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원 35% “종교 믿는다” 고백…‘무신론’ 선전 무색

정향매
2023년 09월 12일 오후 10:11 업데이트: 2024년 01월 21일 오후 7:36

무신론을 신봉하는 중국 공산당은 중국 공산당이나 산하 단체 소속 중국인이 종교적 관습을 따르거나 종교를 믿는 것을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 공산당원은 단호한 마르크스주의 무신론자가 돼야 한다”고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층은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 리서치 센터가 조사한 결과, 다수 중국 공산당원은 여전히 종교적 관습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중국 공산당원 중 35%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퓨 리서치 센터는 “중국 공산당의 공식 규정과 중국 공산당원의 신념 사이에 괴리가 있다”며 “일부 중국인은 공산주의 이념에 대한 신념보다는 직업적 혜택을 위해 중국 공산당에 가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5일, 퓨 리서치 센터는 ‘중국 공산당원의 종교적 신념과 종교 관습 참여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18년 중국 일반사회조사(CGSS), 2016·2018년 중국 가족패널연구(CFPS), 2018년 세계가치조사(WVS)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중국 공산당원 중 24%는 불교를, 11%는 도교를 믿는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중국 공산당원 중 약 6%가 불교·기독교·이슬람교·도교를 포함한 다양한 종교를 인정하고, 40%에 달하는 중국 공산당원이 도가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풍수지리’를 믿는 것으로 보고됐다.    

일부 중국 공산당원은 중국 공산당이 ‘미신’으로 간주해 전면 금지한 중국의 전통 관습을 따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면 조상 묘를 참배(79%)하거나,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사찰 등 종교적 장소를 방문(19%)하고 불운을 막기 위해 부적을 소지(7%)하는 것 등이다.

퓨 리서치 센터는 또 2018년 WVS를 인용해 “중국에서 정당에 가입한 사람 가운데 절반 미만인 44%만 자신이 무신론자라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조사는 응답자에게 소속 정당을 묻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의 정당 가입자 가운데 99%는 중국 공산당원이기 때문에 이번 조사의 응답자들은 중국 공산당원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