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황호의 음식약식]톡톡 튀는 새우처럼 내 몸도 톡톡

2013년 10월 23일 오후 2:44 업데이트: 2019년 06월 28일 오후 4:20

산골에서 자라서 한참 자란 뒤에야 바다를 처음 봤습니다. 바다 생선은 5일장을 통해 고등어 자반이나 갈치를 한번씩 맛보거나, 제사때 올라오는 조기와 상어(경상도 일부 지역은 상어를 제사상에 올립니다)를 맛본 것이 다입니다. 새우는 민물 새우를 먼저 먹었는데, 냇가에서 멱을 감으며 놀다가 작은 새우를 잡아서 깡통에 삶아 먹거나 구워 먹었습니다.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그냥 별미 정도로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옛 문헌을 보면 민물새우에 대해 좋은 기록이 별로 없습니다. 발물(發物) 식품으로 분류돼 오랜 질환, 기가 막히고 습이 정체되는 질환 등에 먹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대신 바다새우는 괜찮다고 봤습니다. 오늘 다룰 것도 바다새우입니다.

새우가 헤엄치는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쉴새 없이 다리를 움직이며 요리조리 움직이는 모습이 기운이 넘치고 제법 빠릅니다. 새우를 먹었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살펴봐도 성질이 따뜻하고 기운을 강하게 해주는 쪽입니다. 새우를 먹으면 경락으로는 신(腎)과 간(肝) 경락으로 주로 작용합니다. 본초강목 등 문헌에서 다룬 새우의 작용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의외의 보양식 ‘새우’

 

새우는 하초(下焦)의 양기가 부족해 한기를 느끼고 기력이 쇠해 불임, 발기부전 등이 있을 때도 먹습니다. 이때 부추와 같이 양기를 강하게 하는 채소를 곁들여 먹었습니다. 부인에게는 새우를 먹으면 젖이 잘 돕니다. 이때 같이 곁들이는 것이 유명한 돼지족발입니다.

동의보감에 소개된 새우 섭취 방법 중에 특이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 중에 토법(吐法)이 있는데 토하게 해서 병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이 토법에 새우를 사용했는데, 새우에 간장, 생강, 파 등을 넣고 달인 뒤 새우를 먹고 국물을 마십니다. 이후 목구멍을 간지럽게 한 다음 토하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위장의 병을 치료하고 풍을 일으킬 수 있는 담음도 제거했습니다. 이 방법은 저도 아직 사용해보지 못한 방법이며, 집에서 임의로 해보기엔 맛있는 새우가 아까운(?) 방법입니다.

이외에도 새우를 먹으면 위장과 몸 속의 담음(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고 밥맛도 돌게 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새우살이 쫀득하고 부드러워 껍질을 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껍질을 같이 먹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새우 껍질에는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키토산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키토산의 작용 중에 하나가 노폐물 제거라는 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새우가 어느 체질에 맞는지에 대한 임상실험이 간간히 있었는데, 중론은 태양인과 소음인에게 좋다는 쪽입니다. 지난번에 연재한 굴에 이어서 새우도 바다의 보양식 중의 하나입니다. 굴이 음기를 보하는 힘이 강하다면 새우는 양을 보하는 힘이 더 강합니다. 밥맛이 좀 떨어지고, 기력이 부족하고, 생식 기능도 떨어진다면, 이와 같은 기와 양이 허한 증상에 새우가 더욱 잘 맞겠습니다.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