을 집계하는 사이트에는 수련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공안에 붙잡힌 사람들의 사연이 수십 건 이상 추가됐다.

파룬궁은 정식명칭이 파룬따파(法輪大法)이며 중국의 오랜 전통을 배경으로 한 심신수련법으로 1992년 일반에 공개됐다. 진선인(眞善忍, 진실·선량·인내)을 원칙으로 마음을 닦고 간단하지만 정교한 동작을 통해 몸을 건강하게 한다.

공개 직후 기공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건강 개선과 도덕성 향상 효과가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퍼져 1997년께 중국에서 수련 인구가 7천만~1억 명으로 추산됐다. 1999년 7월20일부터 중국 공산당에 의해 본격적으로 탄압받기 시작했다.

이제 매년 7월20일이 되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추모집회가 열린다. 한국 서울은 물론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도 현지시각으로 20일 정오부터 대규모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의 참가자는 대부분 국내 파룬궁 수련자들로, 한국인 혹은 중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다. 그 외 나라의 외국인 수련자도 일부 참석한다. 이는 파룬궁이 세계 100여 개국에서 확산됐기 때문이다.

집회는 식전 행사 성격의 파룬궁 동작 시범에 이어 참가자 발언, 희생자 추모, 문화예술공연에 이은 도심 퍼레이드로 구성된다.

주최 측인 한국 파룬따파불(佛)학회에 따르면 퍼레이드는 오전 11시30분 서울 광장을 출발해, 광화문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안국동으로 넘어간 뒤, 조계사 앞길을 따라 종각과 한국은행을 거쳐 남대문 오거리를 돌아 서울 광장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불학회는 경찰의 교통 안내에 최대한 협조하고 오후 2시 30분까지 총 3시간 만에 퍼레이드를 마쳐 도로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행사 중에도 교통 흐름이 유지된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 6개 단체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국내 자유민주 보수우파 120여 개 애국단체가 모인 자유민주애국단체전국총협의회, 국민희망본부, 신자유연대, 민족중흥회, (사)신문맹정책 세계한인재단, 공자학원실체알리기 운동본부 등이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침투 공작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유튜버 데이너김 TV,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부추연) TV의 윤용 매헌윤봉길의사숭모회 회장 겸 전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도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대한 노인회 김호일 총재, 탈북민 출신의 대한민국 영화 감독 겸 제작자로 우파 유튜브 채널 정성산TV를 운영하는 정성산 감독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탄압 당시, 참상을 알리는 폭로가 이어졌지만 유럽의 적잖은 사람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잔인한 만행 소식에 이를 사실로 믿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세계인이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인류사에 큰 오점으로 남은 학살을 일부라도 저지하고 그 피해를 줄였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