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이송 후 쓰러질 만큼 힘든데도 ‘V자’ 그려 보이며 괜찮다는 구급대원

이서현
2020년 08월 22일 오전 9:4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6:05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폭염 속에서 연일 쏟아지는 환자를 돌보느라 의료진들은 어느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주의 어느 소방서 앞’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개돼 누리꾼의 걱정을 샀다.

이 글에는 119 구급차 앞에서 방호복을 입은 구급대원이 지쳐 쓰러진 모습의 사진이 첨부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구급대원은 무릎과 두 손으로 바닥을 짚은채 엎드려 있는 상태였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힘겹게 겨우 서서 V자를 그려보이고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처음 게시물이 공개됐을 당시에는 정확한 정황 설명이 없었다.

누리꾼들은 폭염과 격무에 시달렸을 구급대원의 상황을 추측하며 걱정했다.

이후, 한 누리꾼이 본인이 사진 속 주인공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코로나 전담 구급대원인 그는 의심환자를 선별진료소로 이송한 후 귀가 조치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진이 찍힐 당시에는 두 시간 정도 땡볕에서 업무를 마치고 소방서 들어와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저앉아버렸다는 것.

그는 “숨이 턱턱 막히고 고글에 땀이 물안경에 물 차는 것처럼 고였다”라며 “주저 앉아 있다가 동료가 사진을 찍으며 괜찮냐고 물어보길래 괜찮다는 뜻으로 V자를 그려 보였다”고 했다.

이어 “매일 지옥 같은데 더 힘들 분들도 계시니까 힘 모아서 코로나 이겨내자!”라고 당부했다.

폭염과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 | 연합뉴스

지난 20일 전주는 일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상태가 지속되면서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그 더위에 방호복을 입고 땡볕에서 2시간 넘게 업무를 봤으니, 어떤 강철 체력도 버티기 쉽지 않았을 터였다.

누리꾼들은 “너무 안타깝다” “제발 다 같이 노력합시다” “진짜 말 좀 들어요” “의료진 여러분 미안하고 감사드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