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조업 외국인 투자 전면 개방… “경제위기 극복 위해 발버둥”

중국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국 제조업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을 해제하는 등 대외 개방성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침체된 경제를 어떻게든 살려 보려는 ‘비상조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어 “이런 움직임은 중국공산당이 강조하는 ‘정치안보’ 개념과 충돌하므로, 결국 경제를 살리는 효과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제조업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을 전면적으로 해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국의 경제전문 매체인 이차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출판 및 인쇄와 전통중의학을 제외한 모든 제조업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 제한이 해제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데이비 준 황은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정보통신기술 및 모바일 뱅킹 부문에 많은 자금을 투자한 반면, 제조업은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중국은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며 “실패를 맛본 뒤 이제야 제조업에 집중해야겠다고 판단해 정책을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경기침체 위기에 처한 중국은 해외 기술 및 자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외국인 투자 제한을 해제하기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8월 중국을 향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약 1158억 달러(약 157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것으로, FDI가 감소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액은 약 49억 달러(약 6조 6000억)로 전년 동기 대비 87%나 감소했다. 이는 1998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중국 투자에 대한 낮은 신뢰도

미국의 대형 금융기업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글로벌 펀드 매니저 2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중국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 의견은 전체 중 0.1%에 불과했다.

대만의 중국경제연구소 과학기술정책평가연구센터 소속 연구원인 타이치옌은 에포크타임스에 “최근 해외 기업 및 투자자가 중국을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다시 늘림으로써 경제위기를 극복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중국에 있는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중국 정부의 규제나 제한은 매우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반간첩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중국공산당은 정치안보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일이라면 그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임의적으로 법을 집행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에 대한 해외 기업인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전문가인 왕 허는 “중국의 불안한 정치 상황,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인해 세계는 점점 더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혼란을 틈타, 중국공산당이 머지않아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 기업 및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국공산당이 외국인 투자 확대, 대외 무역 안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