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경제 전망과 주요 리스크

마이클 윌커슨(Michael Wilkerson)
2023년 12월 29일 오후 4:09 업데이트: 2023년 12월 30일 오후 2:10

2023년은 전문가들을 혼란스럽게 한 해다. 경제학자와 시장 분석가가 모두 미국 경제가 침체할 것으로 관측하는 가운데 한 해가 시작됐다. 그들은 경기 침체와 시장 위축,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 따른 전반적인 약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는 침체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은 2022년 최고치에서 하락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금융 시장은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폭을 만회하고 2021년 세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

채권 시장은 2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가 2023년 말 반등했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서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 채권은 2023년에 5% 조금 넘게 상승했지만 여전히 2020년 최고치보다 9% 낮은 수준이다. 유럽 채권은 평균 6.5% 상승했고, 유럽 대륙의 일부 국가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S&P 500 지수는 2023년 각각 약 13%, 24% 상승했다. 이는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좋은 성과이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45%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이다.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은 10% 이상 상승했다. 암호화폐는 거의 2년간 약세장을 겪은 후 2023년 하반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각각 164%와 84% 상승하면서 투자 심리에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금리 인상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부동산 가격도 2023년에는 매달 상승했다.

원자재는 2021년과 2022년에 급등했지만, 올해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과 글로벌 수요(특히 중국)가 약세를 보이면서 실적이 저조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약세를 보였는데, 석유는 6% 이상, 석탄은 1/3 이상 하락했다. 산업 생산의 지표가 되는 구리는 3%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23년의 시사점

그렇다면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 금리(현재 5% 이상)는 전체 경제를 둔화시키거나 투자자들의 열기를 식히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바이든노믹스에 따른 대규모 재정 부양책은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하락을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따라서 시장은 금리 인하로 내년에 얻을 잠재적 이익을 현재의 주가 상승으로 가져오고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 보따리’를 일찍 연 것이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수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 적자로 인한 장기적인 경제적 비용과 결과, 그리고 그에 따른 급증하는 부채 및 서비스 비용을 무시하고 있다.

2024년에 대한 시사점

현재 투자심리는 두 가지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믿음과 연준이 2024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 중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 GDP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인플레이션 지표)는 3분기에 2%를 기록해 인플레이션이 이미 연준의 목표 수준까지 떨어졌음을 시사했다. 이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다.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채권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다. 주식은 역사적으로 높은 주가수익률로 인해 여전히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시장에는 2021년 팬데믹 이후 형성된 버블이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버블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버블 폭발 사건이 없다면 적어도 1분기까지는 시장이 강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조정 또는 더 나쁜 상황은 피할 수 없다.

암호화폐 역시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동안 소외됐던 기관 자본을 시장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다음 비트코인 반감기(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는 2024년 5월경으로 예정돼 있다. 역사적으로 반감기가 되면 비트코인은 매우 강세를 보였다.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대체 코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통화 조건이 완화되면 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정부의 높은 재정 지출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다. 이는 대부분 복지에 기반한 것이어서 질(質)이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경제 성장을 계속 촉진할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정부는 항상 인플레이션을 택한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고(高)인플레이션이 끝났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주식 시장의 거품을 터뜨리고 암호화폐와 거의 모든 다른 금융자산을 붕괴시킬 수 있는 것은 은행 시스템과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한 신용 위기이다. 필자는 앞서 ‘적자-부채-인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수조 달러의 재정 적자는 새로운 부채로만 충당할 수 있고, 이러한 국채는 제시하는 실질 금리, 즉 인플레이션 이후 금리가 플러스(+)여야만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

미국의 부채 잔액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증가함에 따라, 어느 시점에서 시장이 균형을 잃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연준은 정부 부채(국채)를 현금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또 다른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다. 또한 은행 시스템은 미실현 손실과 기록적인 수준의 연준 및 여타 정부의 긴급 차입선 활용으로 인해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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