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지도부,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서명 앞두고 이상 징후

리무양
2020년 1월 10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11일

뉴스분석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베이징 측은 지금까지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모두가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측에서 최근 3가지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곡물 수입 쿼터를 조정할 계획 없다

7일 중국 측 협상 멤버인 한쥔(韓俊) 농업농촌부 부부장은 경제지 차이신망(財新網)에 “중국의 곡물수입쿼터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쿼터다. 어느 한 나라를 위해 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쿼터 내 물량에 1%의 관세가 부과되고 쿼터를 넘기는 물량에는 65% 고관세가 적용된다고 했다.

이는 미국 측 주장과 완전히 다르다. 앞서 미국 정부는 1단계 무역합의 타결을 계기로 중국이 향후 2년에 걸쳐 매년 400억∼5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중국 측은 사실을 확인하거나 반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미국 측 주장을 묵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한쥔 부부장의 7일 발언은 베이징이 또 약속을 번복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사고 있다. 이것이 중국 측의 첫 번째 이상한 움직임이다.

환구시보 “합의 서명에 서두를 필요 없다”

두 번째 이상한 점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영자신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6일 발표한 ‘중‧미는 1단계 합의 서명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논평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논평에서 “미국은 과거 무역 협상에서 번복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미국 측의 일방적인 발표는 중국 측의 공식 승인을 받지 않았다. 더구나 중국 측의 미국 상품 구매량, 서명식의 시간, 장소 등 세부 사항은 최종 합의할 사안인데, 중국 관리들은 이를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세부 사항’은 미국 측이 적시에 발표했기 때문에 비밀이 아니고 또 비밀리에 진행할 사안도 아니지만, 중국 측은 줄곧 말을 아꼈다. 중국인의 관습에 따라 다른 의견이 있으면 마땅히 면전에서 제기해야 한다. 태도 표명을 하지 않으면 묵인으로 보는 게 국제적인 관례이기도 하다.

미중 협상 과정에서 중국 측이 보여준 전형적인 번복 사례는 지난해 5월에 있었다. 당시 150쪽 정도의 합의문 초안을 마련하고 양 지도자가 서명하기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모든 결과는 내가 책임지겠다”는 베이징 지도자의 한마디에 합의가 번복됐고, 이후 무역전쟁이 격화했다.

미-이란 충돌에 대한 엇박자 행보…이라크 지원 VS 중동 안정

세 번째 이상한 움직임은 6일에 나왔다. 미-이라크 국면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라크 의회는 지난 5일 미국의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에 반발해 미국을 포함한 ‘외국군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이라크에 군사 원조를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루다우(Rudaw) TV는 트위터를 통해 이라크 마흐디 총리가 장타오(張濤) 이란 주재 중국 대사를 영접했다고 밝혔다. 장타오는 이라크를 위해 군사 원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베이징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7일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배경 브리핑에서 “중동의 안정은 중국에 큰 이익이 걸린 일”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은 베이징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도 전쟁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음을 뜻한다. 중국은 세계 1위의 석유 수입국으로, 중동의 석유가 절실하다. 또한 이란은 중동과 아시아의 ‘일대일로’ 참여국으로 중공은 이란에 많은 돈을 투자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이 이러한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중동의 안정을 깰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중국 공산당의 이상한 움직임은 내부 모순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5대 기관과 중앙서기처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리잔수(栗戰書) 인민대표회 위원장, 왕양(王洋) 정협 주석과 왕후닝(王滬寧) 서기처 서기를 포함해 모두 시진핑에게 ‘업무보고’를 해야 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중앙의 권위’ 수호를 특별히 강조했다. 10일 전에 열린 정치국 ‘민주생활회’에서도 ‘두 가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그중 하나가 ‘중앙의 권위’를 지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중국 공산당은 하나의 습관이 있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중앙의 권위’ 유지를 재차 강조한 것은 중국 공산당 내부의 분열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의 한학자(漢學者) 장필리프 베자(Jean-Philippe Béja)는 르몽드에 “시진핑의 위상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확고하지 않다. 외교 분야에서도 국내와 다름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나쇼날(RFI)’은 “시진핑은 ‘강해 보일 뿐’이라고 한마디로 개괄했다. 그런 점에서 중국 측의 기이함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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