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5개 원전, 1곳 삼중수소 배출량만 후쿠시마 9배

박숙자
2024년 03월 18일 오후 3:20 업데이트: 2024년 03월 19일 오전 11:32

日 매체, 2023년 중국 원자력 연감에서 확인

중국 원자력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방사능 물질 트리튬(삼중수소) 양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배출한 양의 9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총 19개 관측 지점에서 13개 원전 방사성 물질을 측정한 결과 15곳(70%)의 삼중수소 함량이 후쿠시마 원전의 연간 배출 한도인 22조 베크렐(Bq)을 크게 상회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일본 교토통신이 2023년판 ‘중국 원자력 연감(中國核能年鑑)’을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특히 저장성 친산(秦山) 원전이 배출한 삼중수소 함량은 202조 Bq로 후쿠시마 원전 연간 배출 한도의 9.1배를 기록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3월 대지진과 쓰나미로 원전 노심이 녹아내려 참사가 발생했다. 이후 원자로에 남은 오염수를 처리해서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8월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사를 거쳐 방사능 수치가 기준 이하인 처리수를 방류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야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극심한 반대 운동이 전개됐고, 중국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지하며 초강경 대응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자국 동부연안 원전의 삼중수소 방출량이 후쿠시마 원전보다 더 많다는 국제 전문가들의 지적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고, 한국 야권과 시민사회에서도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이 일본보다 더 심각하다고 우려하는 중국 원전의 안전성에 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중국은 원전 대부분을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동부연안에 집중 설치했으며, 20여 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원전을 증설 중인 국가다.

그러나 원전 관리의 투명성에 관해서는 중국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21년 6월 장먼시 타이산에 위치한 타이산 원전의 방사능이 누출됐다는 외신 보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방사능 누출은 사실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2017년 중국 국가핵안전국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광둥성 다야완(大亞灣) 원전 6기의 연간 삼중수소 배출량은 225조 Bq로 후쿠시마 원전 배출 연간 한도의 10배로 나타났다.

2017년 중국 생태환경부가 승인한 다야만 원전 관련 문서. 액상 트리튬(液態氚) 방류량 225조 베크렐(연간)로 표시돼 있다. | 화면 캡처

하지만 중국의 한 네티즌이 이 문서를 발굴해 인터넷에 공유한 이후 현재 이 문서는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일본 주재 중국 대사관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 원전의 삼중수소 방출량이 후쿠시마 원전보다 많다는 보도에 관해 “중국 원전 방출량은 규정치를 밑돌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