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예비후보 인터뷰] “책임감 있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어”

김현아 전 국회의원

이윤정
2024년 01월 19일 오전 9:23 업데이트: 2024년 02월 3일 오전 10:50

포기하지 않는다면 정치가 세상 바꿀 수 있어
정치, 물처럼 국민 삶에 스며들어 여백 채우는 일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출마를 위한 예비후보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네 번째 순서는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김 예비후보는 도시계획·주택 정책 전문가 출신 정치인이다. 도시계획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21년간 (재)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도시주택정책을 연구하면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자문위원과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다. 국무조정실 부동산정책TF팀 파견근무, 국토부 주택정책심의위원, 경기도 도시계획위원 등을 역임하며 건축·도시·부동산정책 전문가로 활동하다 제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의원을 지냈다. 정치 경력은 짧은 편이지만 4개 상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당과 원내 대변인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서 낙선 이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번 총선 출마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이번 총선 출마는 4년 전 선거의 연장입니다. 저의 싸움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 진행 중입니다. 4년 전 본선거에서는 이겼으나 사전선거에서 결과가 뒤집혀 안타깝게도 낙선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두 번째 도전입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많은 준비를 해 왔습니다. 4년 전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고 지역으로 출마했다가 당선된 사람은 딱 한 명, 낙선한 의원 중에 아직도 지역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제가 유일할 것입니다. 4년 전의 설욕을 꼭 갚아야죠. 4년 동안 퇴보한 일산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서라도 공약도, 실천 계획도 철저하게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출마하신 고양(정) 지역구는 어떤 곳이며 현재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요?

“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2년 동안 국회의원, 시장을 모두 싹쓸이한 곳입니다. 우리 당으로선 험지 중의 험지라고 할 수 있죠. 제가 4년 전에 이곳에 왔을 때 조직도 거의 붕괴된 상태였고, 우리 당 출신 도의원도 한 명도 없었습니다. 우리 당의 정치 기반이 거의 없었던 것이죠. 4년 동안 그 기반을 닦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시의원 5명, 도의원 2명이 당선됐고, 시장도 우리 당 출신이 당선됐습니다. 엄청난 변화입니다.”

김 예비후보는 시급한 고양 지역 현안으로 ‘교통’과 ‘기업 유치’를 꼽았다. “문제는 누구나 아는 이 문제를 실제 해결할 수 있는, 일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지역 주민들의 염원으로 당선된 정치인들이 중앙정치에만 몰두하느라 지역 주민과 지역 발전을 외면했습니다. 그에 따른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까지 이른 상황입니다.”

-다른 예비후보들과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다른 예비후보들은 이 지역에서 정치 경험이 없습니다. 이 지역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정치를 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저는 4년 동안 지역 주민들과 울고, 웃고,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4년 전 총선의 경험을 통해서 이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 구체적인 세부 전략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5년 전 제가 발의했던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대통령의 공약으로, 그리고 특별법 통과로 끌어냈습니다.”

김 예비후보는 2019년 현역 국회의원이 아님에도, 노후 신도시재생지원을 위한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을 발의했다. 20대 대선에서 양당 공약이 된 해당 법안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떠올랐고 이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4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일산에 와서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대책을 직접 발표했다”면서 “중앙에서 드디어 일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모든 게 일산 주민들의 일산 변화에 대한 열망의 결과이지만, 그 열망을 중앙에 전달하는 게 저의 역할이고 성과였습니다. 원외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과를 보였습니다. 다른 현안들도 맡겨주시면 김현아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아낼 자신이 있습니다. 김현아의 강점은 공감 능력과 일머리입니다.”

김현아 국회의원 예비후보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중국의 한국 선거 개입은 이미 진행 중”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총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의 대응 방안은 무엇일까요?

“중국이 대만 선거에 여론 조작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하려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에서 중국발 가짜 계정 수천 개가 미국 내 여론 분열을 조장하려는 콘텐츠를 뿌리다가 적발돼 삭제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세계 주요국들이 중국의 여론 조작, 가짜뉴스에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 예비후보는 중국 홍보업체가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웹사이트 38개를 개설해 기사 형식의 허위 콘텐츠를 국내에 무단으로 유포해 국내 여론을 교란하다 적발된 사례를 언급했다.

“저는 중국, 북한 등의 외부 세력이나 악의적이고 편향적인 언론, 유튜버들이 가짜뉴스로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정부에서 더욱 강하게 단속,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와 국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조해서 외부 세력의 허위 조작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 시스템을 만들어내길 바랍니다.”

그는 “가짜뉴스는 정치를 망치고 결국 국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한다”며 “여론 조작 시도를 철저히 차단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그동안 국민 불신을 야기했던 선거관리의 문제점들이 많이 보완되고 있습니다. 아직 이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이시는 국민들이 있지만 정부가 그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보완 장치를 해낼 것으로 믿습니다.”

-좋은 정치란 어떤 정치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치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고 나쁨은 갈라치기를 야기합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합의해 나가는 게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치에서 어느 순간부터 토론이 사라지고 주장만 남아 있습니다. 자신들을 지지하는 사람들만 대변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는 물과 같아야 합니다.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삶에 스며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국민들 삶의 부족한 여백을 채우는 게 정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예비후보는 정치가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끊임없이 기대하고 의심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정치는 세상을 변화시킨다”며 “정치인의 역할은 세상의 아픔을 발견하고 깊이 공감해서 그 아픔을 제도권의 문제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진석 교수님의 <대한민국 읽기>에서 언급한 ‘건너가기’가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는 김 예비후보는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고속 성장의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과거에 갇혀 오늘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고, 미래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세대교체, 시대교체라는 정치권 화두는 바로 과거에서 미래로 건너가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령(54)이 바로 이 건너가기 세대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정치는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무엇일까요?

“사람 관계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사람 사이에 신뢰가 한번 깨지면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신뢰 회복은 상대가 받아들일 때까지 진심을 다하는 것입니다. 국민이 다시 정치에 소망을 품을 수 있고, 기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정치가 혐오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정치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도 만만치 않다고 말하는 김 예비후보는 최근 출간한 <집생집사>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정치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나는 나의 전공 분야에서 활동할 공간을 많이 잃었다. 정치인 이전에 전문가이지만, 한번 정치인으로 낙인찍히면 전문가의 발언과 의견은 늘 정치적으로 해석된다.”

그런데도 정치를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정치는 노상 내 편 네 편 싸움만 하는 쓸데없는 것 같지만 힘이 있다”고 말했다. 그 힘으로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많은 것을 하지 못하게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힘을 제대로 사용할 때, 이 힘이 제대로 작동하게 할 때 정치는 세상을 이롭게 바꾸는 이로운 일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젠 정치를 알지 못했던 연구자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설사 연구자로 돌아가더라도 정치를 아는 연구자이어야 합니다. 저는 정치를 아는 연구자가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연구실에서 낯선 나라의 이론이나 탁상공론으로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보고서를 쓰는 일은 지금까지로 충분합니다. 30년 정도 경험한 주택과 부동산 문제에 대해 이제는 책임 있는 정책 제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정치를 경험한 저의 의무이자 책임이고 권리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정치인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과 자질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는 중요한 일입니다. 책임감을 가질 때 포퓰리즘은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책임감 있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저의 전공 분야에서, 저의 공약에, 제 지역구 주민들의 삶의 애환에, 제가 살고 있는 시대정신에 각각 책임을 다했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