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엄마가 전화하래” 뉴스 생방송 중에 만난 CNN 앵커 동생과 뉴욕 주지사 형 (영상)

황효정
2020년 03월 31일 오후 2:2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4:54

점잖은 정치인과 예의 바른 언론인이 친형제라면, 그리고 이 둘이 서로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어떨까.

지난 20일 KBS 뉴스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크랩 KLAB’에는 얼마 전 미국 뉴스 생방송에서 벌어진 일에 관해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앞서 이달 16일, 미국 CNN 생방송 뉴스에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출연해 미국 뉴욕 지역의 바이러스 대책을 설명했다.

이날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 주의 바이러스 대책을 소개하며 야간 통금에 대해 언급했다.

유튜브 ‘크랩 KLAB’
유튜브 ‘크랩 KLAB’
유튜브 ‘크랩 KLAB’

점잖은 외모의 주지사는 “통금이라는 말을 안 좋아합니다”며 “아버지가 통금 시간을 정해줬는데 그때 화났던 게 잊히지 않네요”라고 옆길로 샌 이야기를 했다.

마찬가지로 차분한 외모의 뉴스 진행자,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는 눈을 끔뻑끔뻑하며 주지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더니 “그렇지만 주지사님께서도 아시다시피 통금은 주지사님의 가장 사소한 문제잖아요”라고 갑자기 딴죽(?)을 걸었다.

그러자 주지사는 “앵커님은 항상 통금을 어기셨죠”라며 “가족들이 힘들었습니다만, 뭐 지금 상관없는 얘기니까요”라고 응수했다.

유튜브 ‘크랩 KLAB’
유튜브 ‘크랩 KLAB’

이에 앵커는 고개를 살살 젓더니 “주지사님 오늘 출연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며 “하시는 일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엄마 전화’ 이야기를 꺼냈다.

“뉴욕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계신 건 알고 있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엄마한테 전화할 시간은 있을 텐데요. 엄마가 연락 기다리고 있어요”

통금부터 엄마 전화라니, 뉴스 생방송 중에 이게 웬 말인가.

사실 두 사람은 친형제였다. 주지사가 형, 앵커가 동생이었다.

유튜브 ‘크랩 KLAB’
유튜브 ‘크랩 KLAB’
유튜브 ‘크랩 KLAB’

생방송 중 갑자기 들어온 공격에 주지사는 “방송 출연 바로 전에 엄마한테 전화했습니다”라고 대꾸했다.

이어 “아 맞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아들이 저라고 하더라고요”라며 “좋은 뉴스는 엄마가 앵커님을 두 번째로 좋아하는 아들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라고 받아쳤다.

이들 형제는 실제 2남 3녀 집안이라고 알려졌다.

형은 아들 두 명 중에서 동생을 보고 “엄마가 아들 중에 두 번째로 좋아하는 아들”이라고 놀린 것.

형인 주지사는 킥킥대며 웃었고, 동생은 “아닌데”라면서 “세상에 저희 시청자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시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타박했다.

유튜브 ‘크랩 KLAB’
유튜브 ‘크랩 KLAB’
유튜브 ‘크랩 KLAB’

앵커 동생은 “주지사님은 지금 전체 인터뷰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어요”라며 “더 떨어뜨리기 전에 끝내야겠습니다”라고 황급히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형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주지사 형은 “잘 들으셔야죠, 두 번째로 좋아하는 아들”이라고 말을 이었다.

동생 앵커는 “정치인들은 정말 까다롭네요”라며 “굉장히 의심이 듭니다만, 어쨌든 간에 확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형 주지사는 ‘지켜보고 있다’는 손 모양으로 인사를 대신했고, 동생 앵커는 “건강하시고요, 뉴욕 시민들을 위해 잘 버텨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유쾌하게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