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문의, 자체개발한 ‘무설탕 식단’으로 17kg 감량한 비법 공개

엘런 완(Ellen Wan)
2023년 09월 21일 오후 5:00 업데이트: 2024년 02월 2일 오전 9:24

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 니시와키 슌지 박사가 자신이 직접 고안한 ‘무설탕 식단’을 공개했다.

그는 “이 식단을 통해 식사량을 줄이지 않고도 체중 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과거 니시와키 박사는 암, 당뇨병, 우울증 간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설탕의 해로움을 깨닫게 됐고, 직접 무설탕 식단을 유지함으로써 건강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찰하기로 했다.

그 결과 1개월 만에 체중 5kg이 빠졌다. 이 식단을 유지한 지 3개월이 지나자 총 17kg이 빠졌고, 그 이후 수년간 요요 현상 없이 감량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니시와키 박사는 밝혔다.

니시와키 박사에 따르면 무설탕 식단이란 하루 당 섭취량을 10g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는 탄수화물로 인한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 등의 당류 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포함된다.

즉 탄수화물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무설탕 식단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이것만 지키면 식사량을 줄이지 않고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고 니시와키 박사는 강조했다.

왜 무설탕인가?

니시와키 박사는 그의 저서 ‘3일 만에 몸을 바꾸는 무설탕 식단’에서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설탕과 탄수화물의 포도당”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인체는 자체적으로 충분한 양의 포도당을 생성할 수 있는데, 우리는 식탁에서 지나치게 많은 당류를 섭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도한 당류 섭취는 인지 장애와 심리적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암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여성 17만 5798명을 대상으로 26년간 추적 조사를 진행한 결과 탄산음료, 과일 주스 등 설탕이 든 음료를 마시는 것이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빵, 비스킷, 자당(蔗糖)을 많이 섭취할 경우 자궁내막암의 위험성이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탕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질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설탕은 노화를 가속화하고 치매 위험을 높인다. 말레이시아에서 노인 12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음료, 케이크, 디저트 등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할 시 인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pixabay

당뇨병 개선

니시와키 박사는 20년간 당뇨병에 시달린 한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다.

그는 환자에게 “혈당을 올리지 않는 육류, 해산물, 두부, 계란 및 기타 동물성 단백질을 위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며 “설탕, 탄수화물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고 권장했다.

또 “몸에 남아 있는 여분의 당류를 소모하기 위해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니시와키 박사에 따르면 그 환자는 단 1개월 만에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니시와키 박사는 “이 환자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무설탕 식단은 당뇨병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

니시와키 박사는 “체중 감량 프로그램의 진정한 목표는 비만의 원인인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라며 “체중 감량에만 매몰돼 무리하게 다이어트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서히 체지방을 줄인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체중도 조절된다.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려고 하면 쉽게 지치고 요요 현상이 올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니시와키 박사는 자신의 무설탕 식단으로 효과를 본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했다.

전업주부인 스즈키 에미(35)는 “예전에는 다이어트를 꾸준히 하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 이번에도 실패할까 걱정했는데, 식사량을 줄이지 않아도 돼 한결 수월했다. 3일 만에 체중 2kg이 빠지더라”라고 고백했다.

직장인 이치카와 케이코(43)도 “하루 세 끼를 모두 배불리 먹고, 식후에는 간단히 복근 운동을 했다. 그랬더니 며칠 만에 체중 2kg이 빠졌고, 체지방도 2% 감소했다”고 전했다.

pixabay

설탕을 피하는 방법

니시와키 박사는 “밥, 파스타, 과일 등에 당류가 많이 함유돼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심지어 특정 뿌리 채소에도 당류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금치와 같은 잎채소를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고품질의 동물성 단백질은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에는 비타민 B1, 닭고기에는 비타민 B6, 소고기에는 아연이 풍부하다”면서도 “지방이 많은 부위는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니시와키 박사에 따르면 고등어, 정어리, 꽁치 등의 해산물에는 혈류 및 뇌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또 조개류와 갑각류에 함유된 타우린은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달걀과 두부는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밥이나 면 등의 탄수화물 음식을 대체할 수 있다. 단, 달걀은 하루 3개 이상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가공식품과 설탕 음료는 피하고,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따뜻한 물은 소화를 촉진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니시와키 박사는 이런 식단과 함께 유산소 및 근력운동을 권장했다.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은 매일 2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게 좋고 복근 운동과 같은 근력운동도 효과적이다.

다만 소화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무설탕 식단에 돌입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니시와키 박사는 전했다.

그는 “먼저 신체를 최상의 상태로 만든 뒤 무설탕 식단과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