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교수, 美 이민비자 거절돼…“전체주의 정당 구성원은 불허”

왕뤄이(王若曦)
2024년 02월 1일 오전 10:01 업데이트: 2024년 02월 1일 오전 11:30

미국이 중국인 이민자에 대한 비자 발급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 조치는 전체주의 정당의 당원을 겨냥하고 있으며, 가족 초청 이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이 중국공산당과 중국을 갈수록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한 대학의 교수인 리(李)모 씨는 올해 1월 광저우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이민 비자 신청을 했으나 거부됐다. 리 씨의 딸 샤오웨에 따르면 당시 미국 영사관 소속 이민관은 리 씨의 신분, 특히 당원 여부에 대해 자세히 조사했다.

샤오웨는 “이민관이 아버지에게 ‘당원인가’, ‘언제 입당했나’, ‘왜 입당했나’, ‘마지막으로 당 조직 활동에 참여한 게 언제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아버지는 직장 때문에 당에 가입했고 5년 동안 조직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관은 마지막으로 당의 강령에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아버지가 즉답을 못 하고 망설이자 이민관은 비자발급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샤오웨가 공개한 영사관 통지서에 따르면, 리 씨는 전체주의 정당의 당원이기 때문에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아래 사진). 미국 이민국적법 212(a)(3)(D) 조항에 따른 조치다.

중국 광저우 주재 미국총영사관이 제시한 리 씨의 이민비자 거절 이유. 전체주의 정당 소속이라는 점에 확인 표시가 돼 있다(빨간 네모 안). | 에포크타임스에 제공

리 씨는 이날 직계가족 재입국 금지 유예신청(I-601)을 통해 승인받을 수 있는 절차에 대한 설명서도 받았다.

설명서에 따르면 재입국금지 유예신청을 통해 승인을 받는 데는 1년 넘게 걸린다. 샤오웨는 아버지에게 탈당 권유를 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고 했다.

리 씨의 경우는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그가 영사관을 나서자마자 재입국금지 유예신청 방법을 알려 주겠다며 접근한 이민 브로커가 3명이나 됐고, 인터넷 검색 결과 실제로 재입국금지 유예신청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전 세계 중국인을 상대로 공산당 탈당 운동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탈당센터의 이룽(易蓉) 대표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국경을 통해 건너온 중국인들조차 공산당 당원인지, 강제장기적출에 관여한 적이 있는지 질문을 받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공산당원 여부가 이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다”며 “중국인에게 ‘삼퇴(三退)’는 단순히 정신적인 욕구가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것이기에 서둘러 공산당 조직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했다.

공산당 탈당 운동은 2004년 11월 19일 에포크타임스가 발표한 ‘공산당에 대한 9가지 평론(九評共產黨·9평)’ 사설로 촉발됐으며, 글로벌탈당센터는 미국에 본부를 두고 같은 해 12월 4일부터 중국인들의 탈당 접수를 받고 있다. 탈퇴 대상은 중국공산당과 산하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 청년단, 유소년 조직인 소년 선봉대다.

미국 이민법에 따르면 이민 신청자가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는 일반적인 사유는 사기 및 허위 진술을 한 경우, 미국에 불법 체류한 적이 있는 경우, 밀입국 또는 타인의 불법 입국을 도운 경우, 전체주의 정당 소속인 경우 등이다.

앞서 지난 2020년 10월 2일, 미국 이민국(USCIC)은 공산당이나 전체주의 정당(산하 조직 포함)의 구성원은 이민 신청을 할 수 없다면서 군인, 공안 요원, 과학 연구원 등 민감한 직업에 종사하는 자에게만 이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반 당원까지도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가 발표한 이민 데이터에 따르면, 2012년에 발급된 이민 비자는 4만303건이었으나 2022년에는 2만2108건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직계가족(Immediate Relatives) 이민의 경우, 2012년에 발급된 비자는 1만5214건이었으나 이후 점차 감소해 2022년에는 3분의 1 수준인 5467건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