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고기 섭취가 기후위기 원인”…전문가 “대단히 정치적”

매튜 리시악(Matthew Lysiak)
2023년 10월 24일 오후 2:01 업데이트: 2023년 10월 24일 오후 2:01

세계보건기구(WHO)가 소·돼지·양 등 붉은 고기의 섭취를 줄일 것을 권장한 것과 관련해 영양학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전문가는 “WHO의 권장사항은 영양학이 아닌 ‘정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일갈했다.

미국의 의학 연구원인 케빈 베이스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WHO가 권고하는 영양 지침은 매우 ‘구식’이다. 여전히 동물성 지방이 함유된 식품을 피하고, 곡물을 포함한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최근 WHO는 “포화지방산 섭취를 하루 칼로리의 10% 이하로 줄일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줄어들고 사망 위험이 감소하며, 심혈관 질환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소, 양 등의 붉은 고기를 조리할 때 나오는 트랜스지방은 건강에 해로우며, 특히 심혈관에 치명적”이라며 육류 섭취를 줄일 것을 권장했다.

WHO는 “미국에서 33초마다 1명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2021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70만 명에 달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심장협회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20세 이상 미국인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억 2200만 명이 고혈압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WHO의 이런 주장에 대한 반박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영양학 및 건강 전문가들은 “동물성 식품에 함유된 포화지방산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탕과 탄수화물이야말로 심혈관 질환, 대사질환 등 수많은 건강 문제의 주범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베이스는 “WHO가 영양학적인 측면만을 고려해 관련 지침을 내리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지구와 환경을 위해 고기 섭취를 줄이자는 ‘기후 내러티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나 이념이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 연합뉴스

육류 섭취와 탄소 배출?

지난 12일 WHO는 성명을 내어 “육류 섭취가 탄소 배출량 증가로 이어져 폭염, 산불, 홍수,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를 일으키고 있다”며 “그로 인한 피해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WHO는 “관련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36억 명이 기후 변화에 매우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50년까지 기후 변화로 인한 영양실조, 말라리아, 온열질환 등으로 매년 25만 명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세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WHO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19년 WHO의 전체 수익금 중 약 10%가 게이츠재단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대체육류 전문업체인 ‘임파서블 푸드’를 공동 설립한 빌 게이츠는 “식물성 소고기 등 대체육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1년 게이츠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전 세계 부유한 국가들이 육류 소비를 제한하고, 대체육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체육 제조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지금보다 맛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으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드는 비용인 ‘그린 프리미엄’도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스는 “붉은 고기를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일부 과학적 근거가 존재하긴 하지만, WHO는 이를 지나치게 과장해 의학 및 과학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람들은 붉은 고기 섭취를 줄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점이 특별히 많지 않은데도, WHO의 영양 지침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이것이 바로 ‘기후 변화 정치’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붉은 고기만 섭취하는 것보다 건강에 더 안 좋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매튜 리시악은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뉴타운(Newtown)’, ‘드러지 혁명(The Drudge Revolution)’, ‘돌파(Breakthrough)’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